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내일 보자

by 김화연


김화연

어느 날은 비가 내리고

또 눈이 쌓인 짙푸른 나무들이 있는 내일

내일 보자라는 인사의 유래는

오늘의 햇살 아래서 자란 말투.

내일은

잠의 신과 내기하는 일

누가 먼저 잠 깨느냐가 아니라

그 잠속에서 꿈을 챙겨

꿈밖으로 나오는 일.

내일은

방금 헤어진 사람이

오늘을 버리고 돌아올 거라는

설레는 끈을 놓지 않은

그다음 날인 날

내일 보자

몇 만 년 후의 얼굴로

판도라에서 꺼낸 말

듣기만 해도 좋은, 한쪽 눈이 방긋한

스무 살 눈동자의 웃음.


keyword
작가의 이전글여름 처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