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를 위한 자서전 6

산나물캐기와 식중독

by 장블레스

내가 고등학생 때 인 것 같다. 뜨거운 여름 어느날 이었다. 방학 때였는데, 부모님이 산나물을 캐러 같이 가자고 나에게 제안을 했다. 사춘기인 나는 '웬 산나물?' 속으로 생각하며 가기 싫다고 했다. 부모님은 등산 겸, 산책 겸 가시는 것이었지만, 난 그냥 집에 있기 원했고, 정말 웬지 엄청 가기 싫어서 고집을 부리며 가지 않았다.


어머니는 포기하시고 아버지와 같이 길을 떠났다. 어느산이었는지는 모르지만 저녁 때 쯤 지나 돌아오신 것 같다. 그런데 갑자기 들어오신 부모님 모두 어지러움과복통을 호소하셨다. 급기야 구토까지 하셨다. 심상치 않음을 느낀 부모님은 택시를 타고 병원을 가시기로 하고 같이 길을 나섰다. 이미 날은 어두워졌다. 신작로까지 나가봤지만 택시는 오지 않았다. 몇 분 동안 시내쪽으로 내려가다 뒤를 보니 경찰차가 오는 것이 아닌가? 나는 지혜를 발휘해서 경찰에게 병원까지 태워 줄 수 있는지 물어보기로 했다. 다행히 경찰관들이 자초지종을 듣더니 흔쾌히 병원까지 태워 주었다.


병원에 도착하여 여러가지 검사를 받고 입원하셨다. 검사를 해 보니 식중독이었다. 부모님이 점심을 먹으려고돼지고기 볶음을 싸가셨는데, 아마 그게 상했던 것 같다. 여러가지 검사를 한 어머니는 별 이상이 없는 것이 확인되었으나, 아버지가 심장 쪽이 안 좋은 것 같다는 결과가 나왔다. 아마 식중독으로 인해 놀라서 그런 게 아닌가 싶다. 서울에 있는 형에게 전화를 해서 자초지종을 이야기하니, 내일 아침 일찍 내려온다고 했다. 나는 두 분을 간호하며, 밤을 지샜다. 그동안 부모님은 항상 나를 돌봐주시는 존재였지만, 이 사건을 계기로 '부모님이 병드셨을 때는 내가 돌봐드려야 하는구나'라는 생각을 처음 하게 되었다.


다음날 일찍 형님이 내려왔고, 수고했다고 격려해주고, 나는 집으로 돌아왔다. 부모님은 좀 더 병원에 계시다가 퇴원을 하셨다. 그 때 나도 함께 나물캐러 갔다면 어떻게 됐을까? 아무도 책임져 줄 사람이 없었겠지? 내가 그렇게 가기 싫은 마음을 주신 것도 하나님이 그렇게 하신 것이라 생각한다. 어떤 일을 진행할 때 정말 하기 싫어 하는 사람을 억지로 하게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 그 이유가 있을 것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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