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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부모보다 행복한 부모가 되자

by 김지향

서양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

<작은 아이 작은 걱정, 큰 아이 큰 걱정>

아이를 키울 때는 매 순간이 전쟁 같고, 그때의 고민이 세상에서 가장 커 보이지만, 막상 그 시기를 지나고 나면 “그때는 걱정도 작았구나” 싶어진다. 반면, 아이가 성장할수록 부모의 고민도 덩달아 커지는 법이다. 이제 대학생이 된 아들들을 바라보며, 나는 비로소 부모라는 무거운 감투의 실체를 제대로 마주하게 되었다.

키우는 동안에는 그저 하루하루가 정신없이 흘러갔다.

바쁘다는 핑계로 내 실수와 과오에 면죄부를 주고 싶은 심정이다. 돌이켜보면, 첫 아이를 키울 땐 뭐든 “한 번 해보면 다음엔 더 잘할 수 있을 거 같은” 마음이었지만, 인생에 리허설은 없었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다시 똑같은 기회가 주어진다 해도 그때와 같은 선택을 했을 것 같다. 결국 크게 다르지 않은 결과를 얻었을 것이다.

나는 비교적 현실에 만족하며 사는 성격이고, 후회도 덜한 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같은 여정을 다시 걷고 싶지는 않다. 그 힘든 길을 한 번이면 충분하다.


부모도 ‘부모 수업‘ 학습이 필요했다.

돌이켜보면, 부모가 되기 전에 ‘부모 교육‘ 같은 것이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다. 미리 선행 학습이라도 했다면, 더 나은 부모가 될 수 있지 않았을까? 다산 정약용 선생이 유배지에서 아들들에게 보낸 편지라도 꼼꼼히 읽어 보았더라면, 혹은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한 소양을 갖추기 위한 철학 수업을 들었더라면, 완벽해지려고 애쓰다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는 실수를 덜 하지 않았을까?

나는 결국 완벽한 부모가 되지 못했다. 게다가 완벽한 부모가 되려 애쓰느라 행복한 부모가 되는 기회마저 놓친 것은 아닐까? 후배 부모들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완벽한 부모가 되려 하지 말고, 행복한 부모가 되자.”

프랑스의 아포리즘 철학자인 조셉 주베르 (Joseph Joubert)는 이렇게 말했다.

“아이들은 잘 가르쳐야 하는 것이 아니라, 잘 따라야 할 본보기가 필요하다.”

결국, 부모가 먼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해진다. 우리가 완벽해지기 위해 애쓸 것이 아니라, 아이들에게 행복한 어른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우리 아이들의 행복이 부모의 궁극적인 목적이라면, 부모들이여, 우리 먼저 행복해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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