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urse of love I' 이다연 작가

Artist interview

by 넷플연가
1.다연- Kiss and tell.jpg <Kiss and tell>, 162.2 X 112.1 cm, Acrylic on Canvas, 2016



사랑에 대해 작업한다. 마냥 낭만적으로만 느껴지진 않는다.

제게 사랑 이라는 것이 사람을 지탱하는 힘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생활이 된 사랑은 많은 현실적인 문제를 부딪히게 되는 것 같아요. 저는 그러한 현실에서의 사랑이 형태가 있으면 어떤 모습일까, 하는 것에 초점을 두었어요. 일상이 된 사랑은 낭만만 있을 수 없죠. 서로 걱정이 된 말들이 상처가 되기도 하고 그 이후에 사랑 어린 말이었다는 걸 알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러한 일상의 사랑을 추상적 색감과 갈겨 쓴 문체와 같은 선으로 표현했습니다.




작업에 앞서 어디서 영감을 얻는지 궁금하다.

자신을 포함한 주변 사람들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에서 많은 관심이 있어요.

'주변사람들의 사랑에 형태나 색채가 있다면?' 이라는 의문을 가지게 되면서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유심히 듣게 되었어요. 이번 작업은 이야기의 집합 같아요.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삶이 된 사랑 이야기가 주변에 많아요.

그림이 그려지지 않을 때는 글을 읽으면서 활자 말고 그리고 싶은 때를 기다려요. 알랭드 보통, 에쿠니 가오리, 요시모토 바나나를 매우 좋아해서 작업에 제목을 책의 글귀에서 착안하기도 해요.

때론 어린아이 그림이나 벽에 낙서된 이미지를 많이 수집하기도 해요. 낙서, 어린아이 그림에서는 제가 표현하고 싶은 순수함이 가득 할 때가 있는데, 수집한 이미지들이 작업에 영향을 주어요.



20160902낭만적연애와그후의일상.jpg



이번 작업은 알랭 드 보통의 ‘낭만적인 연애 그 이후 일상’ 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들었다.

이전 전시는 Romance, Talk to [m]others , Achild and two mother under the bed 와 같은 정신분석학적인 성애와 성욕 그리고 에로틱한 사랑의 관계를 주제로 이미지를 표현했어요. 이전에는 애정의 관계를 제 자신과 관련된 어머니, 전 연인에 국한했다면, 이번 ‘낭만적인 연애 그 이후 일상’ 전시에서는 좀 더 일상화된 사랑 이야기를 보여주고자 합니다. 주변 사람들의 사랑 이야기를 수집하던 때, 이 책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랑의 일상을 그린 알랭 드 보통의 '낭만적인 연애 그 이후 일상'이라는 소설을 읽게 되었는데, 제가 그리고 있던 사랑 이야기와 같은 느낌으로 알랭드 보통 또한 소설을 쓰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의 소설은 사랑과 관계, 그리고 일상 속에서 우리가 느끼는 감정을 전개하는데, 저의 그림 또한 일상의 사랑, 관계의 감정에 집중한다는 점에서 비슷하다고 생각했어요. 물론 제 작업의 색감과 그의 문체는 다르지만, 제가 좋아하고 이야기하고자 하는 주제를 다룬다고 생각했기에 오마주해서 제목을 지었어요.



그는 사랑의 이름으로 기꺼이 파멸도 하겠다는 자신의 태도를 헌신의 증거로 간주한다. 그래서 '결혼한다'는 것은 무모하고도 호소력이 큰 낭만적 제안이다.

청혼에는 상대방이 받아주기를 믿으면서,
깎아지른 낭떠러지에서 눈을 감고 뛰어내리는 격한 매력이 그득하다.




주제가 감정에 관한 것이라, 개인의 경험에 따라 작품을 다르게 감상할 같다.

감정과 관계되며 추상적인 이미지이기 때문에, 보는 사람마다 느끼는 감정은 다른 것이 맞아요. 가장 많이 사용하는 핑크에 대한 이미지는 자신이 겪은 경험에 기반해서 서로 다르게 반응하게 되겠지요.

저는 색감으로 통해 감정을 극대화해서 조금 더 직설적으로, 조금 더 생생하게 그 순간의 감정을 전달하고자 합니다. 그런 점에 있어서, 낙서처럼 보여질 수 있는 표현은 감정을 이성적인 판단 이전에 가장 빠르게 캔버스에 담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사랑이라는 것에서 느낀 온기와 위로 혹은 모호함 속에 따뜻함과 같은 감정을 여러분도 느끼고 공감하길 바라지만, 자신의 경험을 비추어 그림을 봐도 좋아요. 추상 이미지에서 자신의 이미지를 찾기도 하시던데 저는 그림을 보는 데 있어 정답은 없다고 생각해요. 다만, 제 그림을 통해 사랑이라는 것의 온기를 한번쯤 꼭 다시 생각할 수 있기를 바래요.



4.다연-Here after2.jpg <Here after 2>, 162.2 X 91.0 cm, Acrylic on Canvas, 2016



<kiss and tell>, <Here after>. 작품 명이 사랑의 과정(단계)를 함축하고 있는 같다.

<Kiss and tell>, <Here after> 작업 모두 사랑의 과정을 함축하고 있어요. <Kiss and tell> 은 알랭 드 보통의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라는 소설과도 관계가 있고, <Here after> 는 요시모토 바나나의 '스위티 히어애프터'라는 소설에서 영감을 얻었어요. 열정적인 사랑의 과정도, 그 이후의 단계도 모두 사랑의 총체적인 모습이라고 생각해요. 사랑이라고해서 로맨틱하고 낭만적인 사랑이 아닌, 지금 둘러 보면 옆에 계신 부모님, 결혼한 친구 부부, 아이를 낳아 엄마가 된 친구의 모습에서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어쩌면 사랑의 이상향이나 완결체가 아니라, 과정의 연속이 아닐까, 점차 깊이도 모양도 달라지는 게 아닐까 생각해요.



5.다연-Here after3.jpg <Here after 3>, 162.2 X 91.0 cm, Acrylic on Canvas, 2016



작품에 있어 색이 중요한 요소일 같다.

제가 쓰는 색들은 신체를 이루는 색과 관련이 있어요. 핑크빛 붉은색, 검은색 들은 신체에서 찾아볼 수 있는 색이에요. 이런 색감들은 립스틱 색감과 매우 비슷하기도 해요.
또한 제가 많이 쓰는 난색 계열의 색감들은 온기, 따스함과 관련이 있어요. 엄마가 아이를 안아줄 때, 아빠의 손을 꼭 잡았을 때, 의지하는 사람의 팔짱을 끼었을 때 전해지는 위로와 온기를 난색 계열의 색들로 화면에 담아 내고 싶었어요.




작업 과정이 궁금하다.

벽과 같은 느낌을 주고 싶어서 돌가루를 이용해 캔버스 밑작업을 해요. 그렇게 하면 무엇인가 화면에 자유로움을 주는 것 같아서 그렇게 표현하고 있어요.

책과 이야기에서 제게 영감을 준 문구와 단어를 계속 떠올리며 작업을 합니다. 한 겹, 두 겹, 하나의 캔버스에 여러 이야기를 담듯이 겹겹의 층을 올립니다. 꼭 크로와상처럼요.


image4.jpeg 작업 과정


캔버스 작업을 진행하면서도 마음에 감정과 많은 생각들은 작은 종이에 드로잉으로 기록합니다. 당시엔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생각도 지나고 보면 이해하게 되고, 다른 작업에 많은 영향을 주기도 해요. 그래서 작업 중에 종이 드로잉을 다시 보며 그때의 기억을 상기시키곤 해요.

한 캔버스에 여러 이야기가 담기는만큼, 레이어와 라인이 다양하게 들어가는데 작업마다 일주일에서 넉 달까지 걸리기도 해요.




작업 이외에 요즘 관심 있는 일이 있다면?

제 작업은 몸의 움직임과 선을 그리는 일이에요. 이와 비슷한 일 인지는 모르지만, 요즘은 스케이팅과 서핑에 관심을 많아 졌어요. 서핑은 보드로 선을 그리듯이 움직이는데, 보드를 타면서 보드가 그리는 선은 몸의 움직임과 비슷하다고 느꼈어요. 또, 서핑과 보드도 순간에 집중하는 스포츠인데, 제 그림과 닮아 있는 것 같아요. 일상에 즐거움과 새로움을 주다 보니 그림을 그리는 데 활력을 주어요.




특별히 애착이 가는 작품이 있을까? 있다면 이유도 궁금하다.

<Here after 1> 이라는 작품이 애정이 많이 갑니다. 사랑은 연인의 현재와 미래를 연결하는 고리와 같은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사랑하는 사람과의 현재와 미래가 행복할지, 불행할지는 알 수 없지만, 그 행복을 유지하거나 불행을 극복하는 데 있어 사랑이 큰 역할을 한다고 믿어요. 그러한 관계를 명확한 선을 이용해서 표현하고 싶었는데, 선이 굉장히 명쾌하게 표현된 것 같아서 애착이 가는 작업이에요.



3.다연-Here after 1.jpg <Here after 1>, 130.3 X 130.3 cm, Acrylic on Canvas, 2016



앞으로 어떤 작품을 해나가고 싶은지 작가로서의 목표가 있다면?

사랑을 테마로 하면서 앞으로 경험과 시간이 작업에 있어 어떻게 영향을 줄지 기대하고 있어요. 지금 20대에서 30대로 넘어 서면서 이해하는 정도와 폭이 달라질텐데, 이를 지속적으로 표현하고 싶어요. 작업을 하나의 저라고 보면 지금의 성장과 경험처럼 무르익어가길 바래요. 너무 급하거나 빠르지도 않게, 표현하고자 하는 '사랑'이라는 테마를 다음 단계에 맞춰서 나아갈 것 같아요.





이다연 작가님의 작품은 성수동 '레 필로소피'에서 9월 10일 토요일부터 10월 8일 토요일까지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작품은 직접 보는 감동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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