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적으로 내 삶을 책임지다
성혼선언문을 읽는다.
오늘 신랑 박철민 군과 신부 김지영 양은 각각 부모의 정성과 가르침을 받고 훌륭하게 자라 지금 이 자리에 서게 되었습니다.
일가친척과 친지를 모신 자리에서 서로를 배려하며 아껴 주며, 새로운 가정을 꾸려 한평생 함께 사랑하며 살아갈 것을 약속하겠습니다.
결혼 이십오 년 동안 박철민과 김지영은 가족으로 함께 살고 있다. 다시 일가친척과 친지를 모신 자리가 마련된다면 나는 이런 선언문을 읽고 싶다.
이제 처음 고백하겠습니다. 제가 태어나 살면서 인생에서 가장 큰 장벽과 상처는 대한민국의 가부장제였습니다.
유교용어 남존여비의 일상적 행태가 만연하였지만 가정과 학교, 사회에서 거부하고 개혁하지 못하였습니다. 혼자서는 불가능한 것이었다는 핑계를 대봅니다.
21세기에 딸이니까, 엄마니까, 아내니까, 심지어 며느리니까 해야 한다는 의무들, 이 사회는 아직도 여성에게 많은 희생을 요구합니다.
자유민주주의 시대에 법은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권리와 의무의 관계로 규정합니다. 권리와 의무는 공존해야 합니다.
74년생 김지영이나 82년생 김지영이나 변한 것은 없었습니다.
2025년 김지영은 다르길 희망합니다.
이제 내 정체성의 혼란과 삶의 가치의 위기를 외부 환경이 아닌 내 안에서 찾는다. 지금까지의 삶과 역할을 지우고 나의 내면을 들여다본다.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나부터 가부장적 관념적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
오랜 시간 교육과 관습으로 완성된 자아를 깨부수는 것은 쉽지 않겠지만, 한 발씩 의식적으로 삶의 중심에 나 자신을 튼튼하게 세우고 내 인생을 책임지며 걸어가려고 한다.
나를 사랑하는 진정한 나를 만나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