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과 뜻밖에 사고
어느날 저녁 마을 신작로 앞 남산에 큰 불이 났다. 집에있던 작은형은 마을 형들과 함께 불을 끄러 갔다. 밤 늦게야 돌아온 형은 손에 붕대를 감고 왔다. 놀란 어머니가 물어보니 그냥 불을 끄다가 다쳤다고 했다. 그 말을 듣고 우리 가족은 그런 줄로만 알았다. 다음날 길 건너 앞집에 사는 아주머니가 우유를 어머니에게 건네며 하는 말이
"ㅇㅇ엄마 미안해요~. 우리 아들 때문에 ..."
무슨 말인지 몰라 의아해 하며 묻는 어머니에게 아주머닌,
"정말 모르세요? 아들이 이야기 안했어요?"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이랬다. 그 형이 불을 끄려고 나무가지를 낫으로 자르려다가 그만 나무를 잡고 있던 우리 형 손을 찍고 말았다는 것이다. 날이 어두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생각만 해도 아찔한 상황이었다. 낫에 찍혀 아파했을 형을 생각하면 그 고통이 느껴지는 듯하다. 어머니는 얼마나 마음이 아프셨을까? 작은형은 마음이 약해서 앞집 동생이 그랬다는 것을 차마 어머니에게 말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후 형은 손가락 신경을 잇는 수술을 몇 번 더 받아야 했고, 나중에 수술 부위 살이 부풀어오르는 바람에 더 시술을 받아야 했다. 지금도 가운데 세 손가락 부위에 그 상처 자국이 남아있다. 그 이후 앞집에서 수술비를 좀 부담해 주었는지는 생각나지 않는다. 그 사건 이후 앞집과 관계는 나빠졌고, 나중에 사소한 일로 큰 싸움이 벌어졌다.
그 집 사람들은 동네에서 사납기로 유명했던 것이다. 어머니와 아줌마가 말다툼을 하였는데, 화가 난 그 집 형- 작은형 손을 다치게 한 -이 칼을 들고 우리집에 찾아와 부모님을 위협했다. 지금도 그 생각만 하면 마음이 아프다. 잘 진정되고 마무리 되긴 했지만, 우리 가정에 큰 아픔을 남긴 사건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