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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글 Feb 25. 2023

직장생활 5년, 돈을 말할 때 하고 싶은 이야기

만 29세에 돈에 대한 방향을 다시 고민해 보기

들어가며


대학생 때부터 청개구리 같은 모습이 제게 있었는데요. 아직도 기억이 생생합니다. 제일 친한 동기 중 한 명에게 '돈을 왜 벌어야 하는 것인지?', '회사를 가고 싶지 않다.'라는 주제로 깊은 토론을 하곤 했었죠. 물론 동기의 설득에도 그 당시 제 생각이 변한 건 아니었습니다. 그 당시의 저는 '돈'이 중요하긴 하지만 '돈' 때문에 회사에 가야 한다는 이야기에 일단 반항하고 싶었나 봅니다. 그보다 중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정확히 정의 내리긴 어려웠지만 조금 더 의미를 찾으며 살고 싶은 욕심인 것 같기도 생각해 봅니다.

그러던 제가 회사에 들어왔습니다. 감사하게도 사회생활이라는 걸 경험해 보고자 인턴에 지원했었는데 합격하게 된 거죠. 막상 인턴생활을 하며 느낀 회사생활은 제가 상상했던 것보다는 좋았습니다. 단순히 업무뿐만 아니라 닮았으면 하는 선배들도 있었고 무엇보다 내가 성장할 수 있겠다는 모호한 기대감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시작한 직장생활은 벌써 5년을 꽉 채우고 6년 차에 접어들었는데요. 부서이동을 통해 직무를 변경했고 회사를 옮기기도 하며 다양한 경험을 통해 업무적 성장을 하고 있다고 느낍니다. 반면에 '돈'에 대한 고민은 아직도 진행 중입니다. 아직 '돈'에 대한 구체적인 목표나 방향성이 없는 상태인데요.

오늘은 '돈'에 대해 가지고 있는 저의 생각과 실천하고 있는 것들을 들려드릴까 합니다.


1. 3년 안에 1억을 모아보자!

지금의 신입사원들은 어떻게 접근을 하는지 잘 모르지만 제가 신입사원 때는 3년 안에 1억 모으기가 유행했습니다. 신입사원의 연봉은 그렇게 높지 않아서 나름의 난이도가 있는 도전이었는데요. 투자를 잘해서 수익금을 늘리거나 절약을 통해 급여의 대부분을 저금하는 등의 방법이 있었습니다. 입사 초년생인 시절에는 투자에 대해 관심도 없었기 때문에 그 당시 이자가 높다는 적금들을 가입하고 소득의 대부분을 저금했었는데요. 거의 소득의 80% 수준을 저금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이를 통해 3년 만에 목표금액이었던 1억을 모을 수 있었죠. 사회초년생 시절부터 이런 습관을 들여서 그런지 지금도 비슷한 저금 수준을 유지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2. 달라진 것은 크게 없더라

3년 동안 1억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저금하는 것은 참 재미있었습니다. 명확한 목표가 있었고 조금씩 목표에 다가가는 저의 모습이 신기하고 재미있었습니다. 그리고 노력하면 될 수도 있겠다는 희망감도 제겐 큰 힘이었습니다. 하지만 1억이라는 목표를 달성한 순간 생각보다 기쁨이 크지 않았습니다. 좀 더 명확히 말하자면, 아무 느낌도 없었습니다. 목표를 이루면 내가 크게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나 봅니다.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똑같이 출근하고 있었고 급여의 수준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목표를 달성했다는 사실 하나만 제게 남아있었습니다.


3. 정량적인 액수는 큰 만족을 주지 못하더라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돈의 액수를 목표로 가져가지 않으려고 합니다. 제가 직접 해보니 크게 달라지는 게 없고 그다음 목표를 설정하기에도 참 애매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1억을 달성한 저는 그다음 목표로 어떤 걸 설정하면 좋을까요? 2억이 좋을까요? 아니면 조금 더 크게 5억? 만약 제가 5억을 달성하면 그다음은 10억으로 가야 할까요? 10억을 달성하면 나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요?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제스스로도 참 내리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최종금액을 달성한다고 해도 그때의 나는 행복할까요? 저는 별로 그럴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직장인에게 '돈'은 중요합니다. 프로선수와 같이 '돈'으로 평가를 받고 '돈'을 통해 생활을 하며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급여의 수준으로 직장인을 평가하기도 합니다. 저는 오늘 '돈'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돈의 정량적 금액을 목표로 가져가고 그것을 달성하는 것이 저에겐 큰 만족을 주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4. '돈'과 관련된 작은 행동들을 통해 변화와 재미를 느껴보자

그럼 돈을 모으면서 저에게 의미 있고 재미있던 것들은 어떤 게 있었을까요? 작지만 소소한 일상의 행동들이 제게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돈의 액수에 목표를 두는 것이 아니라 '돈'과 관련된 작은 변화를 일상생활에서 만들어가고 제 삶에 적용시켜 보는 것입니다.

먼저 가족과의 여행입니다. 입사한 후부터 연에 한 번 이상은 가족여행을 가고 있습니다. 엄청 대단한 곳을 가는 건 아니고 대부분 국내 여행이었는데요. 제가 열심히 모은 돈을 통해 가족끼리 좋은 시간과 경험을 만들 수 있는 건 참 의미 있고 행복한 일입니다. 그리고 그 기억들이 제가 다시 열심히 일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줍니다.

두 번째는 맛있는 음식점에서 금액 걱정 없이 먹어보기도 참 재미있는 일입니다. 과거에는 가격표를 보면서 고민하던 저의 모습이 생생한데요. 과거보다 좋은 음식을 경험해 보거나 맛있는 음식을 걱정없이 먹을 때 참 돈 벌기 잘했구나 느끼고 있습니다.

세 번째는 배워보고 싶은 걸 다 해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과거보다 많은 배움의 방법이 생겨났고 무료 방법도 찾을 수 있겠지만 여전히 비용이 들어가는 것들이 많은데요. 제가 창출한 소득을 통해 새로운 것을 배우고 특정 영역의 실력을 성장시켜 보는 경험은 저에겐 참 의미있는 일입니다.

마지막으로 좋아하는 사람들과 다양한 방법으로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해외여행을 가볼수 있고 아니면 뮤지컬과 같은 문화생활을 소중한 사람들과 즐길 수 있는 것도 '돈'과 관련된 재미있는 행동들이 저에겐 참 의미있습니다.


5. 돈과 관련된 정확한 액수 목표는 없어요.  

지금까지 제가 가지고 있는 '돈'에 대한 생각과 목표에 대한 접근 방식을 이야기드렸는데요. 정리해 보면 딱히 돈에 대한 목표아직 없습니다. 이왕이면 '돈'을 통해 행복한 시간과 안락한 삶을 원합니다. 하지만 특정 금액이나 돈의 액수를 목표로 잡는 것이 아닌 일상생활에서 '돈'을 통해 소중한 추억과 기억들을 만들 수 있는 작은 행동들에 집중해보고자 합니다. 그리고 행동들과 경험 사이사이에서 재미를 느끼고 의미를 창출해 가면서 살아가고 싶습니다.


그래서 저는요. 얼마 모으고 싶거나 그런 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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