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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넷플연가 Aug 03. 2017

Don't Happy,
Be Worry

soon.easy + mean.not 인터뷰

<나로 살기 힘들어>

<Life is a gift, but not yours>

<힘내라고 하지마>


'그래,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이거야' 작품을 보면 반전 있는 위트와 공감에 무릎을 탁 치게 된다. 그리고 그 뒤에 몰려오는 씁쓸함에, 그림과 문구 하나하나 곱씹게 된다. 소위 요즘 말로 '웃프다(웃기다+슬프다)' 랄까?


삶이 달콤한 선물이었으면, 나는 멋진 내 자신이 되었으면, 힘든 일에도 으쌰으쌰 일어나는 에너자이저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현실은 그렇게 생겨먹지않았더라. 이제는 말해주고 싶다. 아닌거 아니까 그만해. 


개인의 내면과 외면의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음울하고 냉소적인 유머감각으로 포착해 그림으로 풀어내는 soon.easy. 사람들이 겪는 감정이나 추억의 한장면을 드로잉하여 자수로 그때의 느낌을 실로 색을 채우는 mean.not. 두 작가를 망원동 어느 카페에서 만났다.



두분이 같이 작업을 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


soon.easy : 작년에 그림도시에 참여하게 되었을 때, 에코백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들 비슷비슷할텐데, 뭔가 특별한 에코백을 만들고 싶은 마음이 있었고. 마침 자수 작업을 하는 mean_not 작가가 생각이 나서 같이 하자고 제안을 했는데, 다행히 반응이 좋아서 올해도 함께 하게 되었다.

 

mean.not : 다 손자수로 하는 건데.. 2년째 자수머신을 자처하고 있다(하하). 올해는 파우치나 와펜 등 자수를 이용한 굿즈를 좀 더 다양하게 구성해봤다. 



그럼 두 분은 원래 알던 사이?


mean.not : 학교 동기이다. 판화과.



오호, 잘 맞는 파트너 같은가?


soon.easy : 둘이 성격이 비슷한 것 같다. 되면 되는 거고, 안되면 안되는 거? 싸울일이 없었다. 만사에 고민할 것이 없으니까. 일을 떠나서 친구다 보니, 그냥 재밌게 즐기면서 하는 정도다.



'되면 되는거고, 안되면 안되는거' 이 태도가 마음에 든다. 혹시 에코백에 담긴 작업도 비슷한 태도에서 나온 작품인지?


soon.easy : <Don't Happy, Be Worry> 는 'Don't worry, be happy'라는 무책임한 말이 덕담으로 쓰이는 세상에 대한 냉소를 표현한 작업이다. 마냥 행복하기만한 사람에게 건네는 저의 덕담은 계속 행복 하고 싶으면 더 많이 걱정하고 고민하라는 것이다.


 사실 이 그림을 처음 드로잉 했을 때, 한창 수채화로 작업하는데 지쳐서 한번 편하게 그려볼까 해서 대강 대강 작업한 거였다. 근데 이상하게 반응이 좋았다. 항상 열심히 하는 건 반응이 미적지근하고, 슥슥 대충 이렇게 그려도 되나 싶은 건 반응이 좋더라. 그래서 이 그림으로 에코백을 만들게 되었다. 사람들이 평소에 들고 다니고 싶은 작업을 넣어야겠다고 생각하고 보니, 이 그림이 딱인 것 같더라.



mean.not : <어제 내가 뭘 했더라>는 아침에 일어나 어제일을 떠올리는 모습을 그린것이다. 원래 다른 사람들을 추억하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원래는 어른들의 젊은 시절의 모습을 회상하는 작업들을 하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내가 어렸을 때의 모습을 자수로 담아보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soon.easy 작가님의 작업들은 뭔가 '가려운 부분을 대신 긁어주는 느낌'이 있다. 


soon.easy : 원래 남 골리는거 좋아하고, 비꼬는거 좋아하고, 불만있으면 못넘어가고. 그게 그대로 작업에 반영되는 것 같다. 



작년부터 자수가 젊은 층 사이에서 유행이던데 mean.not 작가님도 한 몫하시는 것 같다. 어떻게 자수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는 지 궁금하다.


mean.not : 원래 수채화 작업을 하다가, 좀 다른 느낌으로 따듯한 느낌을 좀 더 넣고 싶었는데 실이라는 요소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실을 접목시켜 작업을 시작했는데 재미있기도 하고 내가 찾던 느낌을 표현하기 좋았다. 그때부터 계속 손자수 작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요즘에는 순간의 모션이나 감정을 담은 ‘사진’에 자수를 더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매일 인스타그램에 작업을 올린다. 마치 기록하는 것 처럼.


soon.easy : 처음에는 아무생각도 없이 시작했다. 2014년쯤 시작해서, 하루에 하나씩 인스타에 그림을 올리기 시작했다. 제일 쉽고, 직관적인 sns가 인스타그램이었다. 이미지 하나만으로 서로 소통하니까. 지금 생각해봐도 그림그리는 사람들에게 정말 좋은 채널인 것 같다. 그걸 알고 찾아오는 유저들도 많은 것 같고. 


mean.not : 사실 soon.easy는 ‘안목거지’다.


soon.easy : 신기한게, 이거 좀 좋은데 싶은거는 반응이 미적지근하고, 이거는 그저 그런데 싶은건 인기 폭발하고. 작가이지만 대중의 취향을 간파하지는 못한 것 같다… 내가 너무 세고 다크한 그림을 더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하고? 어려운 것 같다 (하하)



뮤지션들이랑 작업도 하던데,


soon.easy : 3번 정도 했는데, 2번은 뮤지션이 직접 연락왔다. 앨범 커버 작업 해줄 수 있냐고. 매드클라운이랑 올티 같은 경우, 직접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작업을 진행했다. 서로 만족할만한 결과물이 나와서 좋았다. 원래 힙합 장르의 음악을 좋아하다보니 그런 스타일이 작업에도 반영되고, 뮤지션들도 좋아하는 것 같다.




앞으로의 작업 계획은?


soon.easy : 딱히 없다. 흘러가는대로 가는거지, 계획 세운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일있으면 일하고

mean.not : 같은 생각이다. 반짝 이러다가 말까봐 걱정되기는 한다. 앞으로 몇십년은 더 살아야하는데 이걸로 살 수 있을까?



딱히 없다. 흘러가는대로 가는거지, 계획 세운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일있으면 일하고






**soon.easy와 mean.not 작가는 현재 크라우드펀딩을 받고 있으며, 후원을 통해 손자수 에코백과 포스터 굿즈 구매가 가능합니다.


▶ https://7pictures.co.kr/products/sooneasy


soon.easy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soon.easy

mean.not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mean_n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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