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원하는 대로
그 해 6월. 헐벗은 집에서 태어났다
산파가 나를 받았다 없네 없어
아니,라는 외면
아름답지 않은 현실
된다 된다 해도 힘든데
안 돼 안 돼 그러니 '잘'이 될 수가 있나
어차피 새파란 꿈은 다 그래
멍들고 눈물겨운 스토리
툭툭 털고 까맣게 잊을 법도 한데
대책 없이 하얗게 긴긴밤을 지새운다
이른 새벽 아파트 화단에 어제 없던 난초 화분
하나 누가 그랬니 해쓱한 이파리 모른 척 고개를
숙이네
화분을 껴안고 나는 집으로 왔다
애꿎은 더께를 뽀득뽀득 닦으며
병들지 않고 아프지 말고 자라렴
꽃이 피면 좋겠다 언젠가
빨갛거나 노랗거나
너 원하는 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