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습과 전형에 묶이다
전형[기준이 되는 형]을 벗어나도 될까요?
르네 데카르트는 말했다. 우리의 신념은 확실한 어떤 지식보다도 관습과 전형에서 비롯된다.
스물일곱 살 무렵 결혼을 준비할 때다. 두 번의 이직 끝에 고용 불안을 덜 수 있는 중견 기업에 취직했다. 팀 회의가 끝나고 잠시 휴식 시간이었다. 서로 이전 저런 개인사를 나누었다. 내가 두 달 후 결혼한다는 것을 알고 있던 기혼 여자 선배가 미혼인 나에게 말했다.
"결혼은 생각보다 복잡해. 생판 남인 남자의 부모와 좋은 관계를 이어가는 것도 어렵고."
"제가 사랑하는 사람의 부모인데요. 괜찮을 거예요."
나는 꾸밈없이 무구했고, 나 자신에 대한 신념보다 관습과 환경에 따랐다.
'평범한 여성은 직장을 다니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키우며 행복하게 살아간다.' 뭐 그런 평범이란 틀에 나를 끼워 맞췄다.
어른이 되어 직장을 다니고 사회인에 합류되었다는 안도감과 젊은 열정, 무엇이든 잘 헤쳐 나갈 수 있는 자신감, 원 가족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해방감은 결혼도 독립이라 여기며 새로운 생활에 대한 기대치를 키웠다.
우리는 유년기부터 초중고, 대학까지 가정과 사회에서 교육을 받고 성인이 된다. 현대사회는 경제적 성취를 위한 '직업'이라는 목표가 중요시된다. 관습과 문화에서 사회적 '역할'을 빼고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이란 무엇인가 생각할 시간이 부족하다.
나의 성향, 재능, 소망 등 내 정체성을 아는 것이 먼저다.
전형을 벗어나도 된다.