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학의 상징 동물과 스포츠 문화
미국의 초, 중, 고등학교뿐만 아니라 대학교들도 저마다의 상징 동물 (mascot)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플로리다
대학교는 악어(Gator), 라이스 대학교는 올빼미(Owl),
텍사스 대학교는 롱혼 소(Longhorn)를 대표 동물로
삼고 있다.
캠퍼스 어디를 가든, 후디, 티셔츠, 모자, 가방 등 대학교
마스코트가 새겨진 굿즈를 걸친 학생과 교수, 그리고 지역
주민들까지 쉽게 만날 수 있다.
그리고 이들이 한 목소리로 “We are GATORS!”를 외치는 순간, 단순한 학생이나 팬이 아니라 하나의 커뮤니티, 하나의 전통 속에서 살아가는 구성원이 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대학의 브랜드화 문화는 동문과 팬들의
충성도를 극대화하며, 학교의 정체성과 자부심을 형성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미국 대학스포츠가 단순한 경기
이상의 열광적인 문화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대학 스포츠 (NCAA, National Collegiate
Athletic Association)의 위상은 프로 스포츠 못지않다.
특히, 미식축구(football)는 매 경기마다 수만 명의 팬이
경기장을 가득 메운다. 플로리다, 루이지애나, 텍사스와
같은 따뜻한 기후의 주에서는 대학 야구가 강세를 보인다.
‘March Madness’라 불리는 대학 농구 토너먼트는 미국
전역을 뜨겁게 달구는 연례 이벤트다.
이처럼 대학 스포츠가 엄청난 인기를 끄는 이유는 경기 이상의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ESPN을 통한 전국적인 방송중계, 막대한 수익성, 그리고 프로 리그로 가는 강력한 등용문이라는 점이 대학 스포츠를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NCAA에서
두각을 나타낸 선수들은 MLB, NBA, NFL 등의 프로 무대에 오르며, 이미 대학 시절부터 전국적인 스타로 자리 잡는다. 플로리다 대학교의 야구팀 선수들이 매년 MLB 신인
드래프트에서 상위 지명을 받는 것도 그 증거이다.
그리고 경기장에 모인 팬들은 단순한 관중이 아니다.
그들은 마스코트와 함께 팀을 응원하며, 팀의 승리를 위해
목소리를 높인다. 악어 가면을 쓰고, Gators 로고가 새겨진 옷을 입고, “We Are GATORS!”를 외치는 순간, 그곳은
단순한 경기장이 아니라 학교의 정신이 살아 숨 쉬는
성지가 된다.
결국, 마스코트는 단순한 캐릭터가 아니다.
그것은 정체성이자, 정신이며,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이어지는 상징이다. 한때 경기장에서 “We Are GATORS!”를 외쳤던 신입생이, 졸업 후에도 같은 외침을 기억하며 다시 캠퍼스를 찾는다. 그 열정은 부모에게서 자녀로, 선배에서 후배로 이어진다.
그래서 마스코트는 단순한 동물이 아닌 그 대학이 품고 있는 ‘열정’의 다른 이름인지도 모른다.
오늘도 플로리다 대학교의 경기장에서는 수많은 팬들이
한 목소리로 외친다.
“WE ARE GATORS!”
그리고 나도, 그 함성 속에서 함께 외친다.
“WE ARE GATO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