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견한 마음을 나에게

다 자란 어른인 나를 칭찬하다

by 삼선


아파트 옆쪽 둘레길 초입에는 길고양이 쉼터가 있다. 작년 여름에 새끼를 포함한 여섯 마리의 고양이가 살고 있었다. 쉼터에서 30미터 떨어진 위치에 고등학교신축 공사를 시작하자 공사 소음과 먼지, 진동이 발생하고 어린 고양이들이 뛰어놀던 낮은 언덕 풀숲이 가림막으로 막혔다. 쉼터에 살던 고양이 숫자가 하나둘 작아지더니 어느 날 모든 고양이가 자취를 감추었다. 그저 오고 가며 눈 길 한 번 주며, 간식 한 번 건넬 뿐이었던 사소한 일상이었지만 제법 마음이 아쉽고 허전했다.


최근 몇 달 동안 공사 현장이 시끄럽고 위험해 보여 그 근방으로 다니지 않다가 날씨가 추워져 문득 고양이 생각이 났다. 쉼터에 가니 얼룩덜룩 털 무늬가 비슷한 어린 고양이 두 마리와 어미인 듯한 고양이가 있었다. 그 아이들을 본 순간 나의 얼굴은 미소가 번지고 마음이 콩콩 뛰었다. 아직 공사가 끝나지 않았지만 나는 외출길에 오고 가며 그곳에 들러 어린 고양이들이 추운 겨울을 잘 견디어 건강하게 자라길 바라고, 어미 고양이를 대견하게 바라볼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는 빠르게 변화한다. 누구나 그렇듯 그 변화에 적응하며 최선을 다해 목표만을 향해 달려왔다. 나를 인정하고 평가하는 것은 타인의 태도가 아니라는 것을 알지만, 다 자란 어른으로 살면서 남과 비교되고 타인에게 평가받는 것을 자연스레 용인하였다.


나의 삶의 목표는 내가 정한 것인데 목표는 매번 새롭게 갱신되며 멈추는 게 힘들었다. 내가 멈추는 그곳이 나의 한계가 아니라 목적이었음을 깨닫는다.

이제야 나 자신에게 아쉬움과 측은함보다 뿌듯함과 만족감에 더 큰 지분을 주며 스스로의 가치를 인정한다.


오늘 나는 대견한 나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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