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int Patrick’s Day
미국은 다양한 민족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이민자의 나라다.
그만큼 각 민족의 전통과 문화를 하나의 기념일로 정하여
자신들의 정체성을 유지하고자 노력한다.
그중에서도 3 월 17 일은 아일랜드계 미국인들이 자신들의 뿌리를 기념하는 세인트 패트릭스 데이(Saint Patrick’s
Day)이다. 매년 이 날에는 온 나라가 초록빛으로 물든다.
이 날을 상징하는 세 잎 클로버(Shamrock)는 성 패트릭이 아일랜드에서 기독교를 전파할 때, 삼위일체를 설명하는
도구로 사용하였다고 한대서 유래한다.
높이가 제법 큰 초록색 모자를 쓴 작은 요정, 레프리콘(Leprechaun) 역시 빠지지 않는 이미지이다. 아일랜드 전설에
따르면, 이 요정들은 황금을 가득 담은 냄비를 숨기고 있으며 무지개 끝에서만 보물을 찾을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거리에서는 초록색 옷과 모자, 초록색 액세서리를 한 사람들의 퍼레이드가 벌어지고, 술집에서는 초록색 맥주에 초록색 음식을 판매한다. 내가 사는 텍사스 샌 안토니오 도시에선
강물까지 초록색으로 물들인다. 그리고 특히 시카고 강을
형광빛 초록색으로 물들이는 모습은 단연 최고의 백미이다.
원래는 종교적 의미가 강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비단
아일랜드 혈통이 아니더라도 미국인 모두가 즐기는 문화
축제가 되었다. 이는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미국 사회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이 외에도 아시아 이민자들의 음력 설날 (Lunar New Year) 멕시코 이민자들의 전쟁에서 승리한 날 (Cinco de Mayo), 독일계 이민자들의 맥주 축제일 (Oktoberfest) 등이 있다.
미국에서는 특정 민족의 문화가 미국인 모두가 즐기는
축제가 되어 새로운 문화로 태어난다. 그렇게 이들은 문화
기념일 같은 축제를 통해 다름을 배우고, 함께하는
즐거움을 경험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