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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소비

미국산 제품의 빛과 그늘

by 김지향

1970-80년대, 한국이 산업화 시대를 거치던 시절에는

‘미국산‘이라는 단어만으로도 절대적인 신뢰를 받던 때가

있었다.

당시 ‘미제’나 ‘일제‘라는 단어는 곧 프리미엄 브랜드를

의미했고, 품질 보증서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이제 상황이달라졌다.

‘K’라는 접두사가 붙은 K-pop, K-drama, K-food가

전세계적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한국 브랜드에 대한 충성 고객층도 탄탄히 형성되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도 미국 브랜드에 대한 신뢰는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특히, 미국 프랜차이즈 기업들은 한국

시장에서 압도적인 성공을 거두며 수많은 충성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강력한 군사력과 경제력을 갖춘 한국이

자체 브랜드보다 외국 브랜드를 더 선호하는 현상은

흥미로운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미국산, 무턱대고 믿어도 될까?

미국은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이지만, 식품과 소비재의 안전

기준을 놓고 보면 다른 국가들과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여러국가에서 이미 금지된 식품 성분들이 미국에서는

여전히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예를 들어, 어린이의 과잉 행동이나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제기되어 EU나 일부 국가에서 금지된 ‘합성 색소‘가

미국에서는 여전히 허용된다. 우유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사용되는 rBGH(재조합 소 성장 호르몬)은 캐나다외

30 여 개국에서 금지되었으나 미국에서는 사용 중이다.

사료첨가제로 알려진 락토파민 역시 중국과 EU에서는

금지되었으나 미국에선 허용되며 안전성 논란으로 EU에서 금지된 이산화 티타늄(자외선 차단제)은 미국에서는 사용이 허락되었다.

물론, 국가별로 식품 안전 기준이 다를 수 있고, 이에 따른

차이점들이 발생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러나 이러한 정보는 소비자들이 신중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요소이다.

나는 제약 업계에 종사하신 아버지 덕분에 어려서부터 제품의 유효기간뿐만 아니라 성분표(Label)를 꼼꼼히 확인하는 습관을 가지게 되어 이러한 문제에 늘 관심을 두고 있었다. 어떤 나라의 규제도 완벽할 수 없으며,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소비자 개인의 선택과 주의다.

정부가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강력한 규제를 시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비자 스스로 제품과 원산지를 확인하고 선택하는 노력이 더욱 중요해지는 시대다.


나와 가족의 건강을 위해, 이제는 맹목적인 신뢰보다는

똑똑한 소비가 필요한 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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