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화연
어느 날은 비가 내리고
또 눈이 쌓인 짙푸른 나무들이 있는 내일
내일 보자라는 인사의 유래는
오늘의 햇살 아래서 자란 말투.
내일은
잠의 신과 내기하는 일
누가 먼저 잠 깨느냐가 아니라
그 잠속에서 꿈을 챙겨
꿈밖으로 나오는 일.
내일은
방금 헤어진 사람이
오늘을 버리고 돌아올 거라는
설레는 끈을 놓지 않은
그다음 날인 날
내일 보자
몇 만 년 후의 얼굴로
판도라에서 꺼낸 말
듣기만 해도 좋은, 한쪽 눈이 방긋한
스무 살 눈동자의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