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하고 나서 알게 된 것

부모님으로부터의 독립

by 희글

들어가며

벌써 결혼을 한지도 1년 하고도 7개월이 지났습니다. 항상 시간은 빠르게 지나가는 것을 스스로 알고 있으면서도 결혼 이후의 시간의 속도는 더욱 빠름을 체감하고 있는 중입니다. 결혼식 전에 인사를 나눈 지인들과 인사를 할 때면 벌써 2년 정도의 시간이 흐른 것에 깜짝깜짝 놀래곤 합니다.

오늘은 결혼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독립을 하게 되었고 그 당시에 느꼈던 생각을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31년을 부모님과 함께 살아왔기 때문에 결혼 후에 와이프와 생활하는 것은 새로움의 연속이었습니다. 지금은 시간이 지나면서 적응을 넘어 과거의 저의 삶이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새로운 삶을 즐기고 있는데요. 신혼 초창기 때 가장 크게 느꼈던 것들을 그 당시에 노트에 적어놓은 게 있어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1. 지금까지 부모님의 시간을 레버리지하며 살아왔다.

독립을 하고 나서 가장 크게 바뀐 부분은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내가 직접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31년간 본가에 살면서 빨래, 식사, 화장실 청소, 집정리 등 집안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일들을 부모님이 해주셨습니다. 빨래통에 옷을 넣어두면 예쁘게 접어져서 내 방에 놓여 있었고, 항상 화장실은 깨끗한 상태로 이용할 수 있었으며 퇴근하고 나면 맛있는 식사가 준비되어 있으니 부모님과 함께라면 저는 완료가 된 것들을 사용하기만 하면 됬었죠.

독립을 하고 난 뒤로부터는 내가 모든 걸 직접 해야 한다는 것을 크게 느꼈습니다. 물론 와이프가 많은 것들을 챙겨주지만 나도 할 수 있어야 챙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무엇이든 직접 할 수 있어야 했습니다.

퇴근을 하고 나면 집으로 복귀해서 쌀을 씻고, 저녁을 준비하고, 집 정리를 하면 10시가 훌쩍 넘는 경우가 많았고 제가 좋아하는 독서와 달리기는 아주 밤늦은 시간에 하거나 주말로 잠시 미뤄놔야 했습니다. 다음날 출근을 고려하여 컨디션도 조절해야 했기 때문에 모든 일을 마친 후의 저는 시간이 예전보다는 충분하지 않게 느껴졌습니다.

독립을 하기 전까지는 부모님께서 시간을 들여 식사 준비, 청소 등의 일을 대신해주셨기 때문에 제가 원하는 시간에 달리기를 하거나 자기 계발을 할 수 있었고 지금까지 저 대신에 본인들의 시간을 희생해 주신 부모님께 큰 감사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부모님의 시간을 레버리지하며 지금까지 성장해 왔음을 절대 잊지 않고 앞으로 효도를 해야겠습니다. 물론 이제 시간의 레버리지는 없어졌지만 그만큼 저의 시간을 더 잘 쓸 수 있도록 노력하고 지금까지 희생해 주신 시간이 헛되이 되지 않도록 저도 부모님께 시간을 더 자주 써보려고 합니다.

2. 물가는 생각보다 비싸다.

결혼 후 와이프와 처음으로 대형마트에 방문하여 장을 봤던 게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앞으로의 생활을 위해서 필요한 식자재를 사러 갔었는데요. 가장 먼저 다양한 음식에 활용될 수 있는 고추장, 간장, 액젓을 사기로 했습니다. 정말 다양한 종류가 있는 것에 놀라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가격이 비쌌습니다. 조금 부끄럽지만 본가에서 오랫동안 함께 살았기 때문에 고추장이나 간장을 사볼 기회가 없었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여행을 가게 되면 바비큐를 위해 쌈장은 구매해 본 적이 있었는데요. 고추장과 간장을 차원이 다르게 비쌌습니다. 와이프와 함께 검색도 해보고 성분도 상세하게 보면서 구매를 하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식품의 가격이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그 이상이었습니다.. 회사생활을 하기 때문에 외식 물가는 어느 정도 알고 있었는데 직접 장을 보면서 체감하는 밥상 물가도 비싸더군요.

본가에서 거주할 때는 물가가 오르고 있다는 뉴스에 '그런가 보다' 정도만 느끼고 살았다면 이제는 직접 물가가 어느 정도인지 체감하게 되었으니 물가가 오른다는 소식이 과거보다 더 무섭게 느껴집니다. 자식들을 키우는 부모님은 훨씬 더 체감되고 부담되셨겠죠? 자식들에게 이런 부담을 지금까지 안 느끼게 해 주신 부모님께 다시 한번 감사하게 되었습니다.


3. 직주근접은 대단한 혜택이었다.

지금까지 학교든 회사든 제가 자주 가야 하는 곳이 항상 집과 가까웠습니다. 이 글을 쓰다 보니 부모님으로부터 참 받은 게 많고, 복이 많은 사람이었다는 것에 다시 한번 감사하게 됩니다.

중고등학교는 집 앞에 10분 거리에 있었고 대학교도 30분 정도면 도착했습니다. 신기하게도 회사도 집과 가까운 곳에 입사를 하게 되어 30분 거리에 위치해 있었는데요. 그러다 보니 거의 등교시간과 비슷하게 아침에 춘 비를 하면 출퇴근하는 게 큰 무리가 없었습니다.

결혼을 하면서 와이프 회사 근처에 신혼집을 선택하게 되었는데요. 편도로 약 1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였습니다. 서울에서 출퇴근하는 사람들의 출퇴근 시간 1시간 정도는 아주 일반적이기 때문에 큰 힘듦 없이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결정한 것이었는데요. 막상 출퇴근을 해보니 편도 30분 차이(왕복 1시간)가 생각보다 컸습니다. 약간이라도 야근을 하게 된다면 집에 8~9시에 도착하게 되었고 저녁을 먹고 나면 어느덧 바로 잠을 자야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또한 출근시간에는 팔을 편하게 뻗을 수 없는 좁은 공간에서 1시간 정도 지하철을 타야 하니 출근하기 전부터 퇴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습니다. 중간중간에 책을 읽어보기도 하고, 음악을 들어보기도 했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능률이 좋지 않아서 나중에는 얼른 도착하기만을 기다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출퇴근 시간의 중요성을 신혼 초 뼈저리게 느꼈고 다행히도 지금은 회사와 3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해 있는 집으로 이사를 하여 훨씬 나아졌습니다.


마치며

오늘은 본가에서 31년을 살다가 결혼과 동시에 독립하게 되면서 느끼고 배웠던 것들을 솔직하게 적어봤습니다. 신혼 초 사용했던 노트에 적혀있던 내용을 우연히 발견하여 글을 쓰게 되었는데요. 지금은 시간이 많이 흘렀기 때문에 적응도 했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서 재미있게 살고 있습니다. 실제로 주위에 결혼을 추천하는 편이기도 하고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첫 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