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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림책살롱 김은정 Dec 11. 2019

[고그답]고민에그림책으로답하다14-고집불통4번양

고집 센 양을 이긴 방법은, '요청'입니다 

[고․그․답]고민에 그림책으로 답하다 14-고집불통 4번 양   

 

Q. 저는 왜 누가 시켜서 하는 건 정말 하기 싫을까요? 

남들이 하지 않는 거, 하기 싫은 건 하는데 말이죠. ‘독특하다, 고집이 쎄다’ 하는 소리를 자주 듣습니다. 일 잘해서 상사한테 아부하고 시키는 대로 하면 좋은 기회 많았을 거라는 이야기도 자주 듣는 편인데요, 저는 제가 싫으면 싫거든요. 지금도 잘 살아왔고 저는 제 성격이 마음에 듭니다. 그런데 겨울이라 그런가요? 갑자기 ‘나이 더 들기 전에 그런 못된 성격 고쳐야 시집 올 여자 덜 고생시킨다’라는 말이 귀에 맴맴 돌아 답답해 집니다.


A. 부모님들도 다르고 살아온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사람들 마다 말하는 태도나 버릇, 먹는 음식이나 좋아하는 책, 그리고 성격, 가치관도 다양합니다. 그 누구 한 사람의 성격이 ‘완벽하게 좋다, 끝내준다’라고는 더더욱 할 수 없습니다. 또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기 성격에 만족해하지 않기도 하구요.     


어떤 일을 함에 있어 시키면 잘 하는 사람이 있는가 반면, 맡겨주면 잘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자발적으로 하는 것을 즐거워하고 자신이 선택한 일에 기쁨을 느끼는 사람,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해야 할 때도 있으나 피할 수 있으면 피하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해야 하는 일을 하면서 현실에 노력하며 최대한 애쓰면서 살고 있습니다. 어디까지나 성격을 개조하는 것이 아니라 적응하려 애쓰며 쓰담쓰담 하며 살아요. 보통은 공식적인 자리에서 타인에게 피해를 주면서 까지 자기 고집을 피우지 않는다면 자기 삶의 방식대로 살아갑니다. 그러다 보니 일에 흥미도 떨어지고 행복지수도 낮아지게 되는 때가 종종 있게 됩니다.   

  

음... 못된 성격이라는 게 뭘까요? 

주변에서 말하는 성격에 부합되는 건 뭘까요? 시키는 일을 군소리 없이 하고, 남들이 하니까 그대로 하는 게 성격은 좋은 성격이고, 남들과 다르게 하는 것은 독특하며 신기한 것인가요? 제가 만난 분들 중에 자신의 의사를 분명하게 표현하는 것이 마치 죄인처럼 취급 받고, 별스런 사람으로 오해 받아서 힘들어 하시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또 ‘고집이 세고 다루기 힘들다’ 하는 말을 듣는 다는 분도 계셨구요, 반드시 모든 일에, 모든 말에, 모든 행동에 그대로 수긍을 해야 하는 일은 아닙니다.  

   

물론 그런 상황에 처해져 있다고 한다면 달라집니다. 가령, 전쟁에서 내가 총을 겨누지 않으면 가족이나 자신의 신변을 위협받을 수 있다면 명령에 따라야 합니다. 자신의 신변에 가해하는 상황이거나 타인의 해하게 되는 경우가 아니라면 일이나 상황에서 변동이 있을 수 있고, 자신의 의사에 반하여 말을 한다고 해서 그 사람이 고집이 쎄고, 시키는 일보다는 자발적인 일을 잘 한다고 해서 시집 장가를 가지 못하는 건 아닙니다. 서로에게 마음이 있고,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하는 환경에 있다면 서로의 필요에 의해 삶을 운영하거나 가게를 꾸릴 수 있거든요.    

살면서 고집 한 번 부리지 않고, 타인의 말에 순종적으로 따라만 가는 사람이 몇 이나 될까요? 다 자기만의 방식대로, 자기만의 행동양식과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옳고 그름의 판단의 도구로서 자기의 개성을 무시하거나 타인으로 묵시되어서는 아니되겠지요. 그렇지만 방법은 있습니다. 이 방법이 잘 표현된 그림책이 있습니다.


오늘 소개해드리고 싶은 그림책은 

마르가리타 델 마소 글, 그리디 그림, 김지애 옮김, 라임 출판사의

<고집불통 4번 양>입니다.

얼굴이나 몸집이 하얗고 순한 성격의 대표로 지목되는 양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주인공 4번 양은 다른 양과 달리 까난 얼굴과 까만 털을 가지고 있어요. 자기만의 개성도 강해서 친구들과 종종 마찰이 있지요. 이 책에서 양들이 하는 일은 잠이 쉽게 들지 못하는 사람들 꿈에 나타나 ‘양 한 마리, 양 두 마리, 양 세 마리..... 양 아흔 아홉 마리’의 숫자를 세며 잠을 재우는 일입니다. 잠 못 이루는 미구엘을 잠들게 하는 일을 하는 양들의 이야기입니다.

미구엘이 잠들 때 마다 나타나서 줄을 서야 하는데 4번 양은 

‘오늘 따라 정말 줄서고 싶지도 않고,

시켜서 하는 일을 더 하기 싫고, 

왜 매일 같은 일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줄을 서지 않겠다고 때를 씁니다. 미구엘이 잠들려고 침대에 누웠는데 나타나지 않는 고집불통 4번 양 때문에 골치아프다는 다른 하얀 양들. 어느 날 빠른 우편으로 4번 양에게 편지가 한 통 옵니다. 그 편지를 받고 4번 양이 사라졌는데요 어디로 갔을까요?


아주 신기하게도, 그렇게 말 듣지 않아 힘들게 했던 고집불통 4번 양은 잠 못 이루는 미구엘 곁에서 편안하고 빨리 잠들 수 있게 어깨동부를 하고 있습니다. 어떤 내용의 편지였기에 고집불통 4번양이 누구보다 높게, 누구보다 높이 뛰었을까요? 

“4번 양에게,
네 도움 없이는 도저히
잠을 잘 수가 없어.
그러니 제발 지금 뛰어 줘.
부탁이야!“
     -미구엘

강요로 해야 하는 일은 누구나 하고 싶지 않습니다. 더구나 강요가 지나치거나 강제로 동원되는 일은 더더욱 하고 쉽지 않지요. 만약에 어떤 일을 함에 있어 타인의 도움이 필요로 할 때는 해야 하는 당위성에 앞서 ‘부탁’ 또는 ‘요청’이 있어야 합니다.     


누가 봐도 고집불통이고, 자기가 생각해도 남과 다른 고집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사람이 스스로 마음이 동요되고 움직일 마음이 있다면 바로 실천하는 행동이 나오게 됩니다. 여기 그림책 ‘고집불통 4번 양’처럼 말이죠.    

제게 고민을 말씀주신 분도 자신이 하고 싶은 일, 자기가 없어서는 안 되는 일이나 상황,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거나 요청이 있을 시에는 아마도 그 누구보다도 성심껏 위하고 노력하며 문제를 해결해 주도록 마음을 쓰실 것입니다. 남과 다르다고 해서 문제가 되기 보다는, 자기 주관이 뚜렷해서 마찰이 생길 수는 있지만 이상한 사람도 아니고 세상에 필요치 않은 사람이 아닙니다. 범하거나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기의 색을 내고 살아가는 것도 필요합니다.    


이 책은 외모나 성격으로 인해 차별받은 경험이 있는 대상, 남과 비교의식을 많이 하는 사람, 열등감이 있는 사람, 자기 주관이나 생각이 강해서 상처 받은 경험이 있는 대상에게 추천드리는 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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