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화연
어느 해였을까
갓 꺾인 꽃무리로 나에게 안긴
한 아름의 꽃
아침을 여는 새들과 저녁 바람이 깃든
봄의 사절단이었지만
지금은 사막처럼 갈라진 마른 꽃
나도 한때는 바구니 하나에
세상 봄 다 담긴
그런 봄을
코웃음 치며 받았었지
누구나 지나가는 봄을
붉은 가시 벽과 도도한 줄기를 키워가며
바구니에 담았던 그런 봄
화등잔눈빛으로 받은 한 바구니의
옛 봄
꺾어진 봄에서도
다시 꽃피고 또 시들어간다
어떤 마음으로 봄을 대신할지
이제 남은 봄은 몇 개나 될지
꽃바구니와 봄은 비례할까
버려진 꽃바구니들은
다시 여름의 의미로 시든다.
출처:단추들의체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