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늘나무 Aug 02. 2021

진정한 기적이란

사실 불치병이 낫는 것이나 가난뱅이가 부자가 되는 것, 여러가지 간절한 소원을 이루는 것 등은 진정한 의미에서의 기적이 아니다. 일견 기적같은 일들이긴 하나 이런 것들이란 이루어지고 나면 금새 구제불능의 원상태로 돌아가버리기 때문이다. 




건강만 되찾으면 매일매일 평생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겠다고 해보았자 아픈 곳이 없어지면 2박3일쯤 감사하다가 짜증나는 일을 발견해내고야 만다. 남들 눈에 아무리 부자가 되어보았자 정작 자신이 원하는 것을 모두 살 수는 없으므로 실상은 세상에 충분한 부자란 한 사람도 없다고 할 수 있다. 원하는 것들은 실시간으로 쉬지않고 업데이트가 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인간이란 허망한 것들을 기적이란 이름으로 갈구하는 어리석은 존재다. 먹지 말아야할 것을 못 참고 먹어버린 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태가 되어, 에라 모르겠다 눈 한번 딱 감자, 해버리는 나약한 바보들이다. 그러고는 합리화를 위해 자기최면을 걸어보아도 잊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 몸부림치다 결국 먹지 말아야할 것만 계속해서 먹게 되고 마는 구제불능들이다. 모든 문제는 자신이 애초에 먹지 말아야 할 금단의 것을 먹었던 일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천치들이다.  




실상은 기적이란 이런 것이다. 남들 다 먹는 금단의 열매를 나만은 원하지 않게 되는 일, 나약한 인간으로서는 애초에 불가능한 그 일이 가능해지는 것이 바로 진정한 기적이다. 




그런 의미에서 육체적인 수고나 얼마간의 돈을 들여가면서 무엇무엇을 좀 이뤄달라고 비는 것은 그것이 교회에서든, 절간에서든, 철학관에서든 상관없이 샤머니즘인 것이다. 오직 그 무엇무엇을 바라는 마음에서 자유케 해달라고 기도하는 것만이 창조주가 받을 만한 기도, 기적을 부르는 기도인 것이다.




그 기적이 이루어지면 역설적으로 매 순간, 모든 일이 신의 선물이 된다. 죽어도 괜찮은데 살게 하시니 감사하고, 없어도 되는데 갖게 하시니 감사하게 된다. 그리고 감사한 것들은 남들과 나누게 된다. 숨어서 먹는, 신세 망치는 짜릿한 금단의 열매 따위는 감흥이 없게 된다. 아무에게도, 무엇에도 굴복하거나 얽매이지 않게 된다. 창조주 하나만 빼고는 아무것도 무서울 것이 없게 된다. 그 기적이 이루어지면.







작가의 이전글 추억의 거짓말과 여행 금단현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