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을 통과하면서 깨닫게 되는 것들 3
2. 누구나 한 번쯤 과거로 가는 여행이 필요하다.
나는 2024년 6월부터 상담사 자격증 취득과정에 참여했다. 필수과정 중에 2박 3일 내적치유수련회가 있는데, 물 좋고, 공기 좋은 수양관에서 진행되어서 많은 기대를 갖고 참여했다.
상담학 교수님들이 전체강의를 진행했고, 이후 조장이 조별모임을 진행했다. 교수님들은 어린 시절 아픔과 상처가 치유되지 않으면 이후에 인격성장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하셨다.
어머니 뱃속 태아기 기억도 무의식에 저장된다고 했다. 그만큼 3세 이전까지 시간은 정말 중요하다. 부모의 따뜻한 사랑이 절대 필요한 시기인 것이다. 이 시기에 돌봄을 잘 받지 못하면 그것이 상처가 되고, 채워지지 않은 마음 한 구석은 상처받은 어린아이로 남는다.
전체 강의가 끝나고 조별모임을 가졌다. 내가 속한 조원들은 리더가 인도하는 대로 2명씩 상처와 아픔을 나누었다. 아픔을 나눌 때는 고통스러웠지만, 리더가 각 개인에게 맞게 상처를 잘 다뤄주어서 끝날 때는 모두 눈물을 닦고 웃을 수 있었다.
나도 어릴 적 아픈 기억을 나누었는데 리더가 내 예상대로가 아닌 전혀 다른 방법으로 상처를 다루어 처음에는 놀랐는데, 나중에는 이해할 수 있었고, 내가 알지 못했던 아픔을 발견하고 치유할 수 있었다. 조원들은 함께 역할극을 하며 부모가 되어 주기도 하고 형제, 자매가 되어 주면서 아픔을 공감해 주었다.
마지막 날 아침이 되었을 때, 만나는 사람마다 얼굴이 밝게 빛나고 있었다. 아픔과 상처를 내놓고 서로를 위해 기도해 주면서 많이 회복된 듯했다. 나 역시 과거로 떠난 여행을 통해 지금 나 자신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우울증이 아니었다면 이런 경험을 할 수 있었을까? 오히려 우울증을 겪은 것을 다행이라 생각한다.
고속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창문 밖으로 곧게 펼쳐진 고속도로가 나를 환영하는 듯했다. 타임머신을 타고 어린 시절을 다녀온 것처럼 마음도 상쾌했다.
처음이다. 이런 기분. 오랜만에 나의 미래가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