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를 취미로 하는 사람들
나는 오늘 내 학교 동료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 한다.
그의 가족은 일곱 해째 두 마리의 반려견과 함께 살아간다. 학교에서는 성실한 사람으로 통한다.
결근도 거의 없고, 맡은 일에는 늘 최선을 다한다.
하지만 가끔, 예상치 못한 지각이나 결근을 하기도 한다.
이유는 대개 비슷하다. 반려견이 아프거나, 동물병원에
가야 하거나, 혹은 그저 반려견을 위한 시간이 필요할 때.
몇 달 전, 그의 성인 자녀가 갑작스레 병을 심하게 앓았다.
모두가 응원의 안부를 전하던 어느 주말,
그의 가족은 언제나처럼 ‘Doggy Day Out’을 하러 나섰다.
지역 동물보호소에서 유기견 한 마리를 데려와 반나절 동안 공원에서 산책을 시키고, 사진을 찍어주고, SNS에 올렸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이렇게 하면 새로운 주인을 만날 기회가 조금이라도
더 빨리 올 수도 있을거야.“
요즘 들어 그의 일상이 유달리 고달픈 걸 잘 알기에
그의 말은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다.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해야 한다고 말만 하는 사람과, 그냥 하는 사람.
그는 후자였다.
우리는 흔히 ‘봉사’라고 하면 거창한 무엇을 떠올린다.
시간을 꽤 들이고, 그럴듯한 노력을 기울여야만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 친구는 그것을 너무나 자연스럽게 한다.
그는 개를 사랑하고, 개와 함께 있는 시간이 좋다고 한다.
그리고 이런 과정에서 유기견들이 새로운 주인을 만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이보다 더 좋은 일이 있겠냐며
행복하게 웃는다.
사회심리학자들은 말한다.
타인을 돕는 행위는 결국 자신을 돕는 일이라고.
실제로 연구에 따르면 봉사는 사람의 행복도를 높이고,
삶의 만족도를 증가시킨다고 한다.
이를 헬퍼스 하이(Helper’s High)라고 부른다.
마치 달리기를 하면 엔도르핀이 분비되듯이, 선행을 하면
우리의 뇌는 자연스럽게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게 된다.
또한, 행동 전염(Behavioral Contagion)이라는 개념이
있다. 누군가 선행을 하면, 그것을 본 사람이 영향을 받아
또 다른 선행을 이어간다는 것이다.
내 친구가 SNS에 올린 유기견 사진을 보고,
또 다른 누군가가 동물보호소를 방문할지도 모른다.
그렇게 해서 한 마리의 개가 새로운 가족을 만난다면,
그건 아주 작은 연결이 만들어낸 기적일 것이다.
나는 가끔 생각한다. 인간관계도, 사회도, 그리고 우리가
사는 이 세상도 거대한 변화로 바뀌는 것이 아니라,
이런 작은 행동들로 인해 더 나아지는 것은 아닐까.
내 친구 역시 나처럼 평범한 사람이다.
신문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기업가도, 유명인도 아니다.
하지만 그는 유기견 한 마리를 품에 안고 공원을 걷는다.
사진을 찍는다. SNS에 올린다.
그리고 그렇게 한 마리의 개가 새로운 주인을 만난다.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우리는 늘 거대한 변화만을 바라본다.
하지만 세상을 조금씩 바꾸는 것은, 어쩌면 이런 작고
사소한 행동들일지도 모른다.
나는 내 친구처럼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