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Flow김정숙 Apr 16. 2024

세월호 10주기, 그리고 아들의 생일

오늘은 세월호 사고 10주년이다.

그날을 회상해 본다. 나는 다니던 직장에서 기간제로 일하다가 기간만료로 퇴직한 후 면사무소에서 육아대체 기간제로 일한 지 16일째가 되는 날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들 17번째 생일날이었다. 행복한 기분으로 봄꽃들의 축복을 받으며 꽃들과 대화 나누는 호강을 누리고 출근했다. 


오전 중반쯤 평소와는 다르게 면사무소에 tv가 켜졌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몇몇 사람들은 tv를 향하여 서 있었고, 평소처럼 일을 하는 사람,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이 보였다. 

나는 조용하게 지내던 터라 일을 하면서 힐끗힐끗 tv를 쳐다보는데 배가 침몰하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배에 타고 있었는데 모두 구조되었다는 소식이었다.

 '다행이다.'생각하며  영화 속 한 장면을 보는 것처럼 문제의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고 시간이 흘렀다. 


그런데 오후가 되면서 사태가 심각해지고 있음을 알았다. 많은 사람들이 구조되지 못했다고 했다. 

배가 점점 바닷속으로 들어가고 있는 장면이 보였다. 발을 동동 구르며 빠른 구조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모습이 나왔다.

 '설마설마 모두 구조되겠지, 구조될 거야 '라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시간이 속절없이 흐르고 있었다. 

그러나 영영 떠오르지 못한 배는 옆으로 기울어져 바닷속으로 들어가고만 있었다. “안 돼, 안 돼~” 소리를 지르며 배를 움켜잡고 놓고 싶지 않았다. 나의 힘이 닳고 국민들의 힘도 닳아가고 있었다. 

배 안에는 안산 단원고등학교 학생들이 많이 타고 있다는 뉴스가 남은 힘마저 빼앗아가고 있었다. 

수학여행의 행복한 꿈을 안고 떠난 아이들이 바다 한가운데 그 배 안에서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었다. 


아들 또래의 아이들이 그 안에 너무나 많이 있다는 것이었다. 안타까운 소식으로 숨이 쉬어지질 않는 상황이었다. 

한 명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 애를 쓰고 있었으나 안타깝게도 많은 사망자를 기록하는 대참사로 기록되고 말았다. 

온 국민은 슬프고 황망함에 발을 동동 구르고 구를 뿐 아무 힘도 낼 수 없는 무기력의 무능력의 상황이 되었다. 


지금도 생각하면 그때의 일이 가슴 답답하게 한다. 국민들의 가슴속에 검은 재가 되어 그날을 기억하게 한다.



그때 아들은 음악을 열심히 하고 있었다. 그 사고가 난 지 며칠 만에 곡을 썼다. 

하늘의 별이 된 아이들의 마음을 담아서 ‘별’이라는 곡을 자작해서 불렀다. 

그 곡을 부를 때마다 못다 핀 청소년들의 그리고 많은 사람들의 슬픔과 꿈이 생각나며 눈물이 났다.


오늘도 아들은 생일을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받고 선물을 받고 축복을 나누고 있는데, 그날 희생된 희생자들은 침묵한다. 이 땅에서 그런 슬픔을 주지 말라고 밤하늘의 별이 되어 반짝인다. 

아들에게 생일 축하한다고 말을 하며 마음 모아

  '그들의 꿈을 살아가는 우리 아들 되기를 바란다.'고 속삭인다.


 “미안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아들과 인생동반 세 번째 이야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