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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림책살롱 김은정 Feb 21. 2020

[그림책태교13] 마음은 어디에

사랑하는 사람의 별은 내 가슴에

[그림책태교 13] 마음은 어디에    


당신을 만나 사랑을 시작합니다. 여러 곳을 다니며 좋은 것을 보여주고, 예쁜 것을 나누고, 멋진 것을 함께하고, 맛난 음식을 먹으며 서로를 맞춰가며 만납니다. 여기에서는 무엇이 좋았고, 저기에서는 어떤 것이 좋았다며 이야기를 나눕니다. 출장을 가다가 좋은 곳을 발견하면 당신에게 사진을 찍어 보냅니다. ‘다음에 여기 같이 오자.’ 친구들과 근사한 식당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당신을 생각합니다. ‘자기가 좋아할 타입의 식당인데 맛도 끝내준다. 담에 함께 하자.’ 혼자 좋은 곳에 있음에 미안하고, 같이 있지 못한 아쉬운 마음을 담아 서로의 마음에 사랑을 불어 넣습니다.    


때론 내가 신경을 써서 상대방을 초대하였지만 상대방의 마음에는 내 마음과 같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상대방이 좋아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마음이 맞지 않거나 내키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만남을 이어가다 보면 내 마음 같지 않을 때가 종종, 왕왕 있습니다. 내가 성심껏 준비했는데 상대방은 내 마음을 알아주지 못해 서운할 때도 있습니다. 내가 주고 싶은 마음과 달리 상대방은 받고 싶어하지 않을 때도 있지요. 때로는 내가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을 전달하고자 내가 무리할 때도 있습니다. 더 주고 싶은데 상대방은 더 요구하며 아쉬움을 말하기도 하고, 어떤 때는 받는 게 부담스럽다고 거리를 두자고 할 때도 있어 아쉬울 때도 있습니다.  


이런 저런 우여곡절을 지나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합니다. 그리고 임신을 하고 자녀를 키웁니다.   

연애와 결혼을 같기도 하지만 다르기도 합니다. 사랑하여 결혼을 하였지만 내가 주고 싶은 사랑만큼 전달되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더 주고 싶은 마음은 굴뚝인데 상황이 여의치 않아 마음같이 가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나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나와 나의 가족, 그리고 당신과 당신의 가족에게 나름 마음을 표현하고 열심히 준비한다고는 하나 모든 것이 내 마음 같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순간 당황하고 순간 마음이 울컥하고 순간 속도 상하고 순간 슬프기도 합니다. 예전과 다른 당신과 예전과 다른 나를 서로 비교하며 마음 상함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건 마음이 변해서가 아닙니다. 내가 주고자 하였으나 주지 못하는 상황이 있습니다. 내 마음이 동그랗다고 하는데 동그랗게 비치지 않고 타원으로 비칠 때도 있고, 내 마음이 하트라고 하지만 반쪽짜리 하트라고 보일 때가 있습니다. 마음과 달리 보이는 거속 ㅏ달리 보일 때가 있거든요.    


오늘 함께 할 그림책은 토네 사토에 

<마음은 어디에>입니다.

사랑하는 연인에게 주고 싶고 건네고 싶은 마음을 어쩜 이리도 예쁘게 담았을까요? 짧은 시적 언어에 담은 그림들이 사랑스러운 그림책입니다.

시로와 쿠로는 사랑하는 연인 고양이입니다. 쿠로가 시로에게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하고 싶고 함께 있어달라는 고백을 하려고 연못으로 데리고 갑니다. 호수에 가득이 있는 근사한 모든 빛을 선물하고 싶다고 합니다. 그 빛을 모두 모두 사랑하는 연인 시로에게 선물하고 싶어 합니다. 빛을 잡으려하면 호수를 첨벙하면 나뭇잎이 잡히고, 조개껍데기가 잡힙니다. 빛을 잡으려 다시 더 멀리 첨벙하고 다가가면 해파리가 잡히고 문어가 잡힙니다. 빛을 잡기 위해 쿠로가 차가운 물속으로 뛰어 들어갔으나 빛은 없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쿠로는 너무나 슬퍼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시로에게 호수에 비친 빛을 주겠다고 약속을 했는데 아무리 노력해도 빛을 주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했거든요. 그러나 시로는 살며시 웃으며 쿠로를 위로합니다. 시로는 등 뒤에서 비치는 ‘빛이 있는 곳’을 알게 되었거든요. 빛은 물속이 아니라 하늘에 있었어요. 빛은 바로 별들이었어요. 별 들 속에서 서로의 마음을 찾으며 바라 보았답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보았으면 합니다.


연애를 하며 서로가 사랑한다는 걸 압니다. 지금은 조금 힘들고 조금 버겁기도 하지만 서로 사랑하는 마음은 여전히 현재형입니다. 임신을 하였다고 해서 사랑하는 마음이 달라지지 않습니다. 조금 다를 뿐입니다.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이 하트로 보여야 하는데 때론 나뭇잎으로 보이고, 때로는 물고기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때로는 고양이 모습으로, 때로는 강아지 모습으로, 때로는 호랑이 모습으로 사랑하는 하트의 모양이 바뀌어 보일 수 있습니다. 겉모양이 다르다고 해서 속마음이 달라지진 않습니다. 지금 보이지 않는다고 포기하거나 슬퍼하지 마세요. 함께 보고 함께 찾고 함께 이겨나가면 됩니다.  

아시죠? 마음 속 빛은 여전히 우리가 바라는 하트로 비치고 있다는 것을요. 여전히 진행형 하트입니다.

마음은 어디에?

여기 가슴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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