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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케티움 소선중 Mar 17. 2023

(7)고객 쪼개기 (뱀의 머리라도 노린다면)

차별화된 컨셉팅 원칙 7

TPO쪼개기 되짚어보기


 우리는 전 편에서 [차별화된 컨셉팅의 8가지 원칙] 중, 여섯 번째 방법인 <TPO 쪼개기>에 대해 알아보았다. 이 방법은 우리가 앞서 살펴보았던 유일/최초/최고가 되지 못하거나, 경쟁사 대비 비교우위의 포인트를 강조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시장을 다양한 기준에 따라 나눠서 먹는 ‘3티어(Tier)’ 방법에 속한다. 특히 자사 역량이 부족한 경우나 / 치열한 경쟁상황 / 제품간 품질차별이 어려운 / 경쟁&대체재가 너무 많은 시장에서 활용하기 좋다. 가장 큰 매력도를 가진 메인 시장을 내어주는 대신, 시장을 더 세분화시켜서 ‘작지만 명확한 내 영역이라도’ 챙기는 ‘쪼개기 컨셉팅’ 방식이다.

 

 ‘쪼개기 컨셉팅’ 방식에는 (1)TPO로 쪼개고, (2)고객으로 쪼개고, (3)사용방식으로 쪼개는 3가지 방법이 있는데, 우리가 지난시간 배웠던 ‘TPO쪼개기’는 ‘아침에 주스’처럼 '언제 ~~하는' ①시간(Time)으로 쪼개기, ‘차량전용 공기청정기’처럼 '어디서 ~~하는' ②장소(Place)로 쪼개기, ‘공부할 때 먹는 젤리’처럼 'ㅇㅇ할 때 사용하는' ③상황(Occasion)으로 쪼개기 등의 방법을 활용할 수 있다.


 물론 종종 '일요일은 짜파게티 요리사' 슬로건으로 유명세를 탄 ‘짜파게티’처럼 시장을 째고 들어가 메인 시장까지 잡아먹는 성공사례가 되기도 하지만, ‘쪼개기 컨셉팅’은 시장을 잘게 쪼개서 [나만의 영역]을 고객에게 각인시키는 ‘생존력’에 초점을 맞춘 방법에 가깝다. 이번 시간에는 ‘쪼개기 컨셉팅’의 두번째, <고객 쪼개기>에 대해 알아보려 한다. 




고객 쪼개기! – (1)데모그래픽, (2)라이프 스타일, (3)관여도에 따라 시장을 쪼개서 챙겨 먹는 생존방법 


"4050대 중년여성을 위한 패션앱 퀸잇이라고 알아? 우리 엄마한테 깔아줘야겠어~"        

"이번에 우리 사무실 옆에 직장인 전용 낮잠카페가 생겼다는데, 이따 가볼래?  

"영어학원 알아보는데 어디가 좋을까? 나같은 영알못은 왕초보영어 해커스톡이 좋다던데~"       


 시장을 TPO로 쪼개는 여섯번째 컨셉팅 방식과 마찬가지로, <고객 쪼개기>는 메인 시장은 내어주더라도 시장을 '고객(사람)의 특성'을 기준으로 더욱 세분화하여 [누구누구 전용 ㅇㅇㅇ]을 만드는 컨셉팅 기법이다. 경쟁이 치열하고 제품간 차별이 어려운 제품수명주기의 성장기/성숙기 시장에서, 확실한 [나만의 영역]을 구축하여 소비자가 나를 선택하는 명분을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시장을 쪼개는 방법은 크게 3가지가 있는데, 지금부터 (1)데모그래픽(인구통계학적) (2)라이프 스타일 (3)고객의 관여도에 따라 시장을 세분화하는 방법을 사례와 함께 살펴보자. 





고객으로 시장을 쪼개는 3가지 방법!


1. 고객 데모그래픽에 따라 쪼개기


 데모그래픽은 주로 마케팅 조사나 통계학에서 언급되는 경영 용어로, 소비자를 인구학적(나이・성별・직업・수입・교육수준) 요소로 나누어 파악하는 기준을 의미한다. 데모그래픽으로 시장을 쪼개는 방법은 위에서 언급한 인구학적 기준을 가지고 [ㅇㅇ 전용]이라는 의미를 만드는 기법이다.  폭발적이지는 않지만 소소하게 수요가 지속되고 있는 ‘남성용 립밤’(성별), 노인 전용 핸드폰 ‘실버폰’(나이), 아이들 전용 카페 ‘키즈카페’(나이), 임산부용 ‘튼살크림’(라이프스테이지) 등이 이에 해당한다. 더 자세한 사례를 아래에서 살펴보자. 


 2012년 출시한 한국오츠카의 '우르오스’는 피부관리를 귀찮고 번거롭게 여기는 일반 남성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남성용 올인원 화장품 시장을 이끌어오고 있는 브랜드이다. 2010년 이후 국내에 급격하게 확산된 꽃미남/그루밍족 트렌드를 타고 ‘남자도 화장품을 기능과 단계에 따라 써야한다’는 기능성 화장품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며 메인 시장을 이끌고 있었는데, 우르오스는 오히려 메인 시장이 아닌 ‘일반 남자’에 초점을 맞춘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였다. 


 우르오스는 화장품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이를 귀찮게 여기는 ‘일반 남성’의 입장에서 취향을 파악하는 데 집중했다. 스킨, 세럼, 로션, 크림 등의 ‘단계별 스킨케어’를 귀찮아하고, 제품 특유의 끈적임이나 번들거리는 느낌을 싫어하는 남성들을 위해 산뜻한 제형의 올인원 제품을 선보였다. 또한 ‘남자를 아니까’라는 브랜드 슬로건과 친근한 이미지의 남성모델(정우, 차태현, 이상이 등)을 활용하여, 본격적인 마케팅활동을 시작한2014년부터 동일한 커뮤니케이션 방향을 유지해오고 있다. 그 결과 우르오스는 연매출 천억원, 주요 온라인몰 시장점유율 1위, 남성화장품 브랜드 최초상기도(ToM / Top of Mind) 1위 등의 시장 리딩브랜드 위상을 거둘 수 있었다.


 2020년 론칭한 홈웨어 브랜드 '나른(Nareun)'은 트렁크가 남자만의 속옷이라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해 여성용 트렁크 ‘맨살 트렁크’를 출시하여 론칭 후 1년만에 31만장 판매를 돌파했다. 맨살 트렁크는 남성들만의 속옷으로 여겨졌던 트렁크를 여성의 신체구조에 맞게 재구성하여, Y존 압박과 습한 환경 등 기존 여성 삼각팬티가 가진 불편함으로부터 여성들을 해방시켰다. 여성 Y존에 맞게 만들어진 ‘브릿지 구조’로 착용감을 개선했고, 몸에 붙지 않는 가볍고 탄탄한 면 100%에 순면을 덧대어 통풍과 분비물 흡수 효과까지 더했다. 이러한 성능 덕에 ‘여성용 트렁크 팬티’라는 낯선 개념에도 불구하고, 기존 언더웨어로 불편함을 느꼈던 많은 여성들의 뜨거운 공감을 얻어내며 21년 대한민국 올해의 히트상품 대상을 수상했다.


<한국오츠카 ‘우르오스’, (주)다다엠앤씨 ‘나른’>


위와 같이 ‘성별’이라는 고객 데모그래픽 요소를 활용한 제품이 있는가 하면, 여기 고객 ‘연령’에 주력한 제품들도 있다. 
 종근당이 16년 출시한 벤포벨정은 개정된 의약품 표준제조기준을 적용해 ‘벤포벨S정’을 새롭게 출시하며 23년 ‘어른들의 비타민’ 슬로건을 내세운 신규 TV광고를 론칭했다. 벤포벨 S정은 메코발라민 성분을 보강해 어린 아이들보다 성인에게 필요도가 높은 육체피로, 간기능 개선 효과를 높였다. ‘만 19세 이상의 성인 전용 고함량 활성비타민’이라는 제품 USP를 강조하기 위해, 성인들이 일상 속에서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담아 제품 효능을 재치있게 전달하는 광고로 소비자들의 호평을 얻었다. 팬데믹 이후 더욱 치열해진 비타민 영양제 시장에서 ‘어른들을 위한 성인 전용 비타민’이라는 나만의 확실한 영역을 구축하여 세부 표적시장을 공략한 전략이다.


 2020년 9월 론칭한 온라인 패션 플랫폼 ‘퀸잇’은 4050 중년층 여성을 위한 모바일 패션 커머스 서비스를 운영해오고 있다. 팬데믹 이후로 4050여성들의 온라인 소비가 증가하긴 했지만, 이들이 기존의 2030 여성을 타겟으로 하는 에이블리, 더블유컨셉, 지그재그 같은 패션 앱에서 원하는 의류를 구매하는 건 쉽지 않았다. 퀸잇은 노출이 많고 타이트한 옷이나 보세 옷 대신 중년 여성이 좋아할 만한 브랜드 및 할인 상품을 전면에 내세웠고, 모바일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이들을 위해 단순하고 직관적인 UI/UX로 쉽고 편한 모바일 의류 쇼핑 경험을 제공했다. 또한, 일반 중년여성 모델을 활용한 다소 촌스러운(?) 영상광고를 통해 일반적인 중년 여성의 공감을 얻어내며 인지도를 쌓았다. 퀸잇은 론칭 약 1년만에 누적 다운로드 350만을 돌파하는 등 MZ세대를 타겟으로 하던 기존 패션플랫폼 시장에 큰 바람을 일으켰다. 4050 여성들이 얼마나 그들만을 위한 서비스를 기다려왔으며, 퀸잇이 그런 중장년층 여성들의 니즈를 잘 해소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성별, 연령뿐만 아니라 고객의 라이프 스테이지에 중점을 둔 제품도 있다. 글로벌 스킨케어 전문 브랜드 비오템의 ‘비오베르제뛰르’(BIOVERGETURE) 튼살크림’은 임산부들을 위한 바디 크림으로 유명세를 탔다. 프랑스어로 ‘흔적, 자국’이라는 뜻의 비오베르제뛰르 튼살크림은 실리시움 유도체로 매끈하고 탄력 있는 피부결을 유지해 주고, 셰어버터와 대두 오일 성분이 피부 보습과 유연성 향상을 돕는다. 임산부의 붉은선 튼살 완화효과와 파라벤 무첨가 등 순한 성분으로 ‘예비맘 필수 크림’이라는 별명을 갖게 되었다


<종근당 ‘벤포벨정’, (주)라포랩스 ‘퀸잇’, 비오템 ‘비오베르제뛰르 튼살크림’>




2. 고객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쪼개기


 앞서 살펴봤듯이 고객의 인구학적 특성에 따라서 시장을 쪼갤 수도 있지만,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서도 시장을 쪼개는 방법도 있다. 라이프스타일이란 사람의 생활 구조, 생활 의식, 생활 행동의 세가지 요소가 결합된 생활 체계로, 데모그래픽과 마찬가지로 마케팅이나 소비자 행동 연구의 주요 분석 과제로 여겨져 왔다. 사람들은 각자의 개성에 따라 각기 다른 라이프스타일을 가지는데, 지금부터 고객들의 다른 라이프스타일을 겨냥해 시장을 쪼깨서 공략하는 제품과 서비스들을 살펴보자.


 장기 출장 혹은 휴가를 떠날 때 숙박 예약으로 곤란한 일을 겪은 적이 있는가? 기존 숙박 플랫폼은 무조건 1박을 기준으로 가격이 나오고 한 달을 머물면 별도의 협상 과정을 거쳐 할인을 받아야 한다. [중장기 숙박 전문 서비스 플랫폼] ‘미스터멘션’은 이런 번거로움을 단번에 해결했다. 미스터멘션은 2016년 제주도를 중심으로 장기 숙박 서비스를 출시하여 소비자에게는 ‘제주 한 달 살기’, ‘강원도 한 달 살기’와 같은 중장기 여행객들을 위한 숙소를 확장해왔다.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와 휴가를 결합한 ‘워케이션’이 트렌드로 떠오르며 장기숙박이 이제는 하나의 라이프 스타일로 자리잡게 되었다. 팬데믹으로 한국 관광 업계가 직격탄을 맞은 상황에서도 미스터멘션이 누적 이용자수 400만명을 돌파하는 등 호황을 누릴 수 있었던 이유는, 많고 많은 숙박 플랫폼 사이에서 유일하게 장기 투숙객의 목소리를 들어주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한국타이어가 2022년 출시한 ‘아이온’은 고성능 전기차 운전자를 위한 [전기차 전용 타이어]다. 전기차는 힘이 모터에서 바퀴로 바로 전달되기 때문에 토크 전달력이 큰데다가, 약 200kg 배터리가 장착돼 차량의 중량도 무거워 타이어 내구성이 높아야 한다. 이 외에도 전기차에 장착되는 타이어는 낮은 회전저항, 저소음, 높은 접지력과 내마모성 등의 성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아이온은 위에서 언급한 전기차가 요구하는 성능에 최적화되어 있어 전기차 운전자들의 위험 부담을 한층 덜어주었다. 2022년 전기차 내수가 연 10만대를 돌파한 가운데, 전기차 전용 타이어에도 봄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미스터멘션’, 한국타이어 ‘아이온’>


 최근 고물가에 전기/가스요금 부담이 늘면서 에너지소비효율이 좋은 인덕션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데, 가스레인지보다 안전하면서 뜨거운 열기를 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만큼 관리가 까다롭다. 쿠팡의 생활용품 PB브랜드 ‘탐사’는 2022년 [인덕션 전용세제] ‘인덕션&하이라이트 클리너’를 출시해 인덕션의 올바른 오염 제거 방법을 제안하였다. 일반적으로 인덕션 상판의 기름때를 올이 굵은 수세미나 철수세미로 닦으면 세라믹 글라스에 흠집이 나 내열도의 손상을 가져올 수 있다. 인덕션&하이라이트 클리너는 자연유래 연마성분인 규조토를 함유해 부품의 결함을 방지하고 코팅 및 광택 효과까지 누리는 소비자 혜택을 부여하여, 인덕션 사용자들의 생활 속 불편함을 해결해주었다.


 주식회사 뉴플러스기획이 2021년 론칭한 ‘멍타냥택시’는 [반려동물 보호자 전용의 펫택시 플랫폼]이다. 멍타냥택시는 동물운송업을 가진 드라이버들과 이동이 필요한 반려동물 보호자 간 매칭 서비스와 동시에, 반려동물이 보호자 없이도 이동할 수 있도록 프리미엄 펫케어 서비스를 제공한다. 멍타냥택시에서 운영되는 택시에는 배변패드, 물티슈, 소통/세척 장비 등 반려동물 케어 장비들은 물론, 혹시라도 발생할 사건사고를 대비해 내부 CCTV도 구비되어 있다. 멍타냥택시는 반려동물과 함께 택시를 타려다가 승차거부를 당하는 등 이동에 제약이 생기거나, 반려동물 안전에 대한 불안감으로 심리적 불편함을 겪었던 반려인들의 고충을 해소시켜 주었다.


 미국 시계 브랜드 이원 타임피스가 2014년 출시한 ‘브래들리 타임피스’는 눈으로 보지 않고도 오직 촉감만으로 시간을 알 수 있어 시각장애인 전용시계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 브래들리 타임피스의 시계 원형 몸통 전면 부와 측면 부에는 각각 하나씩 총 2개의 구슬이 움직인다. 전면 부는 분침이고 측면 부는 시침이라 구슬의 위치를 만져 시간 확인이 가능하다. 점자 없이 세련된 디자인으로 고안해 장애 여부와 관계없이 멋져보이고 싶은 시각장애인들의 욕구를 충족했고, 비시각장애인들이 자연스럽게 시각장애인의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브래들리 타임피스는 출시 이후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로 손꼽히는 독일 레드닷 어워드, iF 디자인어워드 등 다수의 디자인상을 수상하며 기발한 아이디어와 유니크한 디자인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탐사 ‘인덕션&하이라이트 클리너’, 뉴플러스기획 ‘멍타냥택시’, 이원 타임피스 ‘브래들리 타임피스’>




3. 고객 관여도에 따라 쪼개기


 마지막으로 고객의 생활방식 외에 고객의 관여도에 따라 시장을 나누는 방법도 있다. 관여도란,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시 소비자가 정보 탐색에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는 정도를 의미한다. 마케팅에서는 제품에 대해 갖는 관심도, 즉 관여도에 따라 소비자를 Heavy User, Medium User, Light User 등으로 세분화하여 해당 타겟에 맞는 메시지로 타겟의 구매를 유도한다. 고객에 관여도에 따라 시장을 쪼개는 데 성공한 사례는 다음과 같다. 


 ‘왕초보 와요~ 해~커스 톡!’ 듣는 순간부터 귓가에 맴돌던 2015년 ‘해커스톡’의 CM송을 기억하는가? 왕초보라면 해커스톡을 이용하라는 굉장히 단순한 문구였지만, 이 광고는 전국의 영어 왕초보자들의 심금을 울리는 데 성공했다. 해커스톡은 하루 10분으로 심플하지만 확실하게 생활영어회화를 습득할 수 있는 영어말하기 강의이다. 기초영어 전문가와 함께하는 ‘왕초보의, 왕초보를 위한’ 영어말하기를 강조하며, 영어 공포증이 있는 영어 입문자들의 진입장벽을 낮추었다. 기존 영어교육 브랜드들이 교육의 효과나 토익/토익/회화 등의 전문 커리큘럼을 내세울 때, 해커스톡은 [초보자 전용] 영어교육이라는 접근방식을 통해 많은 사랑을 받으며 최근 ‘국내 1등 영어’로 큰 성장을 이루었다. 


 한국인삼공사(KGC)의 정관장이 2022년 출시한 ‘천녹한제’는 [녹용 입문자]를 위한 맞춤 제품이다. 녹용은 특유의 진한 향으로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겐 역하게 느껴져 복용이 어려울 수 있다. 천녹한제는 부담 없는 녹용 함량과 부드러운 맛으로 처음 녹용을 접하는 소비자들도 편안하게 제품을 섭취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주원료인 녹용농축액에 홍삼농축액, 숙지황, 구기자, 당귀 등을 배합해 녹용의 향을 줄이면서도 단기간에 기력을 보충할 수 있도록 도왔다. 이 밖에도 하루 두 포씩 총 10일분의 소단량 구성과 합리적인 가격을 내세워 건강식품 저관여 소비자를 공략했다.

                    

<㈜챔프스터디 ‘해커스톡’, 정관장 ‘천녹한제’>


 저관여자를 공략한 제품과는 달리 고관여자를 타겟으로 한 제품 및 서비스도 있다. 광학기기 전문기업 ‘니콘’은 최첨단 디지털 영상기술을 탑재한 [전문가를 위한 카메라]를 제안한다. 한 세기 가까이 축적해온 니콘만의 광학 및 정밀 가공에 관한 기술력을 기반으로, 플래그십 DSLR D6, 풀프레임 미러리스 Z, 거리측정기 COOLSHOT 등의 라인업을 제공한다. 제품 상세페이지도 전문용어를 포함해 매우 상세히 제작하여, 카메라 고관여자들이 제품에 대해 궁금해하는 정보를 보다 세밀하고 깊게 전달했다. 또한 공식 홈페이지 내에서 정기적으로 사진 콘테스트를 개최해 사진 전문가들의 승부욕을 자극하는 등 핵심타겟인 전문가들을 성공적으로 공략했다.

 

 ㈜푸드나무가 2019년 론칭한 ‘개근질마트’는 보디빌딩&피트니스 전문스토어로, [운동 전문가/마니아]를 위한 운동 용품 및 식단을 제공한다. 운동 고관여자들의 세분화된 니즈에 맞게 운동기구 및 헬스 용품들을 다양한 카테고리로 세세하게 분류하며, 대회준비용품은 별도 카테고리로 분리해 운영하고 있다. 홈페이지 내에서 헬스매거진도 별도로 운영하여 운동 고관여자를 위한 정보를 전달한다.


<㈜니콘이미징코리아 ‘니콘 카메라’, ㈜푸드나무 ‘개근질마트’>




고객을 쪼갤 때 중요한 것은, 세분화된 고객에게 맞는 신뢰요소 찾기

 

 지금까지 고객의 (1)데모그래픽 (2)라이프스타일 (3)관여도에 따라 시장을 쪼개는 방법들을 살펴봤다. 이처럼 고객쪼개기 컨셉팅 기법은 더욱 세분화된 고객의 특성을 바탕으로 [누구누구 전용 ㅇㅇㅇ]을 만들어, 경쟁시장 내에서 나만의 확실한 고유영역을 만들어내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고객에 따라 시장을 쪼개는 글짓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세분화시킨 고객들이 원하는 ‘특별한 혜택(Benefit)’을 넣어주는 것이다. 왜 남성전용인지, 왜 임산부전용인지, 왜 초보자용인지를 명확히 뒷받침하는 신뢰요소(RTB / Reason To Believe)를 가져야 고객의 공감을 얻어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는 우리가 앞서 살펴봤던 모든 컨셉팅 방법에 해당하는 핵심요소이기도 하다.


 4050 중년여성 패션앱 ‘퀸잇’의 초기광고는 촌스럽다는 이유로 2030대 커뮤니티 등에서 많은 놀림과 가십이슈를 만들었다. 그러나 실제 서비스를 사용하는 고객인 4050여성들이 보기에는 ‘나에게 딱 맞는, 나를 위한, 어울리는, 필요한’ 메시지를 맞춤으로 전달한 훌륭한 광고였다. (놀리고 욕한 사람들은 어차피 우리의 고객이 아니다.) 결국 퀸잇은 재무적 성장을 바탕으로 최근 톱스타 김희선을 모델로 기용하는 등 계속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사례처럼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얻으려고 하기보단, 내가 선택한 작은 타겟들만이라도 ‘제대로’ 공략하는 것이 훨씬 높은 성과를 얻을 수 있다. 마케팅의 가장 중요한 전제조건인 ‘자원의 유한성’을 상기시키면서, 모든 시장을 다 먹으려 욕심내지 말고, 작은 시장이라도 공략하여 확실한 결실을 얻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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