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화연
찬물에 손 담그고
그 언 손에 입김을 불며 사는 일
그 정도만 돼도 살만하지
꽁꽁 언 시냇물 속 물고기들의
돌 밑의 잠을 떠올려 보지
아무리 시린 손이더라도
그 두 손으로 호들갑 떨면 되지
한 발 더 빨리 뛰고
한 손 먼저 움켜지고
발도 손도 호들갑 떨다보면
아무리 추운 날도 견딜 만 하지
새들이 왜 나뭇가지에서 부산스러운지
풀들이 왜 이리저리 바람을 피하고
또 피하는지
찬물에 손 담아보면 알게 되지
꽉 막혔다고 생각되는
실개울 얼음 밑으로 졸졸 흐르는 물
먼 흩날림의 뒤끝을
빈 나뭇가지위에서 녹이는 눈송이
그곳이 봄이 시작되는 곳이지
찬물에 손 담그는 일쯤
얼굴 한 번 찡그리면
참고 견딜만한 일이지
시집< 단추들의 체온>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