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미국에선 성씨도 내 맘대로 바꾼다?!

유연한 개명 문화

by 김지향

나의 동료의 방에는 Mrs. Athens라는 명패와 함께

파란색과 흰색이 조화를 이루는 그리스 국기가 걸려있다.

‘그리스 출신인데 성이 아테네면 왕족 출신인가?‘

엉뚱한 상상을 하며 그리스에서 아테네라는 성이 흔한

경우인지 물었다.

“우리가 그리스인이라는 걸 잊지 않기 위해 아버지가

작년에 바꿨어요.”

혼인으로 인해 성(family name)을 바꾸는 서양 문화는

익히 알고 있었지만, 정체성을 위해 성을 바꾼다?

정말 흥미로왔다.


그러니까 미국에서 성은, 가족의 유산이 아니라 자신을

표현하는 선택지 그리고 개인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도구인 셈이다.


아테네씨처럼 자신의 뿌리를 강조하기 위해 성을 바꾸는

사람도 있고, 종교적 신념이나 실용적인 이유로 개명을

선택하는 경우도 많다. 또한, 어려운 발음 때문에 개명을

결심하는 이들도 있으며, 가정 불화로 인해 지난 과거와

단절하고 새로운 시작을 원하는 이들도 개명을 한다.

법적인 절차는 비교적 간단하다.

신분 세탁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한, 법원의 심리를 거쳐

개명이 승인된다.


즉, 미국에서는 성이 단순한 혈연의 표시가 아니라,

자신의 삶과 가치관을 대변하는 선택지이다.

이러한 문화적 유연성은 이민자의 나라이기 때문에

나타나는 미국 사회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혈연과 전통을 넘어, 성씨조차 스스로 선택하는 사회-

그것이 바로 미국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Naming의 힘:이름이 바뀌면 운명이 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