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만 모른다 4

4화 방황하는 또 다른 이름, 박주리

by 예나


*트리거 주의* 폭력 장면이 묘사돼있습니다.


고깃집 앞에서 세연은 담배 피고 있었다. 민희는 그 옆에서 팔짱 끼고 세연을 보고 있었다. 세연이 민희에게 물었다.

“너 진짜 레즈비언이야?“

민희는 침을 꿀꺽 삼킨 다음 대답했다.

“그렇지?”

세연이 사뭇 진지하게 말했다.

”방금 그건 너한테 위험했어.“

민희가 말했다. ”다들 그런 쪽에 열려 있는 것 같던데, 뭘.“

세연이 살짝 웃으며 민희를 손으로 친근하게 툭 툭 치더니 말했다. ”그래도~ 사람 좀 경계해라, 너.“

세연이 민희를 바라보는 눈빛은 부드러웠다. 그 눈에 민희는 기분 좋은 상상을 하게 될 수 밖에 없었다. 세연 얘 날 좋아하나, 라는 망상.

민희가 말했다. “넌 언제부터 네가 그쪽 사람인 거 알았어?”

세연이 답했다. “그쪽? 아, 나 레즈인 거?” 세연은 담배를 한 모금 빨고 연기를 뱉으며 말을 이었다.

“그야 뭐 초등학생 때부터 알았지?”

민희가 말했다. “난 고등학교 때 겨우 알았는데. 너 빠르다~”

세연이 물었다. “고등학교 때 아는 애들도 많아. 넌 어쩌다 알았는데?”

민희는 대답했다. “음...”

그는 솔직하게 말하고 싶지 않았다. 어떻게 말하겠는가. 남자 가지고는 한 번도 설레는 망상 않다가 숏컷에 털털한 스타일 미녀-세연 같은-를 가지고 자위를 해서 알게 되었다는 걸. 그래서 레즈비언 어플을 깔고 연애를 몇 번 하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확신하게 되었다는 걸. 그걸 뭐라고 건전하게 말해야 하나, 민희는 고민했다. 세연은 담배를 또 한 모금 빤 후 연기를 내뱉으며 말했다.

“후우우, 불편하면 말 안해도 돼.”

민희는 덥썩 물었다. “어, 그래?”

세연은 말했다. “근데 엄청 궁금하긴 해. 그래서 뭔데? 여자 사귀어봤어?“

민희는 눈을 굴렸다. 왜인지 말하고 싶지 않았다. 세연이 말했다.

”사귀어봤네-.“

세연은 다시 담배를 입에 물렸다. 민희가 물었다.

”그럼 너는?“

세연이 답했다.

”사귀어봤지, 나도.“

”그렇구나.“

세연이 물었다.

”너 남자도 좋아해?“

뭐지, 인터뷰인가, 싶었지만 민희는 순순히 답했다. ”한 두명은 좋아한 적 있어, 솔직히. 그런데 나 지금까지 짝사랑했던 사람들 비율 보면... 여자가 99퍼센트야, 하하.“

세연이 말했다. “그렇구만.“ 그는 민희를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난 100퍼센트 여자만 좋아해.“

민희는 괜히 얼굴을 붉히고 시선을 돌리며 답했다. ”그렇구나.“


그 모습을 밴드 아울 멤버들이 고깃집 안에서 유리를 통해 멀리서 보고 있었다.

드러머 재이가 입을 열었다. “...분위기 좋지?”

베이시스트 유리가 대답했다. “그러게.”

계속 묵묵히 술을 들이키던 기타리스트 하진이 말했다. “그만 봐. 쟤네 볼라.”

아울 보컬 현지가 말했다. “...나 잘했지?”

기타리스트 하진은 현지의 머리에 가벼운 꿀밤을 먹였다.


민희와 세연은 여전히 고깃집 밖에 있었다. 민희는 세연에게 묻고 싶은 말을 끊임없이 되삼키고 있었다.

왜 그 여자를 찬 거야?

묻고 싶었다. 세연을 처음 봤던 그 아름다운 숲속에서 긴 생머리의 그 미녀의 고백을 왜 거절했는지. 세연 본인도 여자 좋아한다면서 왜 그랬을까. 무슨 일이라도 있었던 걸까, 아니면 눈이 엄청 높아서 거절한 거기라도 한 걸까. 그 여자와는 그래서 연락 계속 하고 지내나? 민희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민희의 마음도 모르고 세연이 물었다.

“이제 들어갈까?”

민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세연은 민희의 표정이 밝지 않자 뒤통수를 긁적였다. 얘 나 경계하나? 아니야, 그래도 본인도 여자 좋다면서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세연은 그렇게 생각했다.

세연은 누군가에게 카톡이 온 걸 확인했다. 세연은 인간관계가 넓은데, 몇 안 되는 사람들에게만 마음을 열고 있다. 그 중 한 명에게서 온 카톡이었다. 박주리. 그는 세연네 밴드의 베이시스트였다.

주리의 메시지는 이랬다. '오랜만에 좀 보자.'

세연이 카톡을 확인하자마자 주리의 카톡이 또 왔다. '썸녀랑은 잘 돼가?'

세연은 피식 한 쪽 입꼬리만 올리며 타자를 눌렀다. 민희는 그 모습을 물끄러미 보다가 곧 시선을 거두었다.

세연은 '썸녀라니 ㅋㅋㅋ 친구라니까'라고 보냈다. 세연은 지금이 금요일 밤 10시라는 것을 떠올렸다. 그럼 또 거기 있겠구나, 세연은 예상했다.


주리는 세연의 예상대로의 장소에 있었다. 그는 혼자 이태원 클럽이었다.

주리는 검은 중단발에 눈꼬리가 올라가 있었는데, 아이라인은 내려 그렸다. 눈이 순해 보이고 싶어서였다. ​

주리는 외국인 연인을 사귀고 싶어하나 잘 안 돼가고 있었다. 영어로 대화하는 데엔 문제 없었으나 매번 성격이 맞지 않았다. 주리는 사람이 몇 없는 클럽 바에서 보드카를 홀짝였다. 주리는 인생이 짜증과 권태 일색이었다.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작은 회사에 9개월 계약직 사무보조원으로 들어가 일하고 있었다. 학생 때 매주 성당을 나갔었는데, 세연과 같은 성당에서 만나 인연이 시작되었다. 세연이 레즈비언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나 이를 전혀 의식하지 않고 있었다. 그 점에 세연은 주리에게 마음을 쉽게 열 수 있었다.

그는 최근 꽤 큰 동사무소에서 공공근로 계약직을 다니는 중인데 9개월짜리이다. 이제 다닌지 한 달 돼가는데 업무 능력에 진전이 없는 것 같아 답답하다. 거기에 뭣 같은 오빠가 있는 더 답답한 집구석까지. 그는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주리가 하는 일은 대민업무 및 사무보조였다. 그곳에서 주리는 사람들에게 서류를 어떻게 작성해야 하는지 안내해야 했는데 정말-

"지긋지긋해."

주리는 중얼거렸다. 자유로운 영혼인 주리는 잘하지도 못하는 일에 억지로 적응하면서 음악에 들어가는 비용을 충당해야 하는 현실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회사 특유의 보수적인 분위기가 주리를 항상 숨막히게 했다. 그런 와중에 이 여성을 위로해주는 동성은 맨날 주리를 '아직 애기'라며 돌려까는 아주머니 밖에는 없었다. 친하게 지내면서도 정이 참 안 가는 아줌마였다.

직장이 생각 나자 주리는 고개를 저었다. 오늘은 즐기자. 주리의 어깨를 누군가 만져왔다. 주리는 무심한 듯 돌아보았다. 회사 동료 아줌마 마냥 마음에 썩 안 드는 평범한 얼굴의 남성이었다. 남성이 말했다.

"혼자 오셨어요?"

뻔하다, 주리는 살짝 웃으며 말했다.

"네. 왜요?"

"이런 데를 혼자 오셨어요? 하하."

남성은 주리의 옆에 앉으며 물었다.

"뭐 드실래요? 사 드릴게."

주리가 대답하려는데 휴대폰에 진동이 울렸다. 화면을 보니 떠 있는, 주리가 싫어하는 세 글자, '박주환'

주리는 뱉고 싶은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다, 아 꺼져.

주리는 휴대폰을 뒤집으며 말했다. "저 버번이요."

술잔이 금방 나왔다. 주리는 술잔에 시선을 고정했다. 그는 남성과 건배했다.

오늘은 잊자, 다 잊고 즐기자, 내 직장, 우리 집, 다 잊어버리자, 주리는 생각을 되새기며 술잔을 들이켰다.


왁자지껄한 고깃집에서 밴드 아울과의 뒤풀이는 계속 진행 중이었다.

'근데 너 안 들어가도 돼? 오늘은 집에서 뭐라 안 해?' 세연은 주리에게 카톡을 보내고는 민희를 보며 물었다.

"너 다음 주에 얘 볼래?"

민희는 조심스럽게 되물었다. "누군데?"

세연이 대답했다. "아, 내 밴드에 친구. 베이시스트야. 어때? 볼래?"

민희가 말했다. "그래도 돼?"

"그럼."

민희는 수 초 뒤에 말했다. "으음, 그래. 시간 보고 약속 잡자. 나 매주 금요일마다 공강이잖아. 다음 주 금요일에 연극 촬영하기 전에 미리 볼래? 그 분이 원하시면 내가 메이크업도 해줄 수 있어!“

세연이 넌지시 물었다. "그러자. 아니, 그냥 미리 보지 말고 촬영 끝나고 나서 우리끼리 놀래?“

민희가 말했다. ”선배들이 너랑 같이 술 먹고 싶어 하던데 괜찮을까?”

“그래? 그럼 더 생각해보고 약속 잡자. 주말도 괜찮겠고.”

“그래 ㅎㅎ”

세연이 민희에게 넌지시 물었다. “...괜찮아? 너 여기 재밌어?"

민희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응?"

세연은 다시 물었다. "재미없어?"

민희는 바로 뭐라고 즉답하지 못했다. 지금 이 자리가 재미 있는건지, 없는건지 민희는 사실 분간을 하지 못했다. 세연과 단 둘이 있고 싶으면서도, 세연이 친한 밴드 멤버들과의 특별한 자리에 기쁜 마음도 있었기 때문이다.

민희는 대답했다. "재밌는데..?"

세연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그때 민희의 휴대폰에 전화가 울렸다. 이린에게서 온 전화였다. 세연은 민희에게 전화를 받으라고 손짓했다.

민희는 전화를 받았다. "네, 네. 아, 정말요? 네. 오오~! 네!"

세연은 물끄러미 민희를 보았다. 민희는 전화를 끊고 고기를 집는데 세연이 물었다.

"누구야?"

왜인지 무게감 있는 어투에 민희는 질투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대답했다.

"아, 이린 언니라고, 아는 언니 있어."

그때 또 이린에게서 전화 오자 민희는 "잠시만."이라고 말하며 고깃집 밖으로 나갔다.

세연은 그걸 안 보는 척 하며 물을 한 모금 마셨다. 밴드 아울 보컬 현지가 말했다.

"왜? 여자래?"

세연이 말했다. "네? 네, 근데 뭐, 상관 없어요."

현지가 말했다. "그래? 바이래? 양성애자?"

세연이 물 한 모금 더 마시며 말했다. "네, 뭐."

현지는 흠~, 하고 손깍지를 끼고 턱을 얹고서 말했다.

"그럼 여자래든 남자래든 신경 쓰이겠네. 참 힘들다, 그치?"

현지의 말에 세연은 손사레 치며 말했다. "아, 그런 거 아니에요, 언니~"

아니긴 뭐가 아냐~, 라고 말하며 현지는 술잔을 집었다.


새벽 4시, 주리는 비틀거리며 집으로 들어왔다. 들어오자마자 보이는 건 주리가 세상에서 가장 혐오하는 존재였다.

"...오빠."

주리의 앞에 주환이 서 있었다. 186cm 큰 키에 진갈색 머리, 밝지 않은 피부, 오똑한 코, 무쌍커풀 큰 눈의 그는 주리의 친구들이 흠모하는 존재였다. 그래서 언제나 주리는 자신의 오빠를 친구들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찰싹-

주환은 주리의 뺨을 때렸다. 주리의 눈은 더 빠르게 빛이 사라져갔다.

"지금 몇 시야." 주환이 말했다.

주리는 대답했다. "...4시."

주환이 말했다. "늦게 들어오는 거 아빠가 제일 싫어하시는 거 몰라?"

주리는 대꾸했다. "그럼 외박을 할 걸 그랬나?"

주환이 으르렁거리며 말했다. "그냥 너는 그 입 좀 어떻게 해라."

저 멀리 거실에서 주환의 아버지는 말 없이 TV로 유튜브를 보고 있었다. 그걸 본 주리는 눈에 눈물이 맺히려고 했다.

"넌 오늘 각오해."

주환이 옷걸이를 꺼내들며 말했다. 주리는 주춤주춤 뒷걸음질 쳤다.

"웁, 우웁..." 주리의 상태가 이상해보이자 주환은 미간을 더욱 찌푸리며 물었다.

"뭐야?"

"우웨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엑!!!!!!!"

주리는 주환의 얼굴에 삶의 찌꺼기를 토해냈다.

주환은 눈을 감고 있었다. 뚝, 뚝, 음식물이었던 것들이 떨어지고 있었다. 주환은 입을 열고 싶었으나 그러지 못하고 있었다. 뭐라 하고 싶은 말은 많았으나 참았다. 그가 말 없이 주리의 멱살을 콱 잡았다. 주리의 어깨가 잔뜩 움츠러들었다. 그런데 어느 새 주리의 부친이 가까이 와 있었다.

주리의 아버지가 말했다. "일단 화장실 갔다 와."

주환은 주리의 멱살을 거칠게 풀고는 쿵쿵 거리며 화장실로 갔다. 주리의 아버지가 주리의 얼굴에 대고 말했다.

"한심한 것."

그는 말을 이었다. "할 줄 아는 게 이런 거였냐? 멋대로 살게 냅뒀더니 아주 눈에 뵈는 게 없어."

주리는 가만히 자신이 토해냈던 것을 내려다 보고 있었다. 주리의 아버지가 말했다.

"뭐해? 이거 다 니가 깨끗이 치워."

주리는 부엌으로 향했다. 주리의 부친이 외쳤다.

"야! 어디 가!"

주리가 말했다. "휴지 가지러 가요.."

주리의 아버지는 말했다. "하, 진짜. 누구 닮아서 저래..."

주리는 입술을 앙다물었다.

그때 주환이 돌아왔다.


방으로 조용히 들어온 주리는 화장대 앞에 앉았다. 거울 속 주리의 입가에 피 터진 상처가 있었다. 그리고 한 쪽 눈엔 시퍼런 멍이 들어 있었다. 주리는 울컥 나오려는 울음을 참았다. 그는 휴대폰을 찾아 세연에게 전화를 걸었다. 뚜르르, 뚜르르.. 세연이 금방 전화 받으며 물었다.

"왜애, 무슨 일이야..?" 세연은 졸린 목소리였다. 주리는 떨리는 입술로 목소리는 아무렇지 않은 척 하며 말했다.

"...지금 집이야?"

"응, 방금 썸녀, 아니, 친구 역까지 데려다 주고 지금 대리운전으로 집 와서 누웠어."

주리는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너, 나랑 같이 살래?"

세연은 잠이 깼다.

"엉?"

세연은 벌떡 일어나며 물었다. "야, 너 또 맞았어?"

주리는 빨개진 눈으로 거울 속 자신을 가만히 응시했다. 그러다 그는 끅끅 거리며 울음을 참았다.


주리는 화장대 앞에서 히끅거리며 말했다. "나, 나 나갈거야, 흑, 흑!.."

주리는 어깨를 들썩였다. 세연은 침대에서 일어나 주리가 우는 목소리를 듣고 있었다.

주리는 말을 이었다. "이번엔 진짜야.."

세연이 물었다. "지금 만날래?"

주리가 말했다. "아니! 아니... 지금은 늦었으니까 내일 봐... 나 잘게. 끊자. 미안해."

세연이 대답했다. "그래, 잘 추스리고. 내일 병원 같이 가."

주리는 대충 마무리하려 했다. "으응, 안녕..."

전화를 끊은 주리는 침대에 누웠다. 그때 주리의 휴대폰에 누군가가 보낸 카톡 알림이 울렸다. 주리는 휴대폰을 확인했다.

주리가 내심 기다리고 있는 그 남자의 카톡이었다.

'생각 나서 카톡했어요'

주리의 눈물 맺힌 얼굴에 웃음기가 살짝 돌았다. 주리는 답장을 느리게 치기 시작했다.

'저 누워있어요'

주리는 또 답장을 썼다.

'과장님‘

휴대폰을 내려놓은 주리는 잠에 빠져들어갔다.


10살 박주리, 그는 학교 끝나자마자 어머니에게 달려와 자신이 오늘 그린 그림을 보여주었다.

"엄마, 난 가수가 될 거야~! 난 이쁘니까!"

주리의 어머니는 주리 쪽을 보며 말했다. "어머~! 잘 그렸네? 그래, 우리 주리 예쁘지~! 가수 하면서 전시회도 열면 되겠다~."

주리는 어머니가 가까이 다가오자 그의 얼굴에 난 상처를 보았다. 무언가에 스쳐서 할켜진 자국이었다.

주리가 걱정하며 물었다. "엄마? 다쳤어?"

그 말에 주리의 어머니는 상처를 손으로 옆머리를 내려 가렸다.


어느 날 새벽, 주리는 캐리어를 들고 문앞을 나서는 어머니를 보았다.

"엄마?"

주리의 어머니는 "쉿-."하고 말했다. 주리에게 와 손가락으로 약속 자세를 해오며 말했다.

"이거 비밀이야, 알겠지?"

주리는 말했다. "웅!"

주리는 손을 흔들며 어머니를 배웅했다. "잘 가~"

어머니는 또 "쉿!"하고 말했다. 주리는 두 손으로 자신의 입을 가렸다. "합!"


다음 날 주리의 아버지는 집안 물건들을 이리저리 집어던져대며 욕을 지껄였다

주리는 엉엉 목 놓아 울었다. 어린 주환은 그저 바닥만 바라보며 눈치 보고 있었다. 주리의 울음이 계속되자 주리의 아버지는 주리를 향해 외쳤다.

"시끄러워!!"

주리는 합, 하고 입을 다물며 울음을 멈추려 했다. 하지만 눈물은 계속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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