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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림책살롱 김은정 Jan 29. 2020

[그림책태교4] 엄마, 언제부터 날 사랑했어?

아기도 엄마아빠에게 사랑의 크기를 물어보네요.

[그림책태교 4]엄마, 언제부터 날 사랑했어?    

     

어린 자녀들에게 부모님은 이렇게 묻곤 합니다.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엄마가 더 좋아?, 아빠가 더 좋아?” 그러면 아이들은 “엄마가 좋아!”라고 말하면 아빠는 삐치는 척 하며 다시 묻습니다. 그러면 아이는 “엄마도 좋고 아빠도 좋아!”라고 말하면 부모는 “얼마나 좋은데?”라고 또 묻지요. 아이는 표현할 수 있는 최대의 단어로, 최대로 팔벌려 말을 합니다.

“하늘 만큼 땅만큼!”    


어린 아기가 부모에게 자기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물어본다면 우리들은 어떻게 대답을 할까요? 아이들처럼 ‘하늘만큼 땅만큼’이라고 할지, “온 우주보다 더 크고 넓게 사랑”한다고 할지, 아니면 “그 누구보다도 너를 사랑해”라고 할지,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만큼 너를 사랑한단다.”라고 할지요.  

   

아가를 임신하면 초기에는 걱정이 많습니다. 아이가 잘 착상되어 자라는지도 걱정이고, 주기별로 잘 아기 체중이 잘 늘어 잘 크고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또한 어디 이상은 없는지, 산모인 엄마가 감기에 걸리지 않으려 잘 자고 먹는 것까지도 걱정합니다. 얼마나 어떻게 자라는지 초음파로 아이를 보면서 뱃 속에서 아주 콩알 만한 크기로 자리 잡고 있는 모습이 신성스러운 눈물로 축복을 말하기도 합니다. 심장박동 소리가 ‘콩. 콩, 콩’ 들리면 가슴이 벅차서 엄마 아빠가 서로의 눈을 마주 보며 말할 수 없는 기쁨을 환희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집에 돌아와 다시 보는 뱃 속 태아 사진을 보고 또 보고, 산모수첩에 넣고 또 꺼내어 보고 날짜를 적으면서도 매일 매일 1초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을 만큼 소중한 아가입니다.     


이런 아주 작은 아가가 “엄마, 언제부터 날 사랑했어?”라고 묻는다면 뭐라고 대답할까요?

여기 그 물음에 과한 답을 할 그림책 <엄마, 언제부터 날 사랑했어?>(안니 이고피앙 글, 클레르 프라네크 그림)이 있습니다.   

 

표지를 보면 커다란 검정 산 같이 생긴 정상에 머리카락 한 올 없는 아기가 동그랗게 눈을 뜬 아기 얼굴이 배꼼 보입니다.

그림책 첫 페이지와 다음 페이지에 있는 글과 그림에서 뱃 속아기가 주인공인 걸 알 수 있습니다.    

‘어느 날이었어...그러니까 네가 아직,...

너는 작은 씨앗이었단다.‘


그러면서 가족 모두가 뱃 속의 아기를 태어나 바로 곁에 있는 존재감으로 대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너무 작은 콩알 같은 크기고, 아직 아기처럼 생기지는 않았지만 따뜻한 공간에서 헤엄을 심장은 띄고 있다고 하네요. 엄마 아빠가 다정하게 뽀뽀를 하며 서로 안으면서 엄마 뱃속에 있는 아기도 함께 안고 있어요. 익살스럽게 표현된 아기와 부모, 가족의 그림들이 아주 정감가고 편안하게 그려져서 그림책을 보는 사람의 마음도 같이 평온해집니다.


그리고 엄마 뱃속에 있는 아기를 둘러싼 동그란 모양은 무지개 빛 찬란해요.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 아기지만 엄마는 심심하지 않다며 책을 보며 아이에게 읽어줍니다. 엄마는 ‘태어날 아기의 모든 것을, 머리에서 발끝까지 너를 느낀다’고 합니다. 눈과 코와 입과 머리가 자라는 모든 것을 느끼는 엄마는 아기에게 좋은 음식을 먹으며 또 자라는 아기를 생각하고 느낍니다. 또 가족 모두가 여자아기인지, 남자아기인지, 몸에 좋은 음식을 권하기도 하고 이름을 지었는지도 궁금하며 태어날 새로운 가족의 관심이 큽니다. 아가는 자라면서 좋아하는 소리와 싫어하는 소리도 분간하고, 신나게 놀며 발길질을 하다가 놀라면 딸꾹질을 하면서 태어나기 전까지 부모와 같이 호흡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병원 진찰에서도, 초음파 사진에서도 새로운 식구의 탄생을 기다립니다.



“너는 주위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느껴. 넌 이미 존재하고 있고, 사랑받고 있어.”    

아기가 작은 씨앗만할 때부터

그 전부터 우리는 너를 사랑했단다.

세상을 느끼는 모든 그 순간부터 경이로웠고,

너를 임신하는 순간부터 우리는 너를 생각했단다.

임신 40주, 임신 280일을 기다리고

6,720시간과 403,200분 동안 아기를 기다리는 

순간순간을 기다리며, 그 때부터 

너는 사랑을 받았단다.


그림책표지를 펼쳐서 보면 더 재미있습니다.

처음 겉표지에서 보았던 검은 산위에 아기가 실은 검정색 원피스를 입은 엄마 뱃 속에서 뽀롱~ 세상 밖으로 나온 아기가 경이롭게 보는 바깥 풍경을 보는 아가의 모습을 담고 있거든요.


임신 소식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건 무엇이었나요?    
아이가 언제부터 자신을 사랑했느냐고 묻는다면 무엇이라고 대답하실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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