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큰거리는 맛

by 김화연


딱딱한 것을 씹을 때마다

어금니가 시큰거린다

치아는 아무래도 식물인 듯하다

저 혼자 뿌리를 내리고 자라서

기어코 저의 뿌리를 앓는

식물의 한 종류 같다

딱딱한 치아들에도

이토록 예민한 신경이 있다

날것의 섭생이 아우성쳤을 그 순간들이

고스란히 모여 있는 치아는

딱딱하고, 질긴 음식들을 어금니로

부서지는 소리 또한 기록했을 것이다

시큰거리는 맛은 소리가 없다

시큰대는 통증 속에

아주 날카로운 바람이 웅크리고 있다

화들짝 놀라는 순간 같기도 하고

어떤 모욕을 지긋이 앙다물었던 기억이

이빨 사이에 집요하게

끼어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가끔 치아에서

바람이 불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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