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by 모티


오늘은 첫문장 글쓰기를 하지 않으려 합니다.

작가들의 작품 속 신호탄이 되어줄 첫 문장은 그 어떠한 것보다 위대하지만

어째서인지 그것보다 더 위대한 존재를 말하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종이 위에 새겨진 두 글자만 보아도

바쁜 삶 속 잊고 살다가도 문득문득 떠오를 때도

마음이 편해지는 존재.


엄마는 말이 없을 뿐 곁을 떠나지 않는 그런 사람이지요.

잘못을 해도 우앙 울면서 달려가면 걱정섞인 잔소리 뒤로 넓은 손바닥이 등을 쓸어내리고

땅이 꺼지도록 한숨을 푹 쉬며 들어가면 말없이 좋아하는 음식들로 상다리를 휘어지게 하고

너무 많이 만들었다며 양껏만든 반찬을 꾹꾹 눌러담아 집으로 보내고

'밥은 잘 먹고 다니니' 를 매일 알람 소리처럼 되뇌이는 그런.


그래서일까요.

저는 엄마의 젊음과 사랑을 먹고 무럭무럭 자라 어엿한 여인이 되었고

엄마는 저의 어린시절을 담아 자꾸 어려져만 가네요.

백옥같던 엄마의 피부는 갈수록 고운 빛깔을 잃어갔고

튼튼했던 두 다리와 허리에는 선명한 부항자국과 파스만 남았죠.

희끗해지는 머리에 당황하며 까만색으로 덧칠해보기도 했지만

시간을 거부하듯 점점 더 희미한 색을 띠어갔죠.


나의 기둥과 같았던 엄마가 점점 작아지고 있어요.

모든 것을 아낌없이 내어준 엄마에게 남은 것은 무엇일까요.

나의 어린 시절과 나의 시간이 담긴 엄마의 프로필 사진은 점점 외로운 꽃밭이 되어 갑니다.

색을 잃어가는 제 모습이 안쓰러워 선명한 색의 꽃을 보며 부러워서였을까요.

아니면 열 달간 뱃속에 품었던 자식을 보내며 그 공허함을 보기좋은 것으로 채우기 위해서였을까요.

아니면 그 와중에도 제 자식에게 좋은 것만 보여주고 싶은 엄마의 애틋한 마음을 담아서였을까요.







첫 문장 출처: -

"당신이 듣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인가요? 살포시 두고 가시면, 이어가보려 합니다."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