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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된다는 건 뭘까?

미혼모시설이용자의 마음힐링을 위한 그림책 독서치료 <내가 나를 골랐어>

by 그림책살롱 김은정

#문득슬픔



어른이 된다는 건 뭘까요?


어린 이 친구들의 책임감 있는 엄마 역할에 오늘은 마음에 부담을 주었습니다. 실존적 존재로서의 현실감까지요.


초반에는 활기차고 아무렇지 않은,

슬픔과 역경을 본인이 나이스 한 선택으로 치부하기 좋은 낙관성으로 말이죠.


그림책을 읽어주는 동안

이 친구들의 얼굴빛은 어두워지기 시작했습니다. 말 수는 거의 사라졌고요.


육아와 현실의 맞닥뜨림.

비켜갈 수 없는 지금의 현실.

자유를 꿈꾸지만 단단한 벽에 부딪치는...


그림책독서치료(그림책 집단상담 8회기 프로그램)중 2회기인 오늘,

저는 상담자 자기개방을 했어요.

서른한 살에 출산,

서른두 살에 이혼,

24년 동안 싱글맘으로 살아온 쉰 다섯 살의 어느 중년의 이야기요.


이 친구들의 마음 알다마다요.

저보다 더 힘들게 견디고 있음을 알다마다요.


부모가 자녀를 고를 수 없다지만

자녀가 부모를 고를 수 있다면?

내가 나를 골랐어.jpg

오늘 집단상담을 마치고 돌아오는 저녁 퇴근은 문득 슬픔요.


사이드미러의 큼직함도, 도시 속 작은 성냥갑 같은 빌딩도, 어둑한 밤길을 네온사인이 밝혀도 번져 보이는 건 왜일까요?


어른으로 시선이 아닌,

아이를 키우는 동료의 시선이 물씬 풍기는 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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