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을 굴려

웃음

by 삼선


주머니에 오천 원짜리 현금을 만지작거리다

로또 삼천 원을 쓰고, 남은 돈으로 핫도그를 샀다

천 칠백 원이람 어쩌지


동전이 남네


왼손에 삼백 원을 한 줌 쥐고

오물오물 핫도그를 씹다 보니


데구루루 굴러서

찰싹

백 원짜리 한 개가

네모난 성긴 하수구 뚜껑에

아슬아슬 안착했다


그랬다 로또는 안 돼도

어쩌다 다른 운은 좋다


인생 별거 없다는 거 알지만

행운을 굴려 웃음이 나왔으면

좋겠다


웃을 일이 없어서 혼자 걷다가

동전을 줍다가, 길바닥에서

피식 입꼬리를 올린다


야 너 죽을 뻔했어


그러고는 이내 슬퍼진다


죽음이라는 말을 자꾸 입에 올리다 보면

무뎌질까 누군가 세상에 없다는 것을

잊게 될까 나는 아직 못 잊는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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