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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글 Nov 27. 2022

축구를 통해 내가 배운 것

카타르 월드컵을 맞이하며 

들어가며

초등학교 때부터 축구하는 것을 정말 좋아했다. 6학년 때 초등학교 대표로 뽑혀서 유상철 선수와 승부차기 대회에 참가를 할 정도였으니 축구는 그때부터 나와 인연이 깊었다. 그 후 중학교와 고등학교 시절에는 반 대항전은 물론 주말에 친구들과 축구하는 것이 내겐 큰 재미였다. 몸을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고, 공을 컨트롤하며 골을 넣을 때 느끼는 희열은 축구가 내게 주는 큰 매력이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는 축구를 시청하는 것도 놓치지 않았다. 엄밀히 따지면 축구를 하는 시간보다 축구를 시청하는 시간이 더 길어졌다. 고등학교 때부터 체육시간이 줄어들기도 했고, 야자와 학습시간이 축구할 수 있는 시간을 대체했다. 대신 주말에 해외축구를 즐겨보게 되었고, 국내의 K리그도 좋아하게 됐다. 주말이 찾아오면 오후에는 K리그 경기를 챙겨보았고, 밤에는 해외축구를 챙겨보기 바빴다. 그리고 다음날 학교에 등교하면, 친구들은 내 자리로 찾아와 지난 주말의 축구경기와 축구팀 관련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오늘은 15년 이상 국내외 축구를 열심히 챙겨보며 배운 것들을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이따금씩 축구를 통해 배운 것들이 내 삶에도 적용되는 순간들이 있는데, 이번 카타르 월드컵과 함께 기록하고 나눠보고자 한다. 

1. 프로의 벽은 높다.

과거 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유소년 축구 선수들 중 프로축구구단에 입단하는 비율은 0.8%다. 100명의 유소년 축구선수들 중에 1명도 프로구단에 입단하기 쉽지 않다는 의미이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열정과 시간을 투자해도 프로축구가 되기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프로축구선수는 축구 팬들 앞에 서서 경기를 할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갖춰야 하고 정신력과 멘털 관리, 사생활 관리 등 축구 실력 외에도 자기 관리 능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프로선수는 구단으로부터 계약을 통해 일정 수준의 계약금과 급여를 받기 때문에 구단에서 퍼포먼스를 보여줄 정도의 실력을 향상해야 하고, 팬들이 축구장을 찾아와 그 선수를 보러 올 수 있을 정도로 자신의 실력을 펼쳐야 한다. 

이 프로의 개념을 우리 삶에 가져와보면 어떨까?, 어느 순간부터 우리도 돈을 벌고, '프로'의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 생긴다.

각자의 직업 별로 프로의 기준과 요건이 다를 수 있지만, 월급을 받고 지원을 받는 순간부터는 프로가 돼야 할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월급을 받는 만큼의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것은 물론이고 본인의 가치를 끊임없이 입증하고 보여줘야 하는 것이 '프로'라고 생각한다. 우리도 프로축구선수만큼 프로 직장인, 프로 회사원, 프로 의사가 될 준비를 해야 하지 않을까? 


2. 처음의 성공이 영원한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 

리그가 시즌을 마치면 시상식을 진행하는데 매년 '신인상'의 주인공이 어느 선수인지 주목을 받게 된다. 어린 선수들 중 가장 인상적인 선수에게 수여하는 상으로 태어나 딱 1번만 받을 수 있는 상으로 유명하다. 신인상을 수여하게 되면 그 뒤에는 신인왕 출신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선수가 부각되기도 하며, 그다음 해부터 더 나은 조건으로 계약을 하거나 더 좋은 팀으로부터 오퍼가 들어오기도 한다. 

기억을 돌이켜보면 신인상을 받은 선수가 롱런하거나, 더욱 성장해서 높은 수준으로 되는 경우가 많지 않은 것 같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 가장 먼저, 신인상을 수상한 뒤에 나태해지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이미 또래에서는 최고의 선수로 인정받고, 더 높은 수준의 계약을 제공받기 때문에 동기부여가 부족해 자기 관리를 그 전보다 소홀하게 되면서 생기는 부상과 사생활 문제 등이 발생한다. 또한 신인상 이후 받게 되는 언론의 주목과 과거와 다르게 발생하는 경기 내 견제 플레이에 대해서도 적응하지 못해 성장이 더딘 경우도 발생한다. 반면에 신인상을 받은 뒤에도 꾸준한 자기 관리와 축구에 대한 열정 그리고 한 단계 도약을 한 선수들은 더욱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를 보면서 처음의 성공보다는 꾸준한 자기 관리와 지속적인 발전이 축구선수의 성장과 가치에 더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3. 모든 것은 경기장 안에서 드러난다. 

한 번씩 TV로 축구경기를 보는 것이 아닌 직접 선수들의 경기를 보고 싶어 경기장에 방문한다. 이때 가능한 선수와 가까운 자리에 앉는 것을 선호하는데, 감독들의 팀을 향한 지시부터 선수들끼리 팀을 독려하는 소리까지 모두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축구를 꾸준히 보다 보면 선수 각각의 축구 스타일과 태도를 볼 수 있는데 경기장에서 이런 것들이 더 잘 느껴진다. 특히 선수의 몸 컨디션, 이번 경기를 위한 준비 상태, 경기를 임하는 태도 등을 모두 볼 수 있다. 22명이서 공을 주고받으며 경기를 하는 것이 축구이기 때문에 상대적인 것들이 보일 수 있는데 확실히 경기에 대한 태도나 열정들이 높은 선수와 그렇지 않은 선수들이 경기장 안에서 느낄 수 있다. 한 번이라도 더 터치하기 위해 소리를 지르고, 터치라인을 넘어가지 않게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도 있고 이미 경기에 포기한 것처럼 느껴지는 선수들도 있다. 당연히 승부도 중요하지만, 나는 조금이라도 더 뛰려고 하고, 열정적으로 하는 선수에게 조금 더 응원의 마음이 간다. 또한 승리를 위해 어떻게 서든 최선을 다하려고 하는 선수들이 더 멋있어 보인다. 


4. 축구는 팀 스포츠이다.

축구를 보다 보면 개인적인 능력치는 상대적으로 높지 않지만 팀플레이에 능한 선수들이 중용되는 경우가 많다. 본인이 혼자서 해결하는 것은 아니지만 조금 더 넓게 움직이면서 공간을 만들어주고 다른 선수들이 전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거나 넘치는 투지로 팀원들에게 사기를 올려줄 수 있는 선수들이 있다. 특히 라이벌전이나 상위권 팀 경기에서 이 선수들의 가치는 더욱 빛난다. 서로 비등한 실력을 가지고 있거나 라이벌 경기에서는 조직적인 플레이와 기존에 준비했던 것들을 실수 없이 플레이하는 것이 중요한 순간들이 있는데 이 선수들이 팀 적으로 이런 플레이들을 잘할 수 있게 도와준다. 그리고 특정 선수가 그날에 컨디션이 안 좋거나 실수를 할 때 함께 커버해줘서 도움을 주거나 개인의 플레이에도 집중하지만 팀적으로 플레이를 하는 선수들이 중요하다. 보통 이런 선수들이 주목받지 못해 '언성 히어로'라고 하지만 나는 이런 팀플레이의 선수들을 매우 좋아한다. 


마치며

22년 카타르 월드컵은 역사 상 처음으로 겨울에 월드컵이 열렸고 개최국이 첫 경기에 패배를 당하는 등 새로운 이야깃거리가 가득한 월드컵이다. 또한 아시아 국가들이 축구의 강호 나라들을 연달아 꺾으며 이변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나는 이런 여러 가지가 축구가 주는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축구이기 때문에 수많은 스토리가 생길 수 있는 것이다. 오늘은 카타르 월드컵을 맞이하여 축구를 통해 내가 배운 것들을 들려드렸는데, 내 이야기가 남은 카타르 월드컵을 조금 더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또 하나의 스토리를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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