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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림책살롱 김은정 Aug 29. 2019

어른Do읽는그림책 13-어둠을 무서워하는 꼬마 박쥐

걱정과 두려움을 이기는 방법

  걱정은 여러 가지로 마음이 쓰이는 감정을 의미하며, 불안의 일종입니다.

걱정은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부정적 예측을 하여 예방하려는 생존본능이지만, 이러한 생존본능이 지나치면 건강을 해치는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걱정이라는 말에는 ‘불필요하다’는 것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하는 걱정거리의 절반 이하인 40%는 절대 일어나지 않을 사건들에 대한 것이고, 30%는 과거에 이미 일어난 사건에 대한 것이며, 22%는 사소한 것들에 대한 것이다. 나머지 4%만이 우리가 바꿀 수 없는 사건들에 대한 걱정이다.  -어니 j. 젤리스키 ‘느리게 사는 즐거움' 중에서-


  우리가 일반적으로 하는 걱정은 대부분 일어나지도 않을 걱정을 하면서 전전긍긍하고 셈입니다. 4%가 우리들이 하는 진짜 걱정하고 말하는 어니 젤리스키의 말을 빌어 역설적으로 표현한다면 최소한 96%는 ’우리가 해결했거나 바꾸어 왔기에 더 이상의 걱정이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걱정보다 더 무겁고 지나친 감정은 두려움입니다. 옛부터 두려움은 인간의 생존과 직결된 감정이어서 이성적 판단보다는 감각적으로 느끼기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반응한다고 합니다. 무의식적 두려움에 대한 표현은 인간에게 있어서는 자신의 부족이나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는 두려움이 필수적이기 때문입니다. 모든 것이 안전하다고 느낀다면 두려움이나 걱정 따위는 없을테니까요. 언제 쳐들어올지 모를 다른 영역의 종족과 싸워서 이겨야하기 때문에 전쟁에 대비하기 위한 두려움도 존재했습니다. 부단 인간만이 아닙니다. 두려움은 동물세계에서도 존재하는 기본 욕구 감정입니다. 이러한 본능을 충족시켜 주기 위해 동물들은 유약하고 작은 동물일수록 청각이 더 예민하게 반응할 수 있게, 기능이 최대한 민첩하게 반응할 수 있게 진화되어 모든 신체기능이 발달합니다. 인간의 1000배가 넘은 청각과 시각기능, 신체적으로 오래 달릴 수 있는 심폐기능, 순간 가속을 내어 급박한 위기 상황을 이겨낼 수 있는 근육 등으로 언제 어느 때에 당할 위험에서부터 최소한 방어하기 위해서는 낯선 것에 대한 두려움이 생존의 필수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생존의 반응으로 나타난 감정이 걱정과 두려움인데 두려움은 무의식적으로 반응하기 때문에 본인도 모르는 사이 인식되어 오래 남게 됩니다. 그러나 두려움을 주는 그 무엇(사건, 상황, 시간이나 장소 등)이 사라졌음에도 사람에게는 생각 어딘가에 남아 오래도록 괴롭히기도 합니다. 두려움이 지나치면 증세를 나태내기도 하여 불면증이나 부정맥박 등으로 심리적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걱정이나 두려움을 극복하거나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있을까요? 있다면 무엇이 있까요?    

심리치료에서 지혜와 자비의 역할⌟ 크리스토퍼 거머(Christopher K. Gemer)‧로널드 시걸(Ronald D. Siegel) 편저 / 서광스님, 김나연 공역에서 하버드 교수가 말하는 ‘걱정 없애는 5가지 방법’을 보면,  

-두려움은 당신과 당신의 생각과 다르다 : 때때로 생각은 순전히 스스로 기만한다. 당신이 생각한다고 그게 진짜가 아니다.
-두려움에 대해 관찰하라, 판단하지 말고: 생각을 끊으려 들지 말고 인정해라. 대신 그 생각들이 둥둥 떠다니게 둬라. 괜히 치고받고 하지 마라.
-두려움 때문에 정신을 흩트리지 말고 주위에 녹아들어라: 스마트폰이나 즉흥적인 것에 시간을 쏟지 말고 스스로에게 곱씹는 생각이 있는 감각에 집중해라
-두려움으로 인한 나쁜 생각엔 ‘나쁜 생각’이라는 딱지를 붙여놓아라: 나쁜 생각을 인정해라. 단 그 생각을 인정하고 그 나쁜 생각에 명명해라
-그래서 결국, 감각으로 돌아와라: 머물고 있는 그 생각에 빠져 나와 주변 사물과 사람에게도 관심을 기울여라.

로 되어 있습니다.


  또 다른 저자 조지 월튼(George Walton)은 저서⌜Why Worry?⌟에서 ‘걱정 없이 사는 지혜 9가지’로 두려움에 대해 조금 더 구체적인 해결방법은 내 놓았습니다.

-걱정을 없애려 하지 말고 몰아내라: 걱정은 그만하고 다른 일로 몰아버리는 것이 낫다
-필요 이상의 집요한 생각이 걱정을 만든다: 생각이 집요해지기 전에 떨쳐버리려는 연습을 하자
-어리석은 고집이 걱정을 낳는다
-의심의 노예가 되지 마라
-이미 일어난 일은 걱정하지 마라
-아프다고 생각하면 정말 아프게 된다
-잠을 방해하는 긴장을 풀어라
-여유를 가져라
-불가능한 일에 매달리지 마라


  걱정과 두려움에 대한 내용을 담은 심리치료서나 자기계발서 들을 살펴보면 거의 비슷한 해결방법을 제시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를 토대로 저는 조금 더 선명하고 이해하기 쉽게 ‘두려움을 극복하는 방법 4가지’로 만들어 보았습니다.    


1. 인식하기
두 감정들은 생존본능으로 생겨난 무의식으로 나타나는 것이라면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지금 내가 두려워하고 있구나‘를 먼저 인식하여야 한다. 내가 지금 표현하는 감정이나 나타나는 행동의 근원적 감정이 ’두려움‘이라는 것을 알아차려야 합니다. 이 알아차림을 잘 하기 위해서는 내가 반복적으로 하는 말이나 행동, 그 상황을 떠올려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인식은 의식적으로 상황을 떠올려보고 그 안에 여러 가지 겪었던 과거의 일들, 그리고 그 안에 숨겨두었던 과거의 감정을 살피고 관찰해 볼 수 있는 단초가 되기 때문입니다.
2. 탐색하기
내가 그러한 두려움이 들 때 나타나는 행동들을 찬찬히 살펴보며 관찰해 보아야 합니다. 스스로를 점검하고 관찰하다 보면‘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무엇’인지, 즉 두려움의 진짜 실체를 알 수 있습니다.
3. 점검하기
두려움을 주는 대상이 누구인지, 그러한 대상과 맞닿는 장소나 시간은 언제인지, 상황은 어느 때 발생하는지 등을 점검하여야 합니다. 그러면 이 두려움에 대해 피해야 할 것인지 아니면 직면해서 극복할 것인지에 대한 판단하기 용이합니다. 아무 근거 없이 두려움이 온다고 해서 무조건 피하거나 맞불로 나가는 것도 현명하지 않습니다.
4. 직면하기
직면하기는 바로 두려움에 맞설 ‘용기’를 말합니다.

  두려움의 상황을 피해야 하는지, 피하는 게 능사가 아니라면 어떻게 하면 극복할 수 있는지 스스로에게 자문해보고, 자문이 어려우면 지인의 도움을 받아 극복 할 수 있습니다. 이 때 필요한 것이 직면, 즉 그 상황에 마주할 용기가 필요합니다. 지금의 두려움이 스스로 또는 타인의 도움을 통해서도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면 과감히 버려야 합니다. 그것은 어니 젤리스키가 말한 ‘바꿀 수 없는 상황에 대한 두려움’으로 간주하고 스스로가 개입하여 오래도록 끙끙 거릴 목록에서 제외시켜야 합니다. 두려움에 맞설 자신이 없거나 자신의 건강가지 침해하는 두려움이라면 과감히 버리고 나의 몫이 아니라 여기며 그 오래 묵고 고인 늪에서 빠져나오는 결정을 하는 것도 직면이자 용기입니다.




  도서관에서 그림책을 활용한 자존감 향상 성인글쓰기 수업을 할 때입니다. ⌜어둠을 무서워하는 꼬마 박쥐⌟그림책과 함께 ‘자신의 사춘기의 걱정이나 두려움은 무엇인가’에 대한 발문(화두)를 던지며 시작하였습니다.

  대상들 마다 지나온 사춘기를 떠올리며 회상에 잠겼다가 ‘대학시험에 떨어지면 어쩌지?’, ‘친한 친구가 이사를 가면 분명 혼자 남겨질게 분명해’, ‘부모님이 심하게 다투는데 이혼하면 난 누구랑 살까?’ 등등이 많은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그 당시에는 이것들이 가장 큰 근심이고 걱정이고 두려웠을 상황이었을 것입니다. 그 상황을 조금 벗어난 시점에는 그 큰 두려움은 ‘별게 아니네’로 변한다는 것도 알았고, 성인이 된 지금 나이에서는 또 다른 걱정과 두려움이 나타납니다.

  그래서 그 예전의 것은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에피소드에 불과한 것이었다고 말합니다. 자존감 향상 글쓰기에 오신 이분들께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과 ‘두려움의 극복방법이 잘 표현된 장면’을 골라보라고 했을 때 대부분 이 장면을 선택하였습니다.

  꼬마박쥐가 가장 무서워하는, 가장 어두운 방 구석으로 가서 리자가 준 손전등을 들고 두려움의 대상이 유령에게 한 걸음 한 걸음 천천히 다가가며 똑바로 유령을 바라본 장면입니다. 리자의 도움으로 손전등을 켠 채 가장 두려워하는 유령의 대상을 직면하면서 바라본 실체는 어떤 것이었을까요? 꼬마박쥐가 가장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유령의 실체는 사실 유령이 아니라 옷걸이에 걸린 모자와 긴 외투라는 사실을 보았습니다. 이를 본 꼬마 박쥐의 표정을 처음으로 밝아졌습니다. 가장 큰 두려움이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 어둠을 무서워하는 꼬마박쥐가 아닌 자신의 본성을 이해하고 더 멀고 어두움 곳으로 여행을 떠납니다.


  아주 간단하지만 이 그림책만 보아도 두려움은 일어나지 않은 미래에 대한 극한 걱정이 표현된 감정이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생각이 상상이 되고 상상이 마치 현실에 있는 것처럼 느끼는 그런 환상들을 직면하고 맞설 용기가 필요합니다.

  두려움(Fear)에는 두 가지 뜻이 있다고 합니다. ‘다 잊고 도망가라’와 ‘모든 일을 대면하고 일어나라’라고 합니다. 지그 지글러(Zig Ziglar) 미국 작가는 두려움에 대해, 그 뜻이 어느 것에 딸려 있느냐 ‘당신에게 달려 있다’고 가 말한 것으로 미루어 짐작컨대 두려움은 도망가고 싶은 강력한 정서적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이기도 하지만 이것을 극복하려 노력한다면 어떠한 일도 이겨낼 수 있다고 봅니다.


두려움의 실체는 ‘직면’하려는 용기 속에서 지극히 작아지고 힘을 읽어버리게 됩니다.


두려움은, 보이지 않는 실체를 과장해서 보기 때문에 생겨나는 마음의 걱정이다

<엄마랑 아이랑 책에서 해답찾기> 저자

그림책심리치료전문가

이움심리상담연구소 대표https://blog.naver.com/7monaco

그림책심리지도사 과정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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