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모가 되고 싶다

납작하게

by 삼선


책장에서 소설책 다섯 권을 추렸다.

아파트 재활용장에 가져다 버릴 것이다.


나에게 한정된 소유를 줄여야겠다.

가지런한 생활 반경 안에서

넘치지 않는 사물과 딱 맞는 삶을 살고 싶다.

네모가 좋을 것 같고

거기에 맞춰서 흐트러지지 않는 일상을 꿈꾼다.


푸른 4월이 되었지만 용인할 수밖에 없다.

내 주관은 여전히 삐뚤빼뚤하다.

내면 아이가 차가운 이성 뒤에 숨어

눈을 깜박이며 나를 바라본다.

말은 안 하고 입을 앙다문다.


이곳저곳 헤프게 감정을 나누고 싶지만

시간이 필요하다.

건조기 안 빨래를 꺼내 한아름 안고 서 있다가

그대로 거실에 턱 내팽개쳤다.

나도 벌러덩 누웠다.


뜨거운 열정에 지친 양말 한 짝이 실눈에 잡힌다.

상심한 모양이 나를 닮았네.

희끔한 천장을 올려다본다.

벌레라도 얼굴로 뚝 떨어지면 벌떡 일어날텐테...


누가 나를 차곡차곡 네모로 접어줬으면 좋겠다.

가급적 납작하고 정사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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