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화된 마케팅 원칙 8
우리는 전 편에서 [차별화된 컨셉팅의 8가지 원칙] 중, 일곱 번째 방법인 <고객 쪼개기>에 대해 알아보았다. <고객 쪼개기>는 시장을 주도하는 메인 시장은 내어주더라도, '고객(사람)의 특성'을 기준으로 시장을 더욱 세분화하여 [누구누구 전용 ㅇㅇㅇ]이라는 나만의 명확한 영역을 만들어 생존력을 높이는 컨셉팅 기법이다.
고객으로 시장을 쪼개는 방법은 크게 (1)데모그래픽으로 쪼개기 (2)라이프 스타일로 쪼개기 (3)고객의 관여도로 쪼개기로 나뉜다. 여성용/아이전용/임산부전용처럼 사람의 성별/연령/라이프 스테이지 등의 인구통계학적 요소나, 중장기숙박전문/전기차전용 등의 생활 방식, 왕초보/입문자/전문가 전용 등 관여도(숙련도)에 따라 시장을 세분화하는 방법이다.
이 컨셉팅 방법을 사용할 때는 단순히 고객에 따라 시장을 쪼개는 [글짓기]를 하는 게 아니라, 세분화시킨 고객들의 특성과 니즈가 반영되는 [특별한 혜택]도 함께 제공해야 한다. 다시 말해, 왜 여성/임산부/입문자 전용인지를 뒷받침하는 신뢰요소(RTB / Reason To Believe)를 가져야 고객의 공감을 얻을 수 있다는 말이다. 또한, 모두에게 잘 보이려는 욕심을 가질 필요는 없다. 모든 사람의 마음을 얻으려 하는 것보다, 내가 선택한 작은 타겟이라도 확실하게 공략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이번 편에서는 특정 기준으로 시장을 세분화하는 ‘쪼개기 컨셉팅’의 세 번째 방법이자 ‘차별화된 컨셉팅 기법’의 마지막 방법인 <사용방식 바꾸기>에 대해 알아보려 한다.
“먹는 치질약 치센은 환부에 바르지 않고 먹기만 하면 돼서 부담이 없대!”
“그동안 캔으로 바로 마셨는데..! 기네스는 컵에 45도로 기울여서 따라야 제 맛이 난대!”
“다이슨 에어랩은 드라이랑 스타일링을 동시에 할 수 있다는데, 나도 이번에 사볼까?"
시장을 고객으로 쪼개는 일곱번째 컨셉팅 방식과 마찬가지로, <사용방식 바꾸기>는 메인 시장은 내어주더라도 시장을 '제품/서비스의 사용방식'을 기준으로 더욱 세분화하여, ‘[어떠어떠하게 사용하는]이라는 내 영역’에 명확하게 선을 긋는 컨셉팅 기법이다. 역시나 시장내 경쟁이 치열하고, 제품의 핵심 요소가 차별화되기 어렵거나, 시장을 리딩 할 만한 자사의 경쟁력이 부족할 때, 기존 경쟁자들과 사용방식을 다르게 하여 나만의 영역을 구축하는 방식이다.
사용방식을 기준으로 소비자수요를 바꾸는 방법에는 크게 3가지가 있는데, 지금부터 (1)사용방식 대체하기, (2)사용방식 비틀기, (3)사용방식 합치기에 따라 시장을 세분화하는 방법을 사례와 함께 살펴보자.
여기 기존 사용방식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사용방식을 제안하는 제품/서비스가 있다. ‘사용방식 대체하기’는 제품의 사용방식을 새롭게/다르게 교체해줌으로써, 기존에 제품 및 서비스를 사용하는 데 있어서 불편했던 점을 개선할 수 있다. 이에 해당하는 사례를 아래에서 살펴보자.
동국제약이 2017년 출시한 ‘치센’은 ‘먹는 치질약’ 시장을 선도하며 출시 4년만에 연 매출 91억을 달성했다. 시장내 기존 치질약들은 연고, 좌약 등 국소요법이 주를 이루다 보니 진입장벽이 높아, 치질 환자들이 당당하게(?) 병원에 가서 처방을 받기를 난처해하는 경우가 많았다. ‘치센’은 기존에 발라서 사용했던 치질약의 사용방식을 ‘먹는’ 방식으로 간편하게 교체함으로써 기존 치질약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데 성공했다. 바르는 치질약의 치명적인 결점이었던 ‘사용하는 상황의 난처함’을 해소한 먹는 치질약은, 질환과 치료를 부끄럽게 여겼던 많은 치질환자들의 환대를 받았다. 동국제약은 이러한 먹는 치질약의 혜택에 걸맞게 ‘치센과 함께하는 치질 바로알기’ 등의 캠페인을 통해 치질이라는 질환을 부끄러워하지 않도록 치질관리 인식 제고도 병행하고 있다.
2021년 출시한 에스더포뮬러㈜의 ‘여에스더 글루타치온 다이렉트’는 구강분해 필름형태를 사용해 이너뷰티 시장에 큰 돌풍을 불러일으켰다. 피부미용과 항산화 작용 및 인슐린 감수성 개선에 효과적인 글루타치온은 일반적인 건강기능식품과 마찬가지로 알약 형태로 복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물과 함께 삼키는 일반 알약과 달리, ‘여에스더 글루타치온 다이렉트’는 얇은 필름 형태로 구성되어 구강점막에 부착하는 방식으로 복용한다. 필름을 혀에 올리고, 혀를 올려 입천장에 부착하면 구강 내에서 용해되어 글루타치온 성분을 즉각적으로 흡수할 수 있다. 특히 분자 크기가 아주 큰 단백질의 특징을 갖고 있는 글루타치온의 특성을 고려하여, 위와 장을 거쳐 소화효소에 의해 분해된 뒤 긴 대사를 거쳐 흡수되는 일반 알약 제형대비 빠른 흡수를 돕는 소비자 혜택을 부여하였다. 여에스더라는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보증]요소까지 가진 이 제품은, 홈쇼핑 론칭방송에서 7억원 판매 대기록을 달성하는 등 영양제 섭취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었다.
‘여에스더 글루타치온 다이렉트’가 일반 정제 형태를 구강필름 형태로 바꿨다면, 사용방식을 마시는 음료 형태로 제형을 대체하여 성공신화를 쓴 제품이 있다. 바로 광동제약이 2001년 출시한 ‘비타500’이다. ‘비타500’은 출시 3년만에 연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며 당시 적자 행진하던 광동제약의 천군만마가 되어주었다. 기존 비타민C는 과립, 정제 형태나 빨아먹는 트로치 형태로 복용하는 등 당시 일상생활에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다. 그런 비타민C를 일상에서 쉽게 음용 가능한 음료수 형태로 대체해준 ‘비타500’은, ‘마시는 비타민C’라는 광고슬로건과 빅모델(비, 이효리 등) 및 공격적인 샘플링 활동을 통해, 비타민은 마신다는 개념이 없었던 한국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비타500’이 병문안 갈 때, 어르신에게 가볍게 인사드리는 자리에서 일상 선물템으로 자리잡으며 출시 20년이 넘도록 큰사랑을 받을 수 있는 이유가 아닐까 한다.
2009년 출시한 LG 생활건강의 페리오 ‘덴탈쿨링 마우스 스프레이’는 ‘헹구는’ 구강청결제에서 ‘뿌리는’ 구강청결제로 사용방식을 대체한 대표사례로 꼽힌다. 기존의 구강청결제는 입으로 헹구고 뱉어야 하기 때문에 세면제가 있는 화장실 등 특정 장소에서만 사용이 가능했다. ‘덴탈쿨링 마우스 스프레이’는 입안에 뿌리는 즉시 양치한 듯 상쾌하게 간편하고 확실한 구취제거를 도와, 어디서든 사용가능한 소비자 혜택을 부여했다. 콤팩트한 사이즈로 주머니나 가방에 넣고 편하게 소지할 수 있어 장소를 가리지 않고 사용 가능하다. 사용 장소가 한정적이었던 기존 제품들의 불편한 사용방식을 대체함으로써, 제품사용의 TPO를 확대해 일상 관리템으로 자리잡았다.
자동차보험을 이용해본 사람이라면 연간보험료를 한번에 납부할 때 부담을 느낀 적이 있을 것이다. 캐롯손해보험이 2020년 출시한 ‘캐롯 퍼마일 자동차보험’은 탄 만큼만 후불로 결제해 이러한 부담을 최소화했다. 기존 자동차보험은 연납후정산형으로 최초가입시 1년치 보험료를 한번에 납입하고, 1년뒤 정산 시점에 실제 주행한 거리에 따라 보험료를 환급받는 방식으로 운영했다. 1년치의 금액을 납부해야하다 보니 한번에 큰 금액을 결제해 비용이 부담되고, 특히 차량을 운행하는 날보다 그렇지 않은 날이 더 많은 이용자라면 보험료가 아깝게 느껴질 수도 있다. ‘캐롯 퍼마일 자동차보험’은 운행거리에 따라 계산된 보험료에 기본료를 더해 월별로 납입할 수 있어 이용자의 비용 부담을 줄였다. 이용한 만큼만 결제할 수 있다는 사용방식의 차별화로 출시 3년 만에 가입건수 누적 100만건 이상, 갱신율 90% 이상을 달성하는 등 고객들의 높은 만족도를 차지했다.
제품 및 서비스의 사용방식을 대체하는 기법도 있지만, 사용방식에 나만의 차별화된 스토리를 넣어 살짝 비틀어주는 방법도 있다. 이 기법은 제품/서비스의 사용방식을 완전히 교체하는 것이 아니라 기능적/감성적/재미적으로 살짝 변주를 주어, 획일화된 제품 사용방식에 피로도를 느낀 사용자들에게 색다른 매력과 재미를 선사할 수 있다. 아래에서 각 사례를 살펴보자.
‘짜장라면’의 절대 강자, 농심 ‘짜파게티’의 위세를 흔드는 추격자가 나타났다. 오뚜기가 2022년 출시한 물버림 없는 짜장라면 ‘짜슐랭’은 복작복작 조리법을 적용시켜 뻔한 볶음라면 제조방식에 피로를 느꼈던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복작복작 조리법은 기존 조리법 대비 물을 200mL 적게 넣어 중간에 물을 버리는 조리과정을 생략한 조리법이다. 기존에 물을 많이 넣고 끓여 물을 버리고 다시 조리해야 하는 ‘짜파게티’의 번거로운 조리과정을 간소화시킴과 동시에, 건더기 스프가 온전히 우러난 국물을 이용해 더 진한 맛을 즐길 수 있다. 복작복작 조리법의 호평에 대한 화답으로 오뚜기는 해당 조리법을 자사 대표 볶음면인 ‘진짜장’, ‘진진짜라’, ‘크림진짬뽕’, ‘스파게티’ 등 봉지라면 5종에 확대 적용했다. 이런 선전에도 불구하고, ‘짜슐랭’이 아직 M/S 69%를 차지하는 짜파게티의 굳건한 1등 자리를 넘보기에 역부족인 건 사실이다. 다만 ‘짜슐랭’ 출시 이전까지 짜파게티가 점유율 80% 안팎을 넘나든 것을 고려할 때, ‘짜슐랭’이 짜파게티의 아성을 어디까지 흔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1912년 미국 출시 이후 전세계인들의 사랑을 받는 디저트 쿠키 '오레오(OREO)'를 국내에 선보인 동서식품은 재미난 마케팅 메시지를 사용하기로 유명하다. 동서식품이 2013년 론칭한 TVC “아빠와 함께 오레오’에서는 오레오를 맛있고 재미있게 먹는 방법을 제안한다. 해당 광고에서는 아빠와 아들이 오레오를 ‘(1)비틀어(Twist), (2)크림을 맛보고(Lick), (3)우유에 퐁당(Dunk) 찍어먹는’ 연출을 통해 기존의 샌드쿠키와 차별화된 섭취방식을 제공했다. ‘오레오’는 이렇게 기존의 사용방식에 스토리텔링 요소를 가미해 비틀어 줌으로써, 롯데샌드와 같은 경쟁 샌드류 비스킷보다 더 효과적으로 소비자의 관심을 끄는데 성공했다. 23년 2월 한정출시한 글로벌 아티스트 블랙핑크와의 콜라보 제품 ‘오레오X블랙핑크’를 통해 색다른 맛과 디자인을 선보이는 등 현재도 고객들의 눈과 입을 사로잡기 위해 다양한 도전을 펼치는 ‘오레오’의 앞날을 응원한다.
편의점에서 ‘기네스 드래프트’ 캔맥주를 사서 그대로 마신 적이 있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기알못이다! 아일랜드산 흑맥주 브랜드 기네스의 명성만 믿다가, 캔맥주의 첫 맛을 보고 ‘이걸 왜 마셔?’하고 실망했다면, 기네스를 제대로 즐기는 방법을 몰라서 그런 것이다. ‘기네스 드래프트’ 캔맥주는 까자마자 바로 입을 대고 마시는 게 아니라 반드시 잔에 따라 마셔야 한다. 캔맥주로 그냥 마시는 것과 잔에 따라 마시는 것의 맛이 이렇게 차이나는 이유는, 기네스 특유의 맛을 유지시키는 플라스틱 재질의 질소 공 ‘위젯’이 캔 안에 담겨있기 때문이다. 캔을 따는 순간 압력차로 위젯 안의 질소 가스가 뿜어져 나오기 때문에, (1)캔을 따고 5초를 기다린 뒤, (2)45도로 잔을 기울여 맥주를 잔에 따라주고, (3)맥주가 어느정도 채워지면 캔을 바닥과 수직이 되도록 세워서 끝까지 따르고, (4)맥주가 완전 검정색으로 변할 때까지 기다려야 기네스의 진정한 맛을 즐길 수 있다. 기존의 흑맥주들이 원료와 원산지에만 집중할 때, 기네스는 맥주를 마시는 사용방식을 비틀어줌으로써, 그들의 트레이드마크인 ‘퍼펙트 파인트(부드러운 크림거품)’을 완벽하게 즐길 수 있는 차별화된 음용 경험과 특별한 맛을 전달했다.
위의 두 기법은 사용방식을 아예 바꾸거나, 살짝 비트는 식으로 시장을 쪼개서 세분화했다면, 이번 기법은 각 방법을 조합하여 제 3의 사용방식을 만든다. 다시 말해 제품의 기능들을 합쳐서 여러 제품의 기능을 동시에 누리는 형태로, 같은 기능성의 제품을 조합하거나 / 다른 기능성을 조합하거나 / 여러 기능을 한번에 올인원으로 즐길 수 있게 제품의 사용방식을 재구성한다. ‘사용방식 합치기’는 제품의 기능을 동시에 누릴 수 있어 각각의 제품을 별도로 사용해야 하는 불편함을 줄이고 소비자에게 편리함을 제공한다는 장점을 갖는다. 지금부터 아래에서 각 사례를 살펴보자.
2018년 출시해 서울 한남동 매장 오픈런 등 품귀현상을 빚어낸 다이슨코리아의 ‘다이슨 에어랩 멀티 스타일러’는 드라이기와 고데기의 기능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헤어 스타일링기다. 본체에 여러 스타일의 배럴(드라이기 및 각종 스타일링 기구)을 헤어 드라이, 빗질, 스타일링 등 목적에 따라 교체할 수 있다. 다이슨만의 공기역학적 기술을 활용해 고온으로도 열손상 없이 스타일링이 가능하며, 미용실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한 스타일을 집에서도 간편하게 셀프스타일링으로 연출할 수 있다. ‘다이슨 에어랩’은 이렇게 다양한 기능과 사용 편의성으로 인해, 개당 약 70만원을 호가하는 상당한 고가의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가심비 소비(가격이 비싸더라도 일상에서 자주 사용할 수 있다고 판단되면 지출을 아끼지 않는 소비 형태)의 대표사례로 꼽히며 꾸준한 사랑을 받아오고 있다.
호주 최대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세노비스가 2010년 국내에 첫 출시한 ‘트리플러스’는 비타민 + 미네랄 + 오메가 3의 3 in 1 복합 건강기능식품이다. 기존에 서로 다른 기능성을 가진 건강기능식품은 개별적으로 제품을 구매해 여러 종류의 정제를 따로 일일이 챙겨야 하기 때문에 비용과 복용이 모두 부담될 수밖에 없었다. 세노비스 ‘트리플러스’는 비타민 10종, 미네랄 4종에 혈행 개선에 도움을 주는 오메가-3 500mg을 한 캡슐에 담아 한번에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는 멀티비타민 제품이다. 이러한 사용방식 합치기를 통해, 각기 다른 기능을 가진 영양제를 합쳐 비용 부담을 덜면서 복용의 편리함은 더하는 소비자 혜택을 부여했다.
오븐구이 치킨호프 프랜차이즈 '누구나홀딱반한닭’이 2019년 출시한 ‘치빵파티’는 치킨부터 사이드메뉴와 빵까지 다양하게 맛볼 수 있는 All-In-One(올인원) 제품이다. 기존 치킨 프랜차이즈에서는 메인메뉴(치킨)와 사이드 메뉴(빵, 샐러드, 감자튀김 등)을 단일메뉴로 따로 주문해야 했다. ‘치빵파티’는 빵, 치킨, 샐러드, 감자튀김, 소스를 한 번에 제공하는 메뉴로 소수 인원끼리도 양과 비용 부담없이 다양한 메뉴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맛있는 것을 다 몰빵했다’는 슬로건과 ‘얼굴천재’로 불리는 차은우를 광고모델로 활용하여, 파티에 어울리는 트렌디한 치킨 컨셉을 메뉴 특유의 풍성함과 눈이 즐거워지는 비주얼로 전달한다. 빵과 치킨을 조합해 취향껏 버거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이색 즐거움을 강조해 기존 치킨 메뉴와는 색다른 매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2020년 출시한 키즈액티비티 플랫폼 ‘애기야가자’는 누적 가입자수 100만명을 돌파하며 국내 영유아 부모들의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애기야가자’는 아이들과 함께 갈 수 있는 전국 2만 1천 곳에 대한 정보를 카테고리, 테마, 지역, 성향 별로 제공한다. 장소에 대한 정보 외에도 입장권 판매부터 육아용품 추천 및 판매, 리뷰까지 아이와 관련한 모든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 등록되는 콘텐츠는 소비자가 아닌 플랫폼 자체에서 직접 선정하고, 관련 정보 역시 내부 직원 및 서포터즈가 직접 확인을 거쳐 신뢰감을 높였다. 지난 팬데믹 속 야외활동이 제한되며, 아이를 위한 안전하고 믿을 만한 놀이터에 대한 정보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키즈액티비티One-Stop(한 곳에서 여러 기능을 한번에 할 수 있는) 플랫폼 ‘애기야가자’는 수많은 엄마아빠들의 육아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2014년 출시된 니베아의 ‘인샤워 바디로션’은 샤워 중 바르는 원스텝 바디로션이다. 샤워 중에 바디워시로 쓰면 샤워 중에 열리는 모공 사이로 영양성분이 침투하면서 물로 헹굴 때 형성되는 오일막으로 보습효과를 지속시킬 수 있다. ‘인샤워 바디로션’은 이름 그대로 바디워시와 바디로션의 기능을 합쳐, 샤워와 보습을 따로 했던 기존 사용방식의 번거로움을 해소했다. 샤워 후 따로 로션을 바르지 않아도 피부 보습을 유지할 수 있어 바쁜 출근시간에 준비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는 소비자 혜택을 어필하고 있다. 특히, 습기 많은 여름이나, 로션 특유의 끈적임을 싫어하는 사람들에게도 꾸준한 인기를 누리는 중이다.
지금까지 제품과 서비스의 사용방식을 (1)대체하고 / (2)비틀고 / (3)합치는 방법에 따라 시장을 쪼개는 컨셉팅 기법들을 살펴보았다. <사용방식 바꾸기>는 제품의 사용방식을 기존의 경쟁자들과 다르게 전달함으로써 [어떠어떠하게 사용하는] 나만의 고유 영역을 만드는 데에 사용한다. 그동안 계속 강조해왔던 다른 컨셉팅 방법과 마찬가지로, <사용방식 바꾸기>를 활용할 때는 해당 기법이 결국 소비자의 혜택으로 연결되어야만, 단순한 [차이(Difference)]에서 벗어나 [차별화(Differentiation)]로 이어질 수 있음을 명심하자.
지우개가 연필 위에 달려있는 ‘지우개연필’을 발명해 떼돈을 벌게 된 미국의 가난한 화가 지망생 ‘하이만’의 아이디어는, 단지 그림을 그리다가 지우개를 잃어버리지 않을 방법을 구상하면서 비롯된 것이었다. 위대한 발명품은 대단한 사건에서 탄생하지 않는다. 단순히 지우개와 연필을 합친다는 일상 속 작은 아이디어에서 출발하더라도 우리에게 엄청난 혜택을 가져다줄 수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평소에 소비자의 작은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사소한 혜택이더라도 그들은 두 팔 벌려 당신의 제품을 환영할 수 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