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날의 일기
언제 연구실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다가 내 인생은 심심함을 달래는 과정인 것 같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 평생 심심해 왔는데 박사과정은 하나도 안 심심하다는 이야기를 했다. 근데 그게 맞는 것 같다. 조금이라도 덜 바쁘면 쉬지 않고 일을 벌이는 내가, 자중하고 더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를 스스로 만류하는 날들이 올 줄이야. 그래도 때때로 심심해서 심심함이 이제는 오히려 좋을 때도 있다.
언제 꿈에 유럽 여행을 가는 꿈부터 뭐 해외 학회를 가는 등 온갖 꿈을 꾼다. 여행 가고 싶은 마음을 꿈으로 해소하는 것 같기도 하다. 근데 막상 또 어디를 가기에는 내키지가 않아서 그냥 집에서 굴러다닌다.
내가 말이 정말 많은데 말할 일이 없으니 글을 엄청 쓴다. 언제나 수다쟁이인 나는 유지가 된다. 그렇지만 이제 텍스트 버전인...
글에서 수다쟁이인 게 말로 수다쟁이인 것보다 훨 배 더 좋은 것 같다. 글은 무한정 퇴고할 수 있지만 말은 그렇지가 않다. 논문 본문 한 편을 수십 번 퇴고하는데 한 번도 되짚지 못한 말들이 매일 매번 후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