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꿉친구인 이즈미 가에데가 죽은 건 가을비가 내리던 어느 날 밤이었다.
미츠카리에서는 그날 일에 관한 뜬소문이 돌았다. 30년 만에 일어난 대재앙에 이즈미 가에데가 공양당한 것이다, 아니다. 부쩍 말 수가 줄어든 가에데가 스스로 목숨을 끊을 심산으로 그 장소로 갔다 등. 사실과는 전혀 무관한 이야기들이 떠돌았지만 소문의 빈도가 잦아질수록 미츠카리 사람들은 그 이야기를 진실인양 믿어버리곤 했다.
야마나카 시노에는 그런 미츠카리의 몰상식함에 치를 떨었다. 자신의 전부였던 가에데의 죽음을 그토록 가볍고 상스러운 말들로 치부하는 것이 혐오스러웠다. 게다가 그 두 여고생이 허물없는 사이라는 것쯤을 잘 알고 있는 미츠카리 사람들임에도, 스스럼없이 하는 말들로 가에데의 죽음을 더럽히는 것이 무식하다 생각했다. 인간에게는 무릇 추악한 면 하나쯤은 있으나 그럴듯하게 포장하며 살아간다 생각했던 시노에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또 한 번 인간에게서 멀어지리라 다짐했다.
첫 문장 출처: 네가 남긴 365일 / 김지연
"당신이 오늘 읽은 첫 문장은 무엇인가요? 살포시 두고 가시면, 이어가 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