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Interview
여리고 약한 불완전한 존재인 소녀와 멸종위기 동물인 순록과 상제나비, 밀수된 앵무새 등을 작품에 등장시켜 인간에 의해 유기되거나 고통 받는 약한 존재들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지상낙원, 치유의 판타지 랜드를 표현하였다.
특히 “힐링 판타지”에 등장하는 소녀는 작가님과 닮은 것 같기도 하다. 작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나의 모습일 수도 있고 내 눈에 비친 또 다른 타인의 모습일 수도 있다. 한없이 여리고 약해 부서지기 쉬운 그들을 내가 채색하고 묘사하고 표현함으로 인해서 그들의 존재 자체를 다시 재현한다. 작업을 통해 그들에게 나의 모습이 투영되고 그들은 내 작품 속 주인공임과 동시에 내 감정이입의 대상이 된다.
유화, 색연필, 수채화, 과슈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지만 대부분 유화를 위주로 작업한다. 스케치를 꼼꼼하게 하는 편이며 디테일한 스케치 위에 유화를 수채화처럼 투명하게 계속해서 쌓아 올린다. 얇게 여러번 밀도를 높인 뒤 사실적인 표현기법으로 묘사를 하면 보통의 유화기법과는 조금 다른, 플랫 하면서도 맑고 깊은 맛을 낼 수 있다.
나는 평소에 버려지거나 소외 당한 존재들에 대해 관심이 많다. 그것들 중 보편적이지만은 않지만 생각보다 많은 곳에서 일어나는 인간에 의해 유기되거나 죽임을 당한 존재들을 소재로 작업한다. 작업의 동기는 학부시절 보육원 봉사활동을 계기로 그때 만났던 아이들과 나눈 정서적인 교감에 착안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그 후로 현재까지 대상을 좀 더 확대해서 인간뿐만 아니라 모피코트를 위해 잔인하게 희생당하는 동물, 염색 병아리, 멸종위기 동물 등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작업을 진행한다.
내가 생각하는 유토피아는 상처받고 버림받은 약한 존재들을 모두가 평등하게 서로 보듬어 주고, 인간의 이기적인 욕망에 의해 아무런 죄 없는 존재들이 잔인하고 무분별하게 포획되지 않으며 유기되지 않는 고통 없는 지상 낙원인 곳이다.
소녀의 책상은 하나의 공통된 큰 알레고리 안에서 다양한 네러티브를 가지고 있는 작품이다. 상징적 오브제들을 담담하게 그려낸 소녀의 책상은 전체적인 본인 작업의 과정적인 그림이라고 볼 수 있다.
현실과 상상의 경계 속에서 재창조된 각각의 이미지들은 작품 전체에 다양한 내러티브 적인 요소를 제공한다. 상처와 고통으로 쉽게 마음을 열지 못하는 그들에게 내 작업이 따뜻한 마음의 안식처가 되길 바라며 현실 속에선 존재 할 수 없지만 의식 속에서 끊임없이 존재하는, 환상의 껍질이 아닌 그들을 위한 우리 모두를 위한 치유의 판타지 랜드가 되길 기대해 본다.
그리고 싶은, 그려야만 하는 소재들이 많이 있다. 작가개념과 주제의식아래에 그것들을 어떤 식으로 캔버스에 풀어나갈지 다양한 시도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