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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넷플연가 Oct 19. 2016

'Another part of me' 공은지 작가

Artist interview



둥글둥글한 모습, 대비되는 색감, 그리고 섬세한 표현

 본인의 체격이 큰 탓인지 의도치 않게 인물의 형태를 둥글고 크게 그리는 편이다. 최대한 평면적으로 그림을 그리는 것을 추구하기 때문에 형태는 간결하게 그리되 면을 채워야 하는 색을 강렬하게 쓰고 부분적으로 구체적인 묘사를 하고 있다. 초반엔 아크릴이나 과슈로 작업했는데, 붓터치가 남는다는 것이 신경이 쓰인 후부터 실크스크린 작업을 시작했다.



작업에 앞서, 어디서 영감을 얻는  궁금하다.

보통 좋아하는 작가의 작업을 보거나 음악을 듣고 떠오르는 이미지를 작업으로 옮긴다. 요즘은 독특한 포즈의 인물 사진을 보고 먹물로 드로잉을 한 뒤 허물어진 형태를 다시 판 작업으로 옮기고 있다.



실크 스크린 작업을 하고 있다.

실크스크린은 좌우가 반대로 찍히는 음각/양각 판화와는 달리, 판에 만든 이미지가 종이에 그대로 찍히는 공판화다. 실크 샤의 미세한 틈으로 잉크가 통과되어 종이에 찍히는데 본인에게 있어서 실크 샤가 거름망이다. 적당한 힘으로 잉크를 밀어내었을 때 핀이 틀어지지 않고 완벽한 그림이 찍히는 것과 같이 불순물 같은 생각과 감정들이 샤라는 거름망을 통해 걸러져서 딱 필요한 것들만 작품에 남겨지는데, 이것은 본질을 추구하고자 하는 작품의 내용과 닿아 있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본질, 내면의 모습을 보라고 말한다.

너무나 빠르게 진행되는 현대 사회를 살아 오면서 어느 순간 본인이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실체가 없는 목표를 쫓다가 결국 방향을 잃어버렸고 그것은 한동안 고독의 시간을 가지는 계기가 되었다. 그 동안 억눌러왔던 혼란과 갈등을 직면하고 그것을 표면에 꺼내보면서 내가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시작했다. “뱀이 허물을 벗으면 새로워지듯이 인간도 늘 껍질을 벗고 새로워져야 한다.”라고 니체가 말했듯, 내가 뒤집어 쓰고 있던 오래된 껍질을 벗겨내어 새로운 나를 계속 찾아가고자 한다.




최근 작들의 경우 판화 작업임에도 수채화 같은 느낌에 모노톤의 작업들이다.

많이 다른 느낌인데

이전 실크스크린 작업은 기법의 단순함 때문에 현란한 색을 사용하고 디테일에 집중함으로써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자 했다. 하지만 본질과 내면에 대해 더 집중하면서부터 색이 단지 장식적인 요소에 불과하지 않을까라는 의문이 들었고 그 뒤로 배제하게 되었다. 또한 형상의 구체적인 표현보다 내면의 감정들을 시각적으로 구현하는 것에 중점을 두면서 수채화를 이용한 판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남겨진 것들, 35x24cm, drypoint, 2016



작업 과정이 궁금하다.




작업 이외에 요즘 관심 있는 일이 있다면?

 요즘 페미니즘 이슈에 대해 관심이 많다. 적극적으로 어떤 활동을 펼치고 있지는 않지만 언젠가 작업으로 꺼내보고 싶다. 페미니즘과 젠더 이슈를 접하게 되면서 이전에는 어떤 상황이나 대화에서 느껴지는 불안감과 불편함 등이 말로 잘 표현이 안됐는데 요즘은 무엇이 잘못되었고 불편한지 조금 말할 수 있게 되었다. 내가 여성으로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이지 점점 깨닫고 있는 것 같다.



특별히 애착이 가는 작품이 있을까? 있다면  이유도 궁금하다.

 Facing me라는 작품을 여전히 좋아하는데, 가장 집중하면서 그렸던 작업이며 주변의 반응이 좋았기 때문인 것 같다. 무엇보다 완성하기 까지 여러 번의 실패를 겪었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인 듯 하다. 



Facing me_70x49cm_silkscreen_2014



앞으로 어떤 작품을 해나가고 싶은지 작가로서의 목표가 있다면?

 이전까지의 작업은 내가 나를 바라보는 관점에만 집중을 했는데, 나의 정체성은 결국 주변환경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앞으로는 타자가 존재하는 작품을 진행하고자 한다. 기법적인 면에서도, 이전에 사용한 강렬한 색감을 현재 주로 하고 있는 모노톤 작업과 어떻게 잘 섞어낼 수 있을지 고민 중이다. 궁극적으로는 오랫동안 바라보고 명상하며 사람에 따라 다양한 해석을 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가고 싶다. 








공은지 작가님의 작품은 건대 '카페 ho2 2호점'에서 10월 14일 금요일부터 11월 11일 금요일까지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작품을 직접 보았을 때의 감동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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