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글쓰기가 힘들었다.
처음에는 거리낌 없이 평소처럼 쓸 수 있었는데,
점점 내 글을 좋아해 주는 숫자가
전보다 늘어나는 것을 보면서
내 마음속에서 욕심이 일기 시작했다.
글을 쓸 때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생각을
적는 것이 아니라 어딘가 더 잘 쓰려고,
더 좋아 보이게 쓰려고 애쓰는 내가 보였다.
그 마음을 알아차리고 나니
오히려 글을 쓸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동안은 꾸준히 책을 읽고
간단한 메모 정도만 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오늘,
글을 쓰지 못했던 이유를 이렇게 글로 적으며
내 욕심을 내려놓아 보려 한다.
말하자면 이실직고다.
이렇게 솔직하게 인정하고 나면
내 안에 욕심이 있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게 되고,
그 마음을 조금은 내려놓을 수 있다.
하지만 받아들이는 일이 항상 쉬웠던 것은 아니다.
어쩌면 대부분의 시간 동안
내 안에 있는 이기적인 모습을 보면서도
‘그렇지 않아’라고 부정하며
머릿속을 더 복잡하게 만들었던 적이 많았다.
그렇게 4년째 책을 읽고 사색하며
내 인생을 돌아보다 보니
이런 알아차림과 인정, 그리고 내려놓음이
조금씩 수월해지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이 전제를 받아들이게 되었기 때문이다.
나는 한 인간으로서 완벽한 존재가 아니다.
중학교 때 배웠던 성선설과 성악설을 떠올려 보면,
젊었던 20대의 나는 당연히 ‘성선설’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스스로 착하고 정직하게 살아야 한다고만 믿었다.
하지만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내 어린 시절을 떠올려 보게 되었고,
그때부터 성선설과 성악설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지금의 나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선과 악을 모두 가지고 태어난다고 생각한다.
다만 자신의 생각과 행동, 그리고 양심에 따라
어느 방향으로 갈 것인지 매 순간 선택할 뿐이다.
그래서 인간은
죽기 전까지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계속 노력하며 살아가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나는 이제야
세상을 조금 더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 시작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예전에는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세상처럼
모든 사람이 착할 것이라 믿었고,
‘내 마음과 비슷하겠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씩
현실의 모습에도 눈을 뜨고 있다.
나 자신의 욕심도 받아들이게 되었고,
다른 사람의 이기적인 모습에도
‘그럴 수도 있지’라고 말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일반적인 사람들보다
더 악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 있다는 사실도
인정하게 되었고,
그것을 알아보는 눈 또한 조금씩 배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