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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넷플연가 Oct 12. 2016

<SWEET>
진영 작가

Artist interview

우리는 모방과 반복적인 행위를 습관적으로 한다. 이런 행위는 자신을 둘러싼 관계 속에서 정서적 유대감과 새로운 각성을 촉발한다. 타인의 시선을 받고 의식하며 기대마저도 그들 속으로 자신을 밀어 넣고 있는 우리들의 일상.

관계 속에서 떨어져 나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맹목적인 들러리로 우리를 데려간다. 모방과 반복적인 행위 속에 의미부여가 따라야 한다. 타인의 시선에서 나의 시선으로 자유와 행복을 찾아야 한다. 우리들 삶의 방향에 근원적인 질문, 어디를 보아야 하는가!


- 진영 작가 노트 中


floating sweet pumpkins, 각 30x100cm, acrylic onkoreanpaper, 2016


작품을 보는 것 만으로도 달콤함이 느껴진다. 잘 익은 호박에서 즙이 퍼지고 심지어 작은 도넛 까지 나오고 있다.

최근까지 진행되고 있는 ‘호박’시리즈의 작업들은 행운을 바라는 우리들의 욕망과 꿈, 행복을 표현했습니다. 흔히 ‘넝쿨째 굴러들어온 호박’이라는 표현이 있죠? 이처럼 작품에서 표현된 호박과 도넛은 누구나 많이 갖길 원하는 '재물이나 부'를 상징합니다. 그리고 제 작업에서 항상 등장하는 앵무새의 머리를 가진 사람은 이러한 우리들의 모습을 대변하는 존재들입니다. 이 앵무새들도 달콤한 도넛과 호박들을 쫒으면서 자기들만의 행복을 찾고 있답니다.


새의 탈을 쓴 인간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다. 달콤한 곳을 둥둥 떠다니고 있지만 모두 무표정을 지니고 있는 것 같다.

등장하는 새는 바로 앵무새 인데요, 초기 작업에서는 사람의 형상이 아닌 앵무새로 시작이 되었습니다. 점차 작업을 진행하면서 ‘사람의 몸을 가진 앵무새’라는 소재가 계속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앵무새의 머리를 한 형상들은 현대사회 사람들의 ‘반복과 모방심리’를 표현한 것 입니다. 또한 익명성을 지닌 ’가면’이라고도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이들은 대부분 도넛이나 호박으로 향하고 있지만 자신들이 왜 그것들을 향해 가고 있는지 인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군중심리처럼 몰개성화가 된 사람들을 나타낸 것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the wave, 72.7x218.1cm(3pcs), pigment color, acrylic onkoreanpaper, 2013


2013년 작인 ‘the wave’에 대해서도 듣고 싶다. 호박이 누구나 원하는 ‘재물, 부’를 상징한다면, 파도는 무엇을 상징하는가?

‘the wave’는 ‘swept away’시리즈의 연장선입니다. 씻겨 떠내려가는 모습을 표현한 것입니다. 이 작업들에서 앵무새들은 떠내려가는 상황을 거부하거나 무서워하지 않습니다. 자신들도 순순히 외부의 흐름에 몸을 맡기는 거지요. 이러한 파도나 흘러가는 표현들은 정보의 홍수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스스로 생각하기보다는 군중심리에서 나오는 심리가 먼저 다가와 개개인의 성향은 몰개성화가 되는 것 이지요. 이런 반복과 모방이라는 일상에서 나는 어디를 보고,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생각해보게 되었네요.


호박과 파도를 떠다니는 앵무새들, 써커스를 하는 앵무새들 등 몇 가지 시리즈가 있는것 같다. 가장 애착이 가는 시리즈 혹은 작품이 있을까? 있다면 이유도 듣고 싶다.

모든 작업에 애착이 가지만 당연히 최근 작업들이 애착이 가지요. 제가 호박시리즈 작업을 시작하게된 것이 2014년입니다. 여담이지만, 2014년에 아기가 태어나게 되어서요. 뭔가 아기가 저에게는 넝쿨째 굴러들어온 호박같이 느껴졌습니다. 작업들이 사실 의미는 조금 진지하게 시작되어 진행해 왔는데, 최근에는 ‘행복한 앵무새’라는 부분에 초점을 두는 것 같습니다. 남들을 조금 따라서 하면 어때요, 내 자신이 자유롭고 또한 행복하고 의미있는 것을 찾아가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죠.(웃음)


so sweet pumpkin, 60.6x72.7cm, acrylic koreanpaper on canvas, 2016


모방과 반복적인 행위가 넘치는 세상에서 자기만의 의미부여를 하는 요소가 있을 것 이다. 작가님은 어떻게 자신을 바라보려고 노력하는지 알고싶다.

저 같은 경우 당연 작업으로 표현한다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흔히 자신의 일에서 성취감과 사명감을 얻고있기도 하잖아요? 저도 같은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작업의 주제가 이렇다 보니 제가 살아가고 작업을 하는 입장에서 좀 더 다른 방향을 보려하고 있습니다. 꼭 쇼킹한 이벤트가 아닌, 일상에서 나타나는 조금은 다른 각도의 시선을 찾아보고자 합니다. 


짧게는 호박, 파도 이외에 구상하고 있는 다른 소재, 길게는 작품활동에 대한 궁극적인 지향점 또는 목표가 있다면 듣고 싶다.

행복한 앵무새들을 그리고 싶습니다. 최근 작업 중에 ‘춤추는 앵무새들’을 표현한 작품이 있습니다. 화면은 어떻게 채울까 고민을 많이 하다가 ‘에잇! 춤이나 추지뭐’라는 생각으로 그리게되었네요.(웃음) 저는 꽤나 유쾌한 것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작품에서의 대중성을 중요시 했습니다. 관객들이 제 작품을 보고 웃을 수 있고, 또 행복한 마음이 들었으면 좋겠네요.


춤추는 우리들, 53x65.1cm, 2016




진영 작가님의 작품은 서촌 '카페 KOSUI'에서 10월 10일 월요일부터 11월 6일 일요일까지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작품을 직접 보았을 때의 감동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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