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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말하는 눈 VS 마음을 꾸미는 입

표정의 언어는 문화의 거울이다.

by 김지향

문화마다 감정을 표현하고 해석하는 방식은 다르다.

동아시아권에서는 ‘눈’이 감정 전달의 핵심 역할을 하며,

서구권에서는 ‘입’이 그 역할을 대신한다.

이러한 차이는 ‘집단주의’와 ’개인주의’라는 문화적

가치관의 반영으로 해석할 수 있다.


사람들은 상대방의 감정을 어떻게 읽을까?

한국과 일본에서는 눈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그 예는 이모티콘 문화에서 나타난다.

기쁨(^_^)과 슬픔 (T_T)을 ‘눈’을 중심으로 하는 우리와

달리 미국식 이모티콘은 ‘입’ 모양을 중심으로

:) 기쁨, :( 슬픔, :D 환희를 표현한다.

이처럼 동아시아 문화에서는 눈이 감정의 창구이지만,

미국을 비롯한 서구 문화에서는 입이 감정 표현의 중심이다.


왜 그럴까?

동아시아 문화는 전통적으로 타인과의 조화를 중시하는

‘집단주의적’ 성향을 띤다. 따라서 감정을 직접적으로

드러내기보다 미묘하게 표현한다.

얼굴에서 가장 작은 변화를 드러낼 수 있는 부위가 눈이므로 눈으로 감정을 전달하는 이유이다.

반면에, 즉각적이고 솔직하게 드러내는 ‘개인주의적’ 성향을 지닌 미국에서는 입을 강조해서 감정을 표현한다.


디즈니와 픽사같은 미국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에게는

입모양과 말하는 방식이 감정 표현의 핵심이다.

그러나 한국이나 일본 애니메이션에서는 눈이 커지거나

반짝이는 것으로 감정을 나타낸다.

이렇듯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은 개인의 취향이 아닌,

각 문화의 가치체계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감정의 여운과 해석의 여지를 중요하게 여기는 동아시아와

직접적이고 명확한 표현을 선호하는 서구권의 차이가

감정 표현의 다른 방식으로 드러난다.

이러한 차이를 이해하는 것은 단순한 캐릭터 디자인뿐만

아니라, 문화 간 의사소통과 심리적 접근 방식의 차이를

이해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감정을 읽어내는 방법이 문화마다 차이가 있듯이,

우리가 사용하는 상징과 표현 방식도 문화적 정체성을

반영하는 중요한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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