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그림책살롱 김은정 Mar 25. 2022

그림책육아 상담

내 아이는 왜 학교에 가기 싫어할까? <지각대장 존>


처음 학교에 입학한 아이는 아이는 아직 유치원과 학교의 차이를 실감하지 못합니다. 적응의 시간이 필요하지요. 지켜봐주는, 기다려주는 여유와 관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기입니다. 

오늘은 학교부적응으로 학교 가기 싫어하는 하는 아이를 우연히 <지각대장 존> 으로 그림책심리상담했던 사례입니다. (15년 전의 사례이고, 주인공은 가명을 사용했습니다)





학기 초만 되면 뉴스에 빠지지 않고 나오는 단골 메뉴가 있다. 그중 하나가 등교거부증이다. 어른들은 학교 가는 게 뭐 그리 어렵다고 등교 거부까지 하느냐는 분도 있겠지만 아이들에게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그렇다고 학교 안 가겠다고 버티는 아이들에게 잘한다고 하는 것은 아니다. 아이들을 만날 때마다 느끼는 건데, 아이들도 자기만의 고민이 있고 나름의 고집도 있다. 학교 가지 않겠다는 것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오늘은 매일 지각하는 명훈이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다. 이번에 소개하는 책에는 명훈이와 비슷한 문제를 겪는 존이 등장하는 <지각대장 존>을 살펴보자.   

  

⌜지각대장 존⌟존 버닝햄 글, 그림, 박상희 옮김, 비룡소

존은 학교에 가기 위해 아침 일찍 서두른다. 그런데 아침마다 존에게 신기한 일들이 펼쳐진다. 어느 날은 하구수에서 악어가 나타난 책가방을 물고 놓아주지 않아 한참 실랑이를 벌였다. 결국 장갑 하나를 던져주고서야 간신히 책가방을 돌려받을 수 있었다. 그렇게 학교에 갔지만 결국 지각이었다. 선생님은 존이 거짓말을 한다며 반성문을 300번 쓴 뒤 집에 가라고 했다. 존은 학교에 혼자 남아 늦게까지 반성문을 쓰고 집에 돌아왔다. 다음 날도 서둘러 출발했지만 덤블에서 사자 한 마리가 나와 존의 바지를 물어뜯었다. 간신히 나무 위로 피해서 위기를 모면했지만 또 지각하고 말았다. 선생님은 존이 지각한 이유를 믿지 않았고 오히려 더 화를 냈다.

  지난번 보다 더 많은 400번의 반성문을 구석에 서서 외치라고 했다. 존은 그 다음날 조금 더 서둘러 학교로 향했다. 다리를 중간쯤 건널 무렵 커다란 파도가 존을 덮쳤다. 존은 파도에 쓸려 내려갔다가 겨우 난간을 잡고 매달려 위기를 모면했다. 허겁지겁 학교로 달려갔으나 지각이었고, 선생님은 존의 말을 믿기는 커녕 방방 뜨면서 호통쳤다. 존은 교실에서 또 혼자 벽을 보며 전보다 더 많은 500번의 반성문을 쓰고서야 늦게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런 날이 몇 번이고 계속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다행스럽게도 등굣길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존은 지각하지 않고 학교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일까? 선생님이 천장에 있는 고릴라에게 붙잡혀 살려달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선생님은 고릴라가 괴롭히고 있으니 구해달라고 소리치고 있었다. 존에게 늘 거짓말이라고 몰아붙이던 선생님이 살려달라고 하다니. 하지만 존은 아무렇지 않게 통쾌하게 말했다. “천장에 커다란 고릴라 따위는 살지 않아요, 선생님.” 다음날 존은 학교에 가기 위해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 


명훈이는 내 딸과 2년 동안 같은 유치원을 다녔고 같은 초등학교를 다녔다. 초등학교 1학년 때는 같은 반 짝꿍이기도 해서 서로 친했다. 명훈이는 또래 아이들과 비슷한 키에 조금 마른 몸을 지녔지만, 이마에 ‘저 개구쟁이예요.’라고 쓰여 있는 것처럼 활달하고 재미있었다.     


보통 1학년 학기 초에는 학교 가는 길목마다 엄마와 아이가 함께 손잡고 등교하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나 또한 직장 맘이었지만 아침 일찍 나가지 않아도 되는 날에는 딸아이 손을 잡고 학교 가는 길을 동행했다. 정문에서 손을 흔들며 헤어지는 엄마도 있고, 실내화로 갈아신고 계단을 오르는 모습을 보고 헤어지는 엄마가 있는가 하면, 교실에 올라가 자기 자리에 앉는 모습을 보고서야 돌아오는 엄마도 있다.


이렇게 두 달 가량을 학교에 가는 길을 동행했을까? 등굣길에서 한 번도 만나지 못한 명훈이 엄마를 처음 만났다. 그것도 등교 시간이 훨씬 지난 시간이었다. 내가 딸 아이를 등교시키고 집에 잠시 들렀다 나왔을 때니까 적어도 1교시가 거의 끝날 무렵이었을 것이다.

“어머, 명훈 엄마. 어디 갔다 오세요?”

“학교요…‥.”

명훈이 엄마 목소리에는 기운이 하나도 없었다.

“그런데 목소리에 기운이 하나도 없네요. 무슨 일 있으세요?”

“일은 무슨 일요. 다 명훈이 때문이죠. 학교 한 번 보내려면 전쟁이에요. 전쟁!”

“아유, 저도 그래요. 밥 늦게 먹는다고 소리치죠. 한 가지 반찬만 먹어서 잔소리하죠. 옷 하나 입는데 무슨 굼벵이도 아니고.”

나는 가볍게 농담처럼 딸아이의 아침 일상을 이야기했다.

“그 정도면 전쟁이라고 하겠어요? 지금 명훈이 학교 보내고 오는 길이에요.”

“지금요? 수업 시작했을 시간인 것 같은데?”

“누가 아니래요. 선생님 앞에서 낯이 서야 말이죠. 다른 집은 아이들이 전학 가고 싶다고 하는데, 우리 집 엄마인 내가 전학을 보내고 싶어요. 참, 아영 엄마 이렇게 이야기 해도 돼요? 바쁜 사랑 붙잡아두고 이야기했네?”

“바쁘긴요, 아니에요. 지금 도서관에 가는 길인데 괜찮으면 같이 가면서 이야기 하실래요? 지금 도서관에 책 빌리러 가는 길이에요. 오후에 수업하려고 하는데 아무리 찾아도 책이 없더라구요. 어떠세요?”

나는 명훈이 엄마와 도서관 북 카페에서 커피를 마셨다. 명훈이 엄마는 지금까지 명훈이 때문에 아침 저녁으로 힘들었던 이야기를 시작했다.    

 

처음부터 명훈이가 학교 가는 것을 싫어했던 건 아니었다. 호기심이 많은 아이라 오히려 학교 가는 걸 손꼽아 기다렸다. 마트에 가면 항상 책가방을 사달라고 졸라댔다. 입학하기 전부터 크리스마스 선물로 책가방과 신발주머니를 사달라고 조를 정도로 학교에 가고 싶어했다. 입학 후 일주일은 학교를 잔 다니는가 싶었다. 그런데 잘 다니던 아이가 갑자기 안 가겠다고 울면서 난리를 쳤다. 왜 그러느냐 물어도 대답도 없이 울기부터 하니 답답했다. 여자애도 아니고 남자애가 우는 꼴을 보니 여간 밉지 않아 혼부터 냈다.     


다른 친구들한테 물어봐도 모른다는 말뿐이었다. 요전에 담임선생님으로부터 학교로 방문해달라는 전화만 받지 않았어도 이렇게 아이를 학교에 데리고 다니지 않았을 것이다. 명훈이는 밖에서 놀 때는 세상 걱정없이 놀다가도 학교 수게 하자거나 책가방 챙기자고 하면 신경질을 냈다. 아무리 물어도 명훈이는 대답하지 않았다. 학교 다닌 지 얼마나 됐다고 밥 먹듯이 지각이나 하고…‥.    

 

나는 섣불리 뭐라고 이야기 할 수가 없었다. 명훈이 엄마 입을 통해서만 들었지, 명훈이와 직접 이야기한 것이 아니었기에 조심스러웠다. 명훈이가 왜 학교에 가고 싶어하지 않는지, 왜 매일 울면서 학교에 가는지 이유를 알 수가 없다. 다만 명훈이가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매일 지각하는 데는 어떤 이유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이유를 표현하기 힘들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생겼을 거라는 짐작을 했다. 그러다가 도서관 그림책 토너에서 책 한 권이 눈에 띄었다. 그전에 어린이 도서관에서 수업할 때 사용한 책이기도 했다. 바로 위에서 소개한 ⌜지각대장 존⌟이었다.


나는 딸에게 강의나 상담이 없는 날 명훈이 데리고 집에 놀러오라고 했다. 딸아이는 좋다고 손뼉을 쳤다. 며칠 뒤 집에서 딸아이와 명훈이는 레고 블록으로 이것저것 만들면서 신나게 놀았다. 조금 출출할 무렵 아이들에게 물만두를 간식으로 내밀면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엄마, 나 저번에 명훈이랑 유치원에 갔다.”

“유치원에?”

“응, 학교 끝나고 유치원 앞 놀이터에서 노는데 선생님이 애들 데리고 나왔어.”

“좋았겠다. 예전 유치원 선생님도 보고, 놀이터에서 놀고.”

“아줌마, 저도 좋았어요.”

“그랬어? 이야~ 둘이서 놀이터에서 놀고 반가운 선생님도 만나서 좋았겠네.”

“아니요, 유치원 앞에서 놀아서 좋았어요. 선생님하고 놀아서 더 좋았어요.”

“그랬어? 유치원 앞에서 놀고, 선생님하고 놀고. 뭐하고 놀았는데?”

“처음엔 우주선 타고 놀았는데, 선생님하고 애들하고 모래놀이도 했고, 미끄럼 타라 때 기린반 선생님이 칭찬도 해줘서 재미있었어요.”

“이것저것 많이 놀았나 보구나. 기린반 선생님이 칭찬도 해주고?”

“네. 잘 논다고. 미끄럼 신나게 소리치면서 잘 탄다고.”

“엄마, 나도 칭찬받았다. 학교 가면 유치원에 안 오는데 자주 온다고.”

“유치원 놀이터에서만 논 게 아니라 유치원에도 갔었구나?”

“응. 선생님이 보고 싶잖아. 선생님도 우리 보고 싶었대.”

“아줌마. 유치원에 다시 다니면 애들이 놀려요?”

“음……아마도 학교 다니던 초등학생이 유치원에 다니면 어린 아이들이 신기하게 보지 않을까? 그런데 왜 유치원 다니고 싶은데?”

“아니네요!”     


딸아이가 유치원에 자주 놀러 간다는 것도 놀라웠지만 명훈이가 다시 유치원에 다니고 싶다고 한 말에는 더욱 놀랐다. 하지만 유치원 선생님과 친하게 지내면서 특별하고 좋은 경험을 많이 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고, 요전에 명훈이 엄마가 한 말도 생각났다. 

“명훈아, 혹시 존이라는 친구 알아?”

“존”

“엄마, 존이 누구야?”

“아영인 잠깐만. 엄마는 명훈이에게 물은 거야. 아영이는 잠깐 기다려주기.”

“몰라요. 우리 반에 존이라는 애 없는데.”

“여기 존이라는 친구가 있는데 한 번 같이 볼래?”

나는 명훈이가 지루하지 않도록 재미나게 그림책을 읽어주었다. 한 장을 다 읽은 뒤 넘기려 하니까 명훈이는 넘기지 못하도록 손바닥으로 책을 꾹 눌렀다. 나는 가만히 기다려주었다. 명훈이가 스스로 넘기거나 넘겨도 좋다는 신호를 보내올 때까지. 나는 아주 천천히 책을 읽었다.


“나도 벽 보고 서 있었는데.”

“존처럼?”

“네.”

“많이 그랬어?”

“쪼끔요.”

“마음이 좀 그랬겠는걸?”

“애들이 다 나만 봤어요. 나만!”

“애들이 명훈이만 봐서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겠다. 그런데 왜 명훈이만 혼자 벽을 봤을까?”

“벌로요. 학교에 늦게 왔다고 벌로 벽 보고 서 있으라고 했어요.”

“학교에 늦게 와서 선생님이 화났나보구나. 그래서 선생님이 명훈이 보고 벽 보고 서 있으라고 벌을 주셨나 보지?”

“네…‥.”     


명훈이는 한참 동안 말을 하지 않았다. 나는 명훈이가 먼저 이야기 꺼내기를 기다려주었다. 명훈이가 사는 아파트 단지 내에 유치원이 있고 그 유치원을 지나면 초등학교가 있었다. 명훈이는 유치원 앞을 지날 때마다 자신을 무척이나 예뻐해 주던 기린반 선생님을 찾아 창문을 기웃거렸다. 처음에는 선생님이 보이지 않아 다른 유치원으로 갔나 걱정했는데 이튿날부터는 선생님이 유치원 문 앞에서 아이들에게 인사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명훈이는 기분이 좋았다. 선생님은 명훈이에게 사탕을 주며 자주 놀러 오라고 했다. 명훈이는 아침마다 유치원 앞에서 그네를 타며 선생님을 보았고, 유치원으로 들어가는 꼬맹이 동생들을 보았다.


그렇게 한동안 유치원 놀이터 앞에서 있다가 학교로 갔다. 유치원에서는 아침 간식 먹기 전에만 가면 혼나지 않았다. 가끔 지각한다 해도 선생님은 엄마에게 일찍 보내달라는 말을 할 뿐이었다. 지각이 뭔지고 몰랐고 쉬는 시간이 뭔지도 잘 몰랐다. 초등학교도 유치원하고 똑같은 줄 알았다. 건물과 선생님만 달라지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학교 선생님은 늘 무서운 도깨비 눈을 하고 있었다. 처음 지각했을 때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며칠 뒤부터는 손 들고 서 있으라고 했다. 선생님은 명훈이에게 집에서 일찍 출발하라고 말했고 명훈이는 자신은 일찍 나온다고 대답했다. 그런데 선생님은 명훈이 말을 믿지 않고 다시 물었다. 그래서 똑같이 대답했는데 갑자기 선생님이 알림장에 ‘학교에 일찍 오겠습니다.’라고 쓰라고 했다.    

 

한번은 유치원 선생님이 명훈이에게 막대 사탕을 하나 줘서 입에 물고 학교에 갔다. 명훈이는 또 선생님에게 혼났다. 선생님은 명훈이에게 늦게 온 이유가 뭐냐고 물었다. 명훈이는 유치원 선생님 만나서 놀다 왔다고 이야기했다. 선생님은 초등학생이 왜 유치원 선생님과 놀다 왔냐며 친구들 많은데 큰소리를 치며 혼냈다. 명훈이는 너무 창피했다.     


학교 가기도 싫었고 숙제하기도 싫었다. 선생님이 하라고 하는 건 다 하기 싫었다. 교실이 아닌 곳에서 친구들과 노는 게 훨씬 좋았다.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자전거 타며 놀면 학교에서 슬펐던 일들이 기억나지 않아 좋았다. 엄마가 숙제해라, 알림장 가지고 와라, 하는 소리가 왜 그렇게 무서운지 명훈이는 화가 나서 소리치고 싶었다. 엄마는 명훈이 마음도 모르면서 왜 자꾸 학교에 가자고만 하면 우느냐고 화를 내고 혼만 냈다. 학교 선생님은 유치원에서 있었던 일을 그래도 얘기만 해도 손드는 벌을 세우거나 친구들 앞에서 창피를 줬다. 엄마도 내가 하는 말을 아무것도 믿지 않고 야단부터 쳤다.     


“아침에 일어나는 거 정말 싫어요.”

“많이 뛰어놀아서 피곤해서 그런걸까?”

나는 일부러 다른 쪽으로 이야기를 돌려보았다. 명훈이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얼마나 학교 가기 싫어하는지 알고 싶었다.

“아니요, 엄마가 ‘학교 가자! 라는 말을 하면서 깨우면 오줌이 나올 것 같아요. 싫어요.”

초등학교 1학년은 여덟 살이긴 하지만 늦은 일곱 살이라고 봐야 한다. 아니, 일곱 살의 연장선에 있는, 아직은 어린아이라고 봐야 한다. 2학기가 되면 그나마 진정한 1학년이라고 볼 수 있다. 그만큼 1학년 1학기 때의 아이들은 유치원의 규칙과 학교 규칙의 차이점을 잘 모른다. 유치원에서는 계단에서 뛰거나 다른 친구들에게 위협적인 행동이 아니라면 크게 야단을 치지 않고 야단맞을 일도 많이 없다. 또한 유치원 선생님은 아이를 혼낸 뒤 사탕이라 선물을 주면서 아이들을 위로해주고 금세 마음을 달래준다. 점심시간이면 아이들 입맛에 맞게 음식이 나오고, 음식을 남긴다고 해도 아이를 윽박지르고 혼내기보다는 구슬리고 타이른다.     


하지만 학교에 들어가면 달라진다. 아무리 1학년이어도 초등학생은 초등학생이기 때문에 학교에서 만든 규칙을 지켜야 한다. 그 규칙을 잘 자키기면 칭찬을 받지만 그렇지 못할 시에는 벌을 서거나 선생님에게 따로 훈계를 들어야 한다. 등교 시간도 정해져 있고, 점심 메뉴도 집에서 먹는 것과 다를 게 없다. 평소 싫어하는 나물도 먹어야 하고, 돈가스나 햄을 더 먹고 싶ㅍ어도 골고루 먹어야 한다. 음식을 남기면 교실 뒤 자기 이름이 있는 스티커 판에 빨간 스티커가 붙는다. 발표를 잘하면 녹색 스티커가 붙는다. 학교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스스로 자신의 역학을 알아서 찾으라고 말한다.      


살아 있는 교육이란,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공부하는 것이다. 스티커 제도가 체벌 없이도 아이들을 바르게 이끌어가는 방법 중 가장 좋다고들 한다. 그러나 어린아이에게 오히려 심한 경쟁심을 일으키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 때문에 남의 것을 탐내는 경우도 생기는데 부정적 결과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스티커 하나로 아이들이 울고 웃는 세상이 정말 아이들을 위한 것인지 묻고 싶다.


아이들이 학교 규칙이나 규율을 익힐 때까지 조금 여유를 준다면 어떨까? 아이들 적응을 도우면서 조금씩 변화를 주는 방법도 있을 텐데 엄마들의 조급증처럼 학교에서도 조급증을 보이는 건 아닐까? 이 조급증이 아이들의 등교 거부로 연결되는 건 아닐지. 물론 명훈이 사례처럼 모든 학교 선생님들이 그렇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아이 입장에서 아이들 마음을 잘 헤아려주는 선생님이 훨씬 많다. 미리 아이들의 개성과 성향을 잘 파악한 뒤 아이들 편에서 함께 성장을 돕는 선생님들이 많다. 아이가 학교에 초반 적응이 어려울 땐 선생님과 학생, 부모님이 원활하게 소통하고 조금 기다려주는 여유가 필요하다. 그렇지만 학교 선생님이 아이들 보며 지도하면서 행정 업무까지 해야 하는 상황들을 고려한다면 이것도 마음처럼 쉽지 않다.     


명훈이는 그 후 어떻게 변했을지 궁금해 할 것이다. 그러나 나는 명훈이의 변한 모습을 쓰고 싶어서 사례를 담은 게 아니다. 엄마에게 아무것도 말하지 않고 혼자서 울고 있었던 명훈이가 간단한 그림책 한 권을 통해 자연스럽게 대화를 시작했음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아이들과의 대화를 끌어내기가 어려울 수 있다. 사춘기 아이라면 더더욱 힘들다. 하지만 손 놓고 볼 수만은 없다. 이럴 때 집에 있는 그림책을 활용하면 생각지도 못했던 해결책이 생각지도 한다. 생각보다 더 좋은 결과를 나타내는 경우가 종종 있기에 그림책이나 작은 책, 소품을 활용하여 이야기의 물꼬를 열 수있음을 이야기하고 싶다. 또한 진심은 진심을 알아본다. 진심을 담아 아이가 하는 말에 귀를 기울여주었으면 좋겠고, 그림책으로 다가가면 더없이 편하게 아이 마음을 읽을 수 있다는 걸 말하고 싶다.     





이 글은

제가 2010년에 쓴 <엄마랑 아이랑 책에서 해답찾기> 책이 2020년 계약만료로 절판되었습니다. 책 내용을 목차별로 원고 수정 및 재작성하여 쓴 글입니다.

2월부터 1주일에 책의 한 꼭지씩을 올리고 있어요. 아이를 육아하고 계시는 양육자 분들, 상담현장에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아이를 찾은 맞벌이 엄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