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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림책살롱 김은정 Feb 20. 2020

[그림책태교12] 편지

뱃 속 아기에게 '보고싶다' 편지를 써보세요

[그림책태교12] 편지


‘보.고.싶.다’


마음을 전달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요즘은 휴대폰으로 마음을 담은 편지를 씁니다. 메일로 보내고 받기도 하고, 문자나 sns로 보내고 받기도 합니다. 진심을 담아 보내기도 하지만 여러 사람에게 복사해서 같은 내용을 보내기도 합니다. 때론 가볍게, 때론 진지하게  써서 ‘보내기, 또는 ‘전송’ 버튼을 눌러 상대방에게 보내고 받습니다만 그 마음이 고스란히 전달되어지지 않은 경험을 하셨던 적이 있었을 겁니다. 분명히 ‘마음 담아’라는 표현을 넣어서 진심을 꾹 꾹 담아 보냈음에도 상대방에게 잘 전달되어지지 않기도 합니다.


받자마자 의무적으로 답을 하는 경우도 있고, 빠르게 답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어서 기계적인 반응에 익숙해져 버린 것이 요즘입니다. 그러다가 문득 누군가에게서 받은 작은 쪽지에 담긴 상대방의 마음이 전해져 울컥 할 때고 있습니다. 힘들고 지쳐서 자신도 모르게 한 숨을 쉬고 잠깐 자리를 비우고 왔더니

 ‘힘내. 내가 있잖아!’

라는 포스트 잇의 종이에도 가슴이 찡하기도 합니다. 이런 저런 일로 상심해서 울고 싶을 때, 세모 네모로 접은 쪽지에

‘네가 있어 정말 좋아. 네가 슬퍼하면 내가 더 슬퍼져. 우리 조금만 견디어 보자. 웃으면서 만날 거야. 알았지? 퇴근 후 저녁 뭐 먹을까?’

라는 메모지에도 가슴이 따듯해집니다. 상대방의 감정을 헤아리는 작지만 소소한 일상적 메모지가 마음을 후련하게도 하고, 마음의 짐을 덜어주기도 합니다.


보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보고 싶은 사람을 떠오릅니다. 펜을 듭니다.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어디서 무엇을 하며 살고 있는지, 그간의 추억을 더듬으며 마음을 꾹꾹 눌러 남는 편지를 씁니다. 손 편지를 말이지요.

오늘 태교에 함께 할 그림책은 <편지>입니다.

보고 싶은 아기에게 기다림의 편지를 써 보신 적 있으세요?

아직 엄마 아빠 품에 있지 않고 뱃속 품에 있는 아기에게 그리움을 담아 편지를 쓴다면 어떤 이야기를 할까요?    


"조가비를 넣을 테야. 파도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여기 구슬치기를 했던 열매가 있어. 싱그러운 냄새가 나는 자작나무 껍질도 있고."
"알록달록 나뭇잎 어때?"


아직 한 번도 보지 못한 누군가가 있습니다. 열 달 동안 기다리면 만날 수 있는 누군가는 바로 태어날 아가입니다. 보지 못했다고 해서 편지를 쓰지 못하는 건 아닙니다. 충분히 마음을 담아 쓸 수 있습니다. 어떤 분은 그러십니다. 편지를 추억을 담아야 써지지 않느냐고, 추억이 없는데 어떻게 쓰느냐고 반문합니다. 그러나 아기를 기다리며 쓰는 건 또 다른 추억을 담아 쓸 수 있습니다.


아빠랑 공원에 가서 무엇을 보았는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 무엇을 느꼈는지를 쓸 수 있습니다. 공원에서 주었던 잎사귀에 어떤 말을 주고받았는지, 그 때의 잎을 주어 왔던 마음도 쓸 수 있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를 만나 주고받은 덕담과 이야기를 편지로 들려줄 수 있습니다. 엄마랑 아빠랑 나들이 하며 들렀던 이웃 동네, 산책하며 오르던 산책길, 산책길에서 보았던 풍경 등을 말로 하기도 하지만 태어날 아기에게 그 날의 추억을 담아 편지를 써봅니다. 어떠세요? 생각만 해도, 상상만 해도 즐겁습니다.


"편지 봉투가 가득 찼어! 이걸 보면 얼마나 좋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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