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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는 듣기가 말하기보다 훨씬 어렵다.

영어는 듣기가 말하기보다 훨씬 어렵다.

외국계 회사에서 오랫동안 근무하면서 알게 된 사실인데, 영어로 업무를 하는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은 그렇게 멋지게 영어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영어를 잘 하는 사람들도 아주 쉬운 영어 단어들만 사용하며 짧은 문장으로 외국인과의 대화를 잘 이끌어 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우리가 네이티브(원어민)가 아니라는 것을 외국인들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약간의 틀린 문법, 어색한 표현들도 너그럽게 받아들여진다. 물론 원어민처럼 세련되고 고 급진 영어표현을 사용하는 것도 좋지만 그런 것들을 신경쓰다보면 정작 쉽게 얘기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 있고, 대화의 흐름이 끊겨서 오히려 더 어색해질 수 있는 상황을 만들수 있다. 대화에서는 타이밍이 중요하다. 최대한 쉽고 짧게 영어로 말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필요하다. 설명하고자 하는 것을 쉽게 풀어서 정리하는 것도 똑똑한 사람들만이 할 수 있다. 말하고 싶은 내용이 아주 길다면 쉬운 문장 여러 개로 구성하면 된다. 먼저, 머리 속에서 우리 말로 쉬운 단어와 문장 구조를 생각해 낸다. 그리고 여러 개의 문장으로 나누면 된다. 이 때는 영어의 가장 기본인 '주어 + 동사 + 보어(목적어)' 기본 문장 구조를 응용하면 된다. 이 내용은 이 책에서 반복해서 언급하고 강조할 것이다.


내가 말하려고 하는 의미의 단어를 선택할 때도 어려운 영단어보다는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쉬운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본사라는 의미의 ‘headquarters’라는 단어는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다. 이렇게 어려운 단어가 생각나지 않을 때는 ‘main office’ 또는 ‘head office’라는 쉬운 표현으로 얘기할 수 있다.

또 한가지 좋은 예는 비즈니스 영어에서 자주 사용되는 workaround 라는 단어이다.  ‘임시대책’, ‘차선책’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 단어를 모르고 있다면 쉬운 표현으로 other way 또는 temporary way 라고 얘기하면 된다. 그런데, 상대방이 이러한 어려운 단어들을 언급했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내가 단어의 의미를 모르고 있다면, 비록 창피하더라도 “what is ‘headquarters?” 라고 의미를 물어보는 것이 좋다. 내 판단으로 잘못된 답변을 해서 어색한 상황을 만드는 것보다는 훨씬 바람직하다.


우리나라 말도 내가 모르는 단어는 상대방이 아무리 천천히 얘기해도 이해할 수가 없다.

처가 댁에 처음 인사 갔을 때 장인어른과의 대화에서 섣부른 판단으로 실수를 한 적이 있다.

그때 집사람이 국산 소형차를 타고 있었는데, 대화 중에 장인어른께서 “그 차는 솔다” 라고 말씀하셨다. ‘솔다’라는 단어를 처음 들어봤지만, 대충 짐작으로 ‘시끄럽다’라는 뜻이겠지라고 예측하고 ‘네 그 차가 좀 시끄럽습니다.’ 라고 대답했고, 대화 도중 순간 정적이 흘렀던 상황이 기억난다. ‘솔다’는 국어사전에도 등록되어 있는데 ‘공간이 좁다’라는 뜻이며, 경상도에서 종종 사용된다. 


더군더나, 영어는 다른 나라 언어이기 때문에 내가 모르는 영어 단어는 절대 들리지도 않고 이해가 되지도 않는다. 내가 영어로 말을 할 때는 중학교에서 배운 수준의 영어만 사용해도 된다. 하지만, 상대방이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어휘와 표현들을 많이 알고 있는 것이 좋다. 

혹자는 우리나라는 영어 교육 방식이 시험 위주로 편성되어 있기 때문에 “영어로 말 한 마디도 못한다”라며 영어회화에는 무용지물이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그러나 초등학교 때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장기간 영어를 공부한 것은 결코 헛수고만은 아니다. 어려운 단어와 숙어를 포함하여 다양한 표현들을 많이 알고 있기 때문에 비록 영어로 말을 할 수는 없어도, 대화에서 가장 중요한 듣기에는 훨씬 유리하다. 말하기는 연습이고 습관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말하기는 중학교 수준의 단어와 문장을 써도 충분하기 때문에 쉬운 것부터 다시 차근차근 연습하면 된다. 이 책에서 설명하고 있는 영어 단어, 구문 그리고 문법들도 가능한 쉽고 자주 쓰이는 것들 위주로 정리되어 있다. 그러나, 상대방이 하는 말이나 글로 쓴 내용도 이해해야 하기 때문에 어렵고 복잡한 영어 문법들도 [조금 더 알아보기] 라는 분류로 소개된다. 


영어는 ‘말하기’ 보다 ‘듣기’가 어렵다. 개인적으로는 듣기는 말하기의 몇 배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상대방이 어떤 어려운 단어로, 어떤 복잡한 문장 구조를 사용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각 나라의 억양과 발음이 다르기 때문에 듣기는 말하기 보다 훨씬 더 많은 절대적인 연습시간과 공부량이 필요하다.  


말하기는 어느 정도의 영어 교육으로 누구나 가능하지만 듣기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 영어 듣기는 마치 살을 빼는 것과 같이 일상 생활 속에서 체질을 바꿔야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다이어트를 시도하지만 성공했다는 얘기를 듣는 것은 쉽지 않다. 살을 빼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굶거나 음식 섭취량을 줄이는 것이다. 운동을 하는 것과 같은 이 외 보조수단들은 다이어트를 하는 목적 보다는 우리 몸을 건강하게 하는 효과가 더 크다. 


먹는 것을 줄여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살을 빼고자 하는 욕구보다 식욕의 욕구가 더 크다면 이 외 다른 방법으로 다이어트에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어듣기를 잘 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일상속에서 영어에 노출되는 방법 밖에 없다. 영어에 노출된다는 것, 이것이 말이 쉬운 일이지 식욕을 줄이는 것만큼이나 너무나도 힘든 일이다. 음악을 들어도 팝송을 듣고, 드라마를 봐도 미드(미국 드라마)를 보고, 그리고 뉴스를 들을 때도 영어 뉴스(Arirang News 등)를 시청해야 할 정도로 생활 습관을 변경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이어트를 해본 사람은 하루 종일 먹을 것들의 유혹을 뿌리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알고 있다. 영어 듣기도 마찬가지이다. 


영어 듣기에는 지름길이 없다. 영어에 미쳐서 사는 방법밖에 없다. 어떻게 하면 듣기를 잘할 수 있는지 다른 사람들에게 물어볼 필요도 없다. 요즘은 TED, Arirang News와 같이 영어 자막을 함께 제공하는 어플리케이션들이 많이 있다. 나 또한 여전히 이를 악물고 잠이 들기 전에는 Arirang news, 아침에 일어나서는 TED를 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각자의 영어에 대한 열정의 크기만큼 생활 속에서 영어와 친해지기를 바란다. 정말 영어를 잘 하고 싶은 것인지 영어를 잘 하는 사람을 보면 부러운 것인지 냉정하게 자신과 삶을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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