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화연
오월, 지금은 물 속 돌들이
꽃피우는 시기,
제법 큰 돌을 더듬으면
매끌매끌한 꽃이 만져진다.
물의 때를 앉히는 돌
그 돌에 앉은 물의 때를 먹고 다슬기들이 자란다.
옛날 내 어머니는 그것을 꽃이라 불렀다
허리 휘며 따온 꽃은
다닥다닥 뒤엉켜 잠들어 있는 식구들의
쌉싸름한 아침의
한 그릇 뜨끈한 온기였다.
탱자에는 요주의 가시가 많다고
삶은 다슬기 껍질을 빨며
나사처럼 돌고 도는 골목길 같은 한탄을
쪽쪽 소리 내던 아버지
푸른 눈동자에 탁한 물때가 끼기 시작했다.
오월 , 굵고 튼실한
꽃을 찾아 물속을 헤매던 엄마
그래서인지 아버지의 숙취에
퐁당, 돌 하나 던지듯
그 꽃 끓인 국물을 훌훌 들이마시고
바위 같던 아버지 벌떡 일어나곤 했다
흐르는 물에도 날씨가 있다
성난 물 말고 온순하고 맑은 물의 날씨에
꽃피듯 피는 돌의 꽃
돌도 한 며칠 푹 끓이면 물렁해질라
한 줌 가득 돌의 꽃 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