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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글 May 01. 2023

당신이 잠든 사이에

새벽 5시 서울역에서

이틀 전 휴가를 쓰고 당일치기 경주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바쁜 일정이 끝난 뒤 올해 처음으로 휴가를 사용했는데요. 귀하게 얻은 하루인 만큼 아침 일찍부터 여행을 시작하고 싶었고, 그렇게 저는 아침 5시 KTX 첫차를 예매하여 다녀왔습니다. 5시 기차를 타기 위해선 적어도 4시에 일어나 준비하고 출발했어야 했는데요. 가기 전날부터 참 걱정되고 부담되었습니다. 다행히 문제없이 잘 준비해서 서울역에 잘 도착했는데요. 제가 생각했던 5시의 서울역의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아직 하루를 시작하기 전의 모습을 예상했었지만 이미 서울역은 환하게 빛을 내고 있었고 서울의 중심은 제가 오기 전에 이미 준비를 다하고 하루를 시작하고 있었습니다. 오늘은 제가 잠을 자고 있는 시간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드릴까 합니다.


1. 아침 5시는 밝은 빛을 내고 있었습니다.

아침 5시에 보통 무엇을 하고 계시나요? 저는 오래 고민하지 않고 답을 할 수 있습니다. 5시는 제가 잠을 자고 있는 시간입니다. 예전에 한창 유행했던 미라클모닝을 잠시 도전해 본 적이 있는데요. 5시에 일어났더니 출근하기 전까지는 몽롱하고 점심 먹은 후에는 계속 잠이 와서 참 힘들었습니다. 사람마다 생체리듬이 다른 것을 인정하고 그 뒤로 5시에는 항상 잠을 잡니다. (보통 7시쯤 기상해서 출근 준비를 하는 편입니다.)

아침 5시는 매일 자고 있던 시간이어서 그랬을까요? 당연히 아침 5시의 서울역도 하루를 준비하기 전의 모습을 예상했습니다. 그런데 건물들의 불은 이미 환하게 도시를 비추고 있었고 정말 많은 사람이 출근을 준비하며 서울역을 들어가고, 나오고 있었습니다.

그때 깨달았습니다. "아, 내가 자는 시간에도 정말 많은 사람이 움직이고 생활하고 있구나" , "새벽 5시도 이렇게 활발할 수 있는 시간이구나"


2. 잠깐 잊고 있었어요. 새벽은 원래 활기찬 시간이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10년 전, 용산의 영화관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당시 마감조에 소속되어 일을 했었는데요. 마감조의 역할은 저녁에 출근하여 마지막 심야영화가 종료된 후 최종 정리 및 설거지와 다음날 영화 상영을 위해 마무리 및 준비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당시에 마감 시간이 끝이 나면 보통 새벽 4시에서 5시였는데요. 처음에는 몸이 피곤하다 보니 심야택시를 타고 집에 갔습니다. 그렇게 하루이틀 지나니 적응이 되는 것 같아 아침 첫차를 타고 집에 가곤 했었습니다. 그때 깨달았어요. 아침 첫차가 이렇게 활기찬 공간이었다는 것을요. 당시 어른들의 얼굴은 피곤해 보였지만 신기하게도 활기차다고 느껴졌습니다. 자리에 앉아 꾸벅꾸벅 조는 승객들도 있었지만 그거와는 반대로 활기 넘쳐 보였습니다. 그리고 아침 첫차에 사람들이 가득 차있어서 새벽에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참 많다는 것을 직접 보고 배울 수 있었어요.  


3. 새벽 빛을 채우는 사람들

여행을 잘 마치고 집에 돌아와 고민해 보았습니다.

"해가 뜨기 전인 새벽 5시, 자동차와 대중교통이 활성화되지 않은 새벽에 왜 나는 활기차다고 느꼈을까?"
제가 고민 끝에 내린 답은 아직 해가 뜨지 않고, 거리에 불빛은 어두웠지만 그 시간에도 수많은 사람들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서울역을 중심으로 출퇴근하고 있는 사람, 이른 아침 회사로 출근해 불을 켜고 일을 하는 사람, 새벽 KTX를 타고 출근하는 사람들까지 다양한 이유와 방법으로 각자의 에너지를 발산하고 있었고 이를 통해 제가 본 서울역의 5시는 충분히 밝았고 에너지가 넘쳤습니다.


마치며

오늘은 제가 얼마 전 여행을 출발하기 전 새벽시간에 느꼈던 순간과 생각에 대해서 전달드렸습니다. 당연하게도 제가 자고 있을 시간이다 보니 남들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는데요. 큰 착각이었습니다. 평소에 제가 자고 있는 시간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열심히 활동하며 살아가고 있었고 제게는 새롭고 긍정적인 자극을 주었습니다.

모든 사람이 5시에 활동적일 수 없고 사람마다 생체리듬이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우리 모두 새벽에 활동적으로 살아봅시다를 이야기하고 싶지 않습니다. 다만 우리가 잠든 사이에도 정말 많은 노력과 일들이 발생하고 있음을 알고 살아가는 건 또 다른 생각과 마음가짐을 만들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올해 첫 휴가와 함께 연휴를 잘 보냈고요. 제가 만났던 활기참을 잘 소화해서 새로운 5월을 잘 보내보고자 합니다.

오늘 이만 글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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