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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림책살롱 김은정 Dec 13. 2019

[고․그․답]고민에그림책으로답하다 15-이웃사촌

[고․그․답]고민에 그림책으 로답하다 15-이웃사촌    


Q-1. 정년퇴직한 돈과 그간 모은 돈으로 집을 하나 장만했습니다. 

출가한 큰 딸이 손주랑 놀러오면 그래도 넓직한 거실에서 가족들이 모이면 좋겠다 싶어서 조금 무리해서 집을 헐고 공사를 하기 시작하면서 옆집과 의가 상했습니다. 5층으로 높이면서 허가 나온 구조물에 변경을 했는데 햇볕이 들지 않고 우리 집과 자신의 집이 불과 몇 미터 안 되어 내부가 속속들이 보인다며 예전과 달리 볼 때 마다 난리를 칩니다. 처음에는 사이가 좋았는데 지금은 오갈 때 마다 마주칠까 두렵고, 시비 붙을까 몸을 사리고 있습니다.   

  

Q-2. 저희 집은 곧 고3이 될 아이를 키우고 있어요. 

평소에도 예민한 아이인데 입시가 오면 더 그럴텐데 걱정이에요. 윗 집에 두 살 박이 아이를 키우는 젊은 부부가 살아요. 작년까지는 조용했는데, 조금씩 시끄러워지더니 이제는 뭘 그리 끌고 다니고 던지는지 시끄럽더라구요. 9시 넘으면 좀 조용해져야하는데 오히려 밤이 되면 더 시끄러워요. 몇 번 이야기를 하면 너무 죄송하다고 하니까 말은 더 못하겠는데 정말 볼 때 마다 얼굴을 붉히는 일이 많아지네요. 하루 이틀도 아니고, 우리 애는 입시를 수능을 준비해야하고, 윗집 아이는 나날이 커가면서 개구쟁이가 되는지 매일 쿵쿵 뛰는 소리에 끄는 소리에 미치겠어요. 저도 아이를 키우니까 이해는 되지만 도무지 윗집은 말로만 때우고 매일이 지옥처럼 신경이 쓰여서 골치가 아파요. 그냥 마음이라도 편하게 하는 그림책 있을까요?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는 그림책이 있나요?   

 

Q-3. 저는 이웃집이 시끄럽게 굴거나 주차장을 자기 마당처럼 쓰면 화가 나서 남편에게 조잘조잘 이야기해요. 

해결을 요구해 달라는 것도 있지만 제가 답답하니 들어달라는 것도 있구요. 그런데 남편은 뭐가 그리 마음이 넉넉한지 무슨 말을 해도 다 괜찮다, 조금만 참아라, 우리도 그럴 수 있다며 저를 애 취급하고 본인은 성인처럼 행동해요. 남편은 살다보면 이런 일도 있고 저런 일도 있다고 참으라고만 하는데 미쳐 돌아버릴 것 같아요.    


A. 좋은 이웃을 만나는 것도 복입니다. 

물론 좋은 이웃을 못 알아보는 안타까울 때도 있지요. 예전에는 윗집, 아랫집 이사 오면 시루떡을 나누고 정을 나누었는데 요즘은 그런 소소한 축하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입니다. 사는 게 워낙 바쁘고 세상이 빡빡해지다 보니 누가 이사 왔는지 갔는지, 누가 옆집에 사는지 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지요. 더군다나 맞벌이 부부가 많다보니 저녁 때 짧게 아이를 위하는 마음이 커집니다. 아파트 간 너비도, 따닥따닥 붙어 담벼락 하나로 이웃집이 보이고 가려져서 층간 소음, 채광, 사생활 보호 등등의 이유들로 서로의 불편함을 너무 많이 감수하고 사아야 하는 것도 현실입니다.   

  

아, 저도 지금 살고 있는 집에서 딸아이 초등학교 4학년 때 이사 와서 올 해 수능을 치르는 동안 양쪽 이웃 빌라 집에 누가 사는지 몰라요. 얼마 전에 사다리 차를 대야 하니까 차를 이동주차 해달라고 해서야 맞은편 3층 빌라 새댁이 이사가는 걸 알았거든요. 그 때서야 직장과 교통이 편한 곳으로 이사 간다는 것과 아이들이 커서 전학 신경쓰지 않고 이사를 가게 되어 홀가분하다는 것 등으로 소식을 전하고 행복하게 사는 게 최고라며 덕담을 나누고 헤어졌어요. 울 아이와 비슷한 또래라 오가며 안부를 묻곤 했는데 미리 챙기지 못하고, 이사가는 줄도 모르고 살았네요. 제가 먼저 이웃사촌이 되었어야 하는데 미안한 마음이 큽니다.


저 어릴 적의 이웃, 이웃사촌 이라는 말은 요즘은 좀 무색한 것 같아요. 모르는 게 편하다는 분들도 계시고 알면 뭐할거냐며 개인주의적 생각이 많아서 예전과 다른 느낌의 이웃을 보는 듯 해서 안타까울 때가 많지요. 그렇지만 신문에 난 기사를 보면 그렇게 세상이 각박하고 자기만을 생각하지 않더라구요. 그간 마음에 들지 않다고 불편해 하던 이웃들이지만 위급할 때는 서로의 편이 되어준다는 내용들이 있네요. 이웃 집에 도둑이 들었는데 자신의 블랙박스 메모리를 먼저 선뜻 건네며 같이 잡아주려 애쓰는 이웃, 횡단보도에서 사고 당한 여자 아이가 옆 집 아이라는 걸 알고 서둘러 병원에 데려가 빠른 초치를 취해줘서 장애를 면하게 한 이웃도 있습니다.  

  

지금 이 내용들이 오히려 본인의 화를 돋구는 거 아니냐고 하실 수도 있습니다. 오히려 더 답답하다고 할 수도 있겠지요. 상대방을 이해하라고만 하지 말고 자신이 이해받고 싶어서 왔는데 왜 딴소리냐고 하시는 분도 계실 겁니다. 그렇습니다. 세상을 살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다양한 일을 겪으며 난처한 일, 속상한 일, 비겁한 일, 속이 뒤짚어 지는 일 들이야 많습니다. 그렇다고 그걸 다 가슴에 한을 품듯 품고 살 수 만은 없지 않나요? 어제의 미움이 오늘의 감사함이 될 수도 있고, 상대방의 행동을 오해하고나 내가 오해를 살 수도 있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리고 싶은 그림책은

클로드 부종 글, 그림/ 조현실 옮김/ 파랑새 출판사

<이웃사촌>입니다.    

나란히 난 구멍에서 한 쪽 구멍은 갈색 토끼 브랭, 다른 한 쪽 구멍엔 회색 토끼 그리주가 사는 이웃이 있습니다. 처음엔 안부를 묻고 날씨를 챙겨주는 친절한 이웃입니다. 그러나

점차 구멍과 구멍 사이의 공터가 지저분해지고, 소음이 크게 들려 다투다가 서로 담도 쌓고 부수면서 치고받고 싸웁니다. 그러다 배고픈 여우가 잡아먹으려 달려들자 한 쪽 구멍으로 두 토끼가 도망을 칩니다.

그 구멍을 지키고 있는 여우를 피해 두 마리의 토끼 브랭과 그리주는 다른 쪽 구멍을 향해 구멍 속의 굴을 파서 멀리 달아나 버렸습니다. 서로 힘을 합하여 목숨을 구합니다.    

너무 빤한 결말이라 아쉬운가요?


그날부터 브랭과 그리주는 다시 친구가 되었어요.
싸우는 일도 거의 없어졌지요.
꼭 싸워야 할 때가 가끔 있긴 했지만요
두 구멍 사이에 파 놓은 굴도 그대로 놔두었어요.
이젠 비가 올 때도 서로 왔다갔다할 수 있게 되었고요,
꼭 싸워야 할 때도 비를 맞지 않고 싸울 수 있어서 좋았답니다.


그래도 언제가 될지, 어느 때가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이웃에 누가 사는지 정도만이라도 알면 위기를 면하거나 급한 상황을 이겨낼 수 있을지도 몰라요. 혹여 꼭 그렇지 않더라도 이웃을 적이라고 느끼면 마음이 무겁고 힘들잖아요. 이웃을 적이라고 하기 보다는 이웃을 사촌이라고 생각만 해도 지금의 마음을 덜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오늘 안내해 드렸습니다.


마지막 장면 귀엽고 멋지지요? 

이 그림책은 이웃에 대한 고충뿐만 아니라 형제나 자매간의 다툼에 활용할 수 있고, 부부상담할 때도 활용합니다. 관계의 회복을 원하시는 분들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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