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답을 찾을 수 있을까

가야 할 길이 아직도 먼 것 같다

by 삼선


카를 융_ '선한 사람이 되기보다 온전한 사람이 되고 싶다.'



도대체 뭐가 문제인지 모르는 그들, 나에게 해를 끼치지 않지만 상처받는 나.

내 언어는 그들과 나 사이에서 보이지 않는 벽에 반사된다. 그들에게 가닿지 않는 말귀. 돌이켜보면 마음을 진심으로 터놓고 제대로 된 '대화'를 해본 적 없다.


"왜? 왜 그러는데? 뭐가 문제야?"

"다들 그렇게 살아."

"넌 한 번도 부모 말에 엇나간 적 없어."

"넌 참 착했어."


나를 세상에 태어나게 한 그들은 말했다. 내가 멀리 이사 갈 거라고 통보했을 때.

얼마나 소심하고 유약한 나였을까. 다짐과 계획이 물거품 될까 부동산 거래, 이사업체, 이사 날짜 모든 계약서류에 도장을 찍고 금전 거래를 끝마친 후에 말했다. 이사 일주일 전에.


"나 죽고 싶다고!"

결국 꺽꺽 울면서 악을 썼다. 그들은 인정하려 하지 않았다. 같이 병원을 가면 된다고. 뭐가 문제냐고. 어떻게든 자신들 곁에 붙들어 두려 했다.

그들은 아무것도 모른다. 내가 떠나려고 하는 것은 도시가 아니라 그들인 것을.


결혼을 하고 부모가 되어도 나의 원부모로부터 완전히 독립하지 못했다. 여리고 순종적인 성격은 성인이 되어서도 부모와의 관계에서 단단하고 모질지 못했다.

직장을 다니고 돈을 벌면서 내가 그들보다 강하고 우위에 있는 듯했다. 주체적 성인으로 자유로워 보였지만 속을 까뒤집으면 나는 수동적이고 유년의 나에 애달피 멈춰 있다.

그들과 근방에 살면서 수시로 마주했다. 부모에 대한 측은함과 애잔함. 그러나 채워지지 않는 부족한 애정, 실속 없는 공경.


나이를 먹어도 삶이 자꾸 흔들린다. 이상하게 점점 더 현실을 살아내는 게 힘겹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나의 가치는 어디에 있는가. 가려는 그곳의 빛이 아득하다.


오늘 밤 시공간을 뛰어넘은 우주에 홀로 나를 세운다. 그런 나를 다섯 발짝 떨어져 바라본다.

마흔일곱 살에서 나의 서른 살로, 서른 살에서 스물네 살로 자꾸 되돌아간다. 두 겹 세 겹 감정을 덧붙이지 않고 이제는 나를 똑바로 바라보려고 한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왜 사는가? 오늘도 묻는다.

언젠가 답을 찾을 수 있을까.

아직도 시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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