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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넷플연가 Sep 06. 2016

폐수처리장에서의 전시, 낭만적 인간들

낭만적 인간 : 질병의 사회사 展



낭만적 인간들이 걸리는 병, 폐결핵


"죽음과 삶이 기이할 정도로 뒤섞여 있는 나머지, 죽음이 삶의 홍조와 빛깔을 취하고, 삶이 기분나쁘고 소름 끼치는 죽음의 형태를 취하고 있는 질병"                            -  찰스 디킨스 



과거 치료법도 없고, 가난했던 사람들에게 치명적인 질병인 폐결핵은 가난과 과로를 달고 사는 예술가들의 질병이라고도 알려져 있습니다. 예술가들이 삶의 추잡함을 정화하고 날마다 소멸하는 비루한 이승의 삶에 불을 밝히는 영혼의 질병으로  받아들이기도 했다고 합니다. 




특별한 주제, 걸맞는 장소


낭만적 인간들, 그리고 그들이 앓은 결핵을 다루던 장소인 '舊질병관리본부 13동 결핵백신BCG 실험동'에서 질병의 사회사 展이 진행되었습니다. 

( *13동 BCG백신 실험동에서 하려던 전시였는데 곧 철거될 예정이라 위험해서 지난번 전시했던 7동 폐수처리장에서 합니다)



舊질병관리본부 13동 결핵백신BCG 실험동은 1961년 스웨덴의 원조를 받아 건축된 건물로 舊질병관리본부 부지 내의 가장 오래된 건축물 중 하나이다. 곧 철거 예정인 13동 건물은 결핵과 백신개발이라는 질병의 역사 일부를 안고 사라질 것이다. <낭만적 인간:질병의 사회사 L'Homme Romantique: Sociologie de l épidemie>展은 결핵이라는 유행병이 유발하는 상상력을 다양한 매체를 통한 조형언어로 유행병과 인류문명공동체의 관계를 사회•정치•역사•문화 인류학적 맥락에서 담론화한다.


*사진과 정보는 프로젝트C에서 제공했습니다.



1. 이연숙:기억을 품은 공간 연구


이연숙작가의 『기억을 품은 공간 연구』는 현대 사회에서 인류의 보이지 않는 질병에 대한 두려움과 아름다운 생사에 대한 역설적인 환상을 보여주는 장소 특정적 공간 설치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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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수처리통과 배관 등 장소를 한껏 살려낸 설치 방식과 작품을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미술관, 갤러리와는 전혀 다른 날 것의 느낌을 자아내고, 조금은 더운 바람이 부는 친절하지 않은 공간입니다. 중간 중간 발을 헛디뎌 빠질 수 있는 공간이 있어 동시 입장인원을 5명으로 제한해두는 부분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만큼 운영분들께서 친절하게 가이드해줍니다. 


프로젝트 C 제공





2. 구소영 : 판옵티콘 panopticon


구소영작가의 『판옵티콘 panopticon』은 공기로 전파되는 결핵 혹은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위험한 변종바이러스에 대한 질병 통제 시스템의 효율적인 작동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설치오브제 작품입니다

중간에 형형색색 빛을 뿜어대는 조명, 그리고 판옵티콘 형태를 띄고 있는 지하의 공간까지. 원래 이 곳은 어떻게 활용되던 곳일까요.. 관람 당시에는 아래에 물이 흥건히 고여 있었는데, 오프닝 퍼포먼스로 '얼음'을 활용한 흔적이 남은 것이라고 합니다. 


프로젝트 C 제공



이명진, 야은, DJ타마 : 질병의 문법 엑스트라


『질병의 문법 엑스트라』는 이명진작가의 영상 작품 <팽창>, <이해해, 부러워, 네 뇌는 잘났네>와 혁필화 아티스트 ‘야은’이 콜라보레이션하여 구현한 설치작품이다. 여기에DJ타마가 음악을 담당하여 블루스의 영혼 가미하여 작품의도를 강화하였다. 혁필화와 블루스는 서민예술, 소외계층의 예술이었다. 바이러스가 공략하기 쉬운 하층민의 예술인 것이다. 혁필을 모시고 살던 삶이 고달픈 하층민들과 블루스로 마음을 달래던 억압받는 흑인 들은 바이러스에게 공격 당하기 가장 쉬운 대상이었을지도 모른다.

굉장히 파격적인 영상과 음악.. 사실 잘 들리지는 않았습니다. '혁필화'와 '블루스'에 대한 기본적인 내용만 알고 가도 더 몰입이 될 듯 합니다.


*혁필화가죽이나 중절모처럼 질긴 천에 물감을 뭍혀 그리는 그림. 혁필화는 전통 민화 가운데 유일하게 길거리에서 제작, 판매하는 전통적인 방식을 간직하고 있는 ‘길거리 민화’라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네이버 사전)


프로젝트 C 제공
프로젝트 C 제공



신은희 : 이미지 - 은유 - 판데믹


사회정치적 은유의 키워드로 이미지와 질병을 연결시키면서
유행병의 이미지를 수집, 인용, 논평하는 영상 설치물


"에이즈나 검역의 복잡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데올로기라는 늪을 헤치고 나아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가난이나 교도소 철창으로 구속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더 높은 수준의 치료를 제공한 사례는 거의 없다"

- 폴파머, 권력의 병리학





박영호 : 맹인의 초상

질병으로 인해 장애를 입은 사람이 사회적인 낙인으로 인해 겪어야 하는 여러 가지 감정들을 표현한 사진 오브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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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인의 초상. 질병으로 인해서 장애를 입은 사람은, 그 결과로 직업도 장애와 관련된 일을 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질병이 사람의 인생과 길에 미치는 영향과 그 감정들에 대해 생각해보게 됩니다. 


프로젝트 C 제공




그 외에 공간, 전시 방식, 주변 환경, 13동과 7동의 역사..  더 나아가 결핵, 각 작품의 이야기, 방식

이야기가 많이 담긴 전시입니다. 9일까지 불광역 근처 '서울혁신파크' 내에서 진행한다고 합니다. 


프로젝트 C 제공
프로젝트 C 제공
프로젝트 C 제공
프로젝트 C 제공




*사진 및 정보는 프로젝트 C에서 제공받았습니다. 




[전시 정보]


전시제목 : <낭만적 인간 : 질병의 사회사>展_L'Homme Romantique : Sociologie de l épidemie

舊질병관리본부 13동 BCG실험동 아트 프로젝트

일시 : 2016. 8. 19(FRI) - 9. 9(FRI) 11am - 19pm
장소 : 서울혁신파크 舊질병관리본부 7동 건물 폐수처리장



Closing Performance 2016. 9. 9 FRI 19:00
격리를 위한 변명-낭만과 기만 사이에서 : 사운드 퍼포먼스 : 이태원

(An Excuse for Isolation: Between the Romance and Deception)



*전시 관람은 안전상의 문제로 5인 이내로 제한하며 그룹별 이루어집니다.

*찾아오시는 길 : 서울시 은평구 녹변동 통일로 684(녹번동 5번지) 7동 옛 폐수처리장 l 舊질병관리본부 부지 l Tel : 02-389-7512~3
지하철: 3호선/ 6호선 불광역 2번 출구 l 버스: 불광역, 불광 1동 주민센터 정류장 하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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